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 우진이에요..
여긴 제주도에요..어제 의상 카탈로그 찍으러 왔어요.
잘 지내죠? 감기는 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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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를 보니 마음이 편안해져요.
은주씨에게 바다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힘들어 할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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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그냥 미안하단 말을 하고싶어요.
안그래도 힘든사람..나때문에 더 그런건 아닌지..]
이메일이 난무한 시절, 이렇게 따뜻한 편지한통 받아보다니..
그것만으로도 고마웠는데, 은주는 우진의 마음이 느껴져서
더욱 고마웠다.
이렇게 곁에서 진심으로 위해주는 사람..
동준도 한때는 그랬었지..
은주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우진...우진을 사랑하는걸까?
안보면 보고싶고, 소식이 궁금하고, 전화가 하고싶고..
그랬다가도, 고개를 가로젓게되는 사람..
남편있는 여자가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
그럼 동준은?
"휴우........"
은주의 핸드폰이 울렸다.
누군가와 사업적인 얘기를 하고 끊었다.
외출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세영은 비상이 걸렸다.
한창 잘나가던 미라가 추락하더니만,이젠 톱스타들이 줄줄이
다른곳과 계약을 하겠다고 난리였다.
동준은 사태를 수습하고자, 매니저들과 만나기도 하고,
직접 스타들을 만나 달래도 보았지만,
아무래도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였다.
난감했다..
"사장님..소미가 새로 계약하려는곳을 알아봤습니다."
"그래? 어딘데?"
"글쎄요..이번에 새로생긴 회사 라고 하던데..
이름은 J엔터테인먼트 라고 하구요..J기획으로 알려졌더군요."
"아니, 그런곳이 있었나? 하긴, 워낙에 이바닥이 많긴하지만..
사장은 누구래?"
"그게..좀.."
"왜그래?"
"사장은 여자라는것 외엔 알려진게 없다는군요.."
"뭐야? 알려진게 없다니..그게 말이나 되?
더군다가 소미같은 톱스타가 그런 신생기획으로 다가니..
훗..말세군..말도 안되.."
"글쎄요..그런데 파워는 대단한것 같아요,
벌써 톱스타들과 접촉한것을 보면..
다른곳에서도 몇명 J쪽으로 간다는 소문도 있구요.."
"흠....사장이 누군지 알아봐.."
동준은 의아했다.
이 바닥에서 자신이 모르는 사람이 있었던가..?
그것도 여사장 이라니..
자신이 아는사람중에 여사장은 없다.
누굴까..대체..
소연은 병가를 내고 그녀의 오피스텔에 머물고 있었다.
책상위엔 자료들이 수북했다.
은주에게 건내줄 기밀사항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이제 세영을 떠날준비도 할 생각이다.
이제껏 몸 담았던곳을 떠난다니..마음은 무거웠지만,
곧 새로운 곳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띵동...띵동....."
"나야.."
은주가 벨을 눌렀다.
"지지배 어서와라.."
"응, 나때문에 니가 고생하는구나.."
"고생은..뭘...참..실장님은 만나고 왔니?"
"응, 지금 세종호텔 로비에서 만나보고 왔어.
니 덕분에 좋은분도 소개받고..고맙구나..훗.."
"응..다행이다..실장님 참 좋으셔..아마 너한테 많은 도움
주실거야.."
"그럼 고맙지.."
"참..너 곧 사표쓴다구?"
"응..."
"미안해서 어쩌니..나때문에.."
"참내...뭘..그런거 없다..그냥 추억때문에 발이 무거운거지..
훗..너도 생각나지? 우리 예전에..신입때..ㅋㅋ"
"그럼..훗..재밌는 일 많았지..암튼 미안해..
너한테 더 잘해줄께.."
"그래, 월급 많이 주면 땡이지.뭘...크크큭..."
"당연하지..스카웃인데..후훗.."
동준이 눈치채지 못하게 일은 진행되고 있었다.
그 일을 생각하면, 은주는 조금 숨통이 풀리는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