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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진담? 노우~ 마취중 진담


BY 산부인과 2003-07-09

수술이 있는 과는 항상 따라다니는 마취가 있다

내가 근무한 병원은 중대한 수술을 하는곳은 아니였기에.. 심오한 마취가 아닌 

낙태수술등을 할시 잠시 재워주는 역확의 마취정도였다

하지만 이 마취라는 것이 미묘하고 사람의 심리를 엿볼수 있는 것이기에

난 그것을 오늘 말할려고 한다

마취를 하기 전에 바늘을 링겔의 튜브에 꼽고

환자에게 말한다

<자 마취 시작합니다..약 들어가면 조금 팔이 뻐근하고..

천천히 숫자 1에서 100까지 세어주세요>

숫자를 세라고 하는 이유는

환자가 마취가 되는 상황도 보고

또 혹시나 마취 사고가 일어나는것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환자가 누워서 숫자를 소리내서 센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서엇,,,,,이,,,,,,일,,,,,,,,,,,,고,,,,,,,,,>

마취완료

그러고 나서 환자의 바이탈(혈압 체온 맥박)을 확인하고

숨쉬는 상태를 보고

그런다음에 수술을 시작한다

수술이 끝나면 환자를 깨운다

<일어나세요.... 수술끝났어요>

<여덟, 아호,,,,,옵,,,,,,여,,,,,,,,얼~~~~~~>

얼씨구~

아까 마취하는중에 세었던 숫자를 다시 연이어서 센다

{흐미 기억력도 좋네 일곱에서 끝난걸 어찌 기억하고 있었을까....}

난 환자를 이동할 준비를 하면서 안보이는 웃음을 짓는다

 

이정돈 아무것도 아니다

정말 병원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도 있었다

마취를 하고 나서 수술도 다 하고 다시 환자를 깨운다

<수술끝났어요... 눈 떠보세요>

<아휴~ 배아파... 배가 아파요...>
<예~ 자궁수축이 와서 배 아파요... 당연하거예요>
<미치겠어요... 언니... 배가 너무 아파요>
너무나 숱하게 들었던 환자들의 호소라 이젠 대처법도 생긴다

<예.. 아픈게 정상이예요...  많이 아프면 진통제 놔드릴께요... 하지만 아파도 좀 참으세요>
<잉잉잉~~ T.T>

정신 없는 환자를 거의 들러메다 시피 해서 회복실

그 첫번 침대(아시죠? 그 침대..)에 눕힌다

 

바쁘게 환자를 보고 있는데 회복실안에서 호출벨을 누른다

<아씨.. 뭐야아~~>

난 잰걸음으로 미로같은 우리 병원을 이동해서 회복실로 들어간다

<왜그러세요? 아직도 배가 많이 아파요?>
<언니.. 그게 아니구요... 보호자좀 불러주세요>
<아~ 보호자요오...>

<예...>

<네 전화번호 주세요>
번호를 받아 적고 전화를 해준다

<아,,OOO씨 아시죠?>

<예 누구신가요?>
<네.. 여긴 어딘데요... 환자분께서 지금 보호자를 찾으세요>
<어디요?>
<OO산부인과요>
<산부인꽈아~~~~~~~?>
기차 화통 삶아 먹는 고함을 친다

 

 

잠시뒤 병원문 열리고

그 보호자로 짐작될 남자 들어와서 그 사람 어딨냐고 묻는다

친절하게 ^^; 회복실 안내해준다

<dowiuedpoif[wpdmfiu9sd8ry9wodf[ps0u9io~~~~~~>

이게 뭔소리냐......

회복실에서 난리났다

고함치고 울고불고....

우린 급하게 원장님하고 다 뛰어들어간다

<당신이 원장이야?>
<그런데 왜그러십니까?>
<아니 보호자 승락도 없이 수술을 해?>

<보호자 되십니까?>
<그렇쏘......>
<남편이십니까?>
<낑~~~~~~~>

<최소한 자신의 여자가 차가운 수술침대위에 올라가서 누워있을 시간도 모르고... 뭐하셨나요?>
<뭐요?>
<이 환자랑 상담 많이 했는데.... 보호자께서 무관심하셨다고 하시던데... 아닙니까?>

 

우리 원장님 정말 끝내준다

어디서 저런 용기가.......

