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에서 근무하다 보면 내 인사성과 상관없이 안면몰수를 해야 하는 경우가
정말 왕왕 발생한다
특히나 처녀가 산부인과에 와서 소파수술을 하고 간경우
더더군 다나 외부에서 만났을시
쌩~ 까는 것만이 나나 환자를 위해 살길이다
벗더.... 그러나....
나는 아는척 하고 싶지 않은데 집요하게 날 아는척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오늘 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내가 근무했던 병원에 어느날 환자 한명이 들어온다
항상 그러하듯 처음 온 환자는 챠트를 만들어야 하므로
기재할 만한 사항을 적을 메모장을 건네준다
<오잉~~~ ^0^>
{우리동네다 00동 하며 번지수하며 내가 사는 집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번지수다}
순간 그 환자얼굴을 유심히 살핀다- 물론 환자가 눈치 채지 못하게
{못보던 사람인데... 한번도 본적 없는 사람인데...}
<어떻게 오셨어요?>
<저.... 생리가... 없어서요>
<네에~ 그럼 임신확인은 하셨나요?>
<예....>
<아긴 낳을실꺼죠?>
<저... 원장님하고 얘기좀 해보구요...>
느낌으로 알수 있다
산부인과에서 1년만 근무하면 정말 문 딱~ 열리고 들어오는 얼굴 표정만 봐도
대충 아~ 저 환자 수술환자... 하는 느낌이 팍팍 꼿힌다
*이유는- 수술환자는 대게가 입구에서부터 쭈삣 거리고
발걸음이 늦으며... 젊고... 병원안의 사람들이 많은지(즉 얼굴팔릴까봐) 두리번 거린다*
또 챠트를 만들시
부인용챠트와 임산부 챠트가 틀리므로 임신확인을 하는 사람에겐 필수조건으로 질문을 건낸다
부인용챠트로 만들고 원장님 방으로 안내를 한다
아니다 다를까 임신맞고 수술을 원하는 환자였다
처녀들은 당일날 수술이 어렵다
이건 제왕절개로 아길 낳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자궁문이 아기의 머리싸이즈 만큼 열렸다 닫힌 자연분만을 한 사람들은
수술시 기구가 자궁내에 들어가기가 수월한데
전혀 진통이 없었거나 출산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무리하게 수술기구를 자궁내에 집어 넣으면 상처가 생길수 있고
또 수술후 유착도 심해지고 심하면 자궁파열도 될수 있기때문이다
수술전날 자궁입구에 자궁문을 열어주는 약을 주입하고
다음날 금식을 한 상태에서 수술을 시도한다
그렇게 그 환자는 수술을 무사히 ^^; 마쳤고
치료도 아주 열심히 받으러 왔다
시간은 흘러갔고 어느날.....
나는 일요일 친구들을 만나러 왕년의 오렌지였던 난 열라 멋 부리고
옷 홀랑 벗고(노출증 환자였슴) 동네를 쫄래쫄래 걸어가는중
내 레이다에 "띠띠띠띠....." 하고 그녀가 포착이 됐다
{어쩌나... 달리 다른 길로 돌아갈 길도 없고... 조금후면 그녀도 날 알아볼꺼다}
{어떻게 할까... 무시해? 안면까?}
짧은 순간 머리속이 마구 굴러간다
그녀자와 거의 스쳐지나가려고 한 거리....
그녀의 고개가 갸우뚱~ 한다
<음......>
난 계속 무시하고 고갤 숙이고 걸어간다
<저..... 저기요......>
{뜨악~~}
<네에에~~ 저여?>
난 그때서야 그 녀자를 쳐다본다
<저 알죠? 만난적이 있었는데....>
{이 미련곰퉁아... 너 바보아냐?}
<글쎄요......>
<아니야 분명 우리 아는 사인데....>
<잘 모르겠는데요?>
난 끝까지 닭잡아 먹은 오리발을 내민다
<아니야.. 내 기억력이 얼마나 좋은데...>
{흐미.. 기억력 좋아 좋겠다}
<.............. T.T-난 정말 이럴때 울고프다>
<어디서 봤는데... 저 모르시겠어요?>
<제가요.. 지금 너무 너무 바쁘거든요?>
<맞는데... 분명이 아는 사람인데.....>
바쁘다고 하는 날 죽어라 잡고는 끝끝내 기억을 떠올릴려고 한다
{너 나 누군지 알면 동네서 얼굴들고다니기 힘들텐데....}
난 계속 속으로 그 생각 영원히 기억나지 못하게 빌기만 하고 있었다
갑자기
그 녀자
얼굴 벌개지면서.... 고개 수그린다
드뎌.... 드뎌.... 그 안개 걷히고 내가 누군지 휘영청 밝은 달이 떠오른게다
그러게... 나 간다 했을때 말리지 말지...
<저.... 언니.....>
<예에...- -^>
<모른척 해주세요>
<아 그럼요.. 당연하죠>
그러더니 이내 휙~ 등보이고는 마구 뛰어간다
에휴~ 그 기억력 땜시 니도 나도 이게 뭐꼬?
그 환자 수술후 한달이 지나면 생리를 할꺼다
생리하면 혈이 거의 없어질때 자궁에 유착은 없는지
자궁내 다른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러 오라 했는데...
그날 그 이후 한달이 지나도록 그 환자 병원에 안오더라
당연히 못오겠지
나같아도 못올텐데...
병원에 근무하면 재복을 입고 있기 때문에 사복을 입고 화장을 했을때
자주 오던 환자들도 나의 변장술에 얼굴을 확인하기가 힘들다
나는 병원에 있는 동안
그런 경우를 또 한번 경험했었고
시상에 한국이 좁긴 좁은건지... 우리 병원이 유별난 곳인지
내 근무하는 동안
동창도 2번이나 울 병원에서 수술을 하고 갔다
물론 그 동창들과는 친하지 않았기에 그들은 날 알수 없었지만
난 그들의 실체를 알수 있었다
그후 동창 싸이트가 유행을 하고
난 동창 모임에 나갔지만
그 들의 얼굴을 그 이후 두번다시 볼순 없었다
하긴 안나오는게 그들이 인생 편하게 살길이다
알아서 뭐 좋을께 있다고....
산부인과 근무하려면 인사성 없어야 한다 특히.... 외부에선...
무시만이 살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