사실은 수술전 마취를 하게 되므로

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하고

마취시 일어날 어떤 일에 대해선 책임을 지지 않는다라는

확인서를 거쳐야만 수술이 이뤄질수 있다

우리 병원역시 이 절차

첨엔 진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왠지 수술하러 온 사람들 마음에 부담까지 더 안기는거 같아서

원장님이 하지 말라고 하셨다

잘못이라면 그게 잘못이엿다

실질적인 남편도 아니였고

수술결정하기 전 3번이나 원장님께선 아기를 낳으라고 지시하셨다

하지만 다 큰 어른의 결정을 우리가 뭐라 할수도 없는것이고

그자신만의 사정을 병원측에서 이해를 할수 있는 것도 아니였다

그 남자 보호자 정말 우리 원장 잡아 먹을듯이

버럭버럭 소리지르다가

원장님이 병원 진료 방해로 경찰 부른다고 하니까

꼬리내리더라......

 

 

 

또 다른 케이스

마취를 한다

숫자를 세라고 한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쓰... 곰방와... 곤니찌와.... 아노~~~>-내가 아는 일본어의 한계다

숫자 잘 세다가

수술하면서 일본어로 막 뭐라 한다

<이거 뭐야?>
<ㅋㅋㅋㅋㅋ>

마취중엔 자신도 모르게 심리가 표출된다

이 여잔 아마도 일본과 관련된 사람이라고  우리 나름대로 판단한다

 

 

제일로 잊혀지지 않았던 여자

짧은 머리에 약간 앙칼진 인상의 여자였다

대뜸 오자마자 바로 수술을 한다고 해서

바로 수술할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니까

원장님과 얘기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러라 했다

잠시뒤에

원장님이 약 넣을 준비하자고 한다

이약은-출산경험이 없는 사람 또는 진통없이 제왕절개 한사람

자궁입구에 경부를 열어주는 약이 있다

그걸 삽입하고 담날 수술을 한다

그래야 자궁경관에 무리가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약을 넣고 수술은 오후에 하고

{속전속결이군...}

왠지 밥맛없는 환자라고 선입관이 들면 그 인상 절대 안변하고

또 잘해주고 싶은 마음 눈꼽만치도 없다

오후에 그 환자 다시 왔다

회복실에 가서 옷 갈아 입고 누워있으라고 한후

수술준비 다 된후에 나오라 했다

이러저러 준비 과정 설명해주는데

<됐어요... 내가 더 잘 알아요>
<헉~~~~~흡~~~~~~~>
{뭐 이딴 인간이 다 있어? 이걸 정말........}
마취가 시작된다

숫자 세라고 하는데도 끝까지 입 꾸왁~다물고 있는다

수술하는데

묶은 팔이며 다리며

움직이기 시작한다

대게는  마취하면 코~~ 잘도 자는데

개중 마취가 쎈 사람이 있다

우리 원장님 환자가 발바둥 치는 바람에 어깨 강타 당하고

나 환자가 잡은 손아귀 힘에

팔뚝에 기스나고.....

마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막 뭐라 한다

선희랑 나랑 있는 힘껏 환자를 잡고

갠신히 아주 갠신히 수술마쳤다

 

 

뒷처리 하고 환자 옮기려고 하는데

<자자....OOO씨 일어나세요...>

<물좀 주세요....>
<물 드시면 안되요.... 나중에 드릴께요>
<물좀... 물좀 줘요....>

나 쌩까고 그냥 환자 또다시 거의 들러메치고 회복실 또 그 침대에 눕힌다

밖에서 환자 보고 있는데 요란하게 회복실 벨 소리 들린다

<왜그러세요?>
<물좀 달라구요~~>

<물 드시면......>
<아~~ 내가 잘 알아요 나 멘탈-(정신)  똑바르고 바이탈-(이젠 아시죠?)

정확하고 다 노말(정상) 하니까 물 줘요>
<헉~~~~~~~ 흡~~~~~~~~>

<아니 그리 잘 아시는 사람이 왜그러세요... 물 먹고 싶어도 참아욧>

나 문 쾅~ 닫고 나온다

알고보니 의사였다

어쩐지....

{아니 지가 의사면 의사지.... 여기 왔으면 여기 지시 따라야지... 그럴꺼면 수술도 자기가 하지 왜에??}

 

 

정말 사람종류도 가지가지다

특히나 마취하면  볼만한 사람도 많다

취중진담이라고 용기없어 술기운에 속말 한다 하지만

마취중 진담은

자신의 내면을 표출해주는 신비한 효과를 갖고 있다

나두 전에 마취한적 있는데

난 그때 얌전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