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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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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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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마리아 2003-06-06


**월 **일


안녕, 그대.

지금은 시내에 있습니다.
[도투루]라는 커피숍에 앉아 있어요.
조용한 곳도, 그렇다고 시끄러운 곳도 아니에요.
점잖은 할아버지들도 모여 계시고
수다떠는 아줌마들도 하하호호...
게중에 제가 제일 젊은 축에 드네요.

제가 참 한가한 여자로 보이겠지요?

볼일을 끝내고...
그냥 일찍 들어갈까...친구를 부를까...
하다 커피 한 잔 생각나 들렀습니다.
고교때부터 자주 오던 곳이랍니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커피를 앞에 두고 앉은
이 순간, 이 분위기,
그대는 모를 거에요.
그런데 이 더운 날,
웬 뜨거운 커피냐구요?
좋잖아요.
에어컨 바람이 싸늘한 데 냉커피면
너무 삭막하지 않을까요?

이 곳,
[도투루]가 왜 좋은지 가르쳐 줄까요?
일단, 셀프라는게 좋아요.
와서 재촉하는 종업원이 없으니까...
둘째, 우아하지도 로맨틱하지도 활력이 넘치지도 않는
세미한 곳이라는 점.

그리고 절대,
나가라는 소리도, 눈치도 주지 않는다는 거에요.
마지막으로 [도투루]가 좋은 점은요
값도 저렴한데다 리필이 무한정이란 거죠.

지금 그대는 제 앞에 없지만
있다고 상상을 하면서 커피를 마십니다.
어쩌다
다정히 들어와 앉는 연인을 보면 부러워져요.

예전 혼자였을때의 저에겐
별 의미가 없던 모습들이
이제는 한없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군요.

욕심없이 사랑하겠노라!
옆에 있는 그 기쁨도 감사하며 살리라...
저 스스로에게 약속을 했으면서도
이 순간,
볼 수 없음에 괜한 투정을 부려 봅니다.

그대 자체가 저를 행복하게 하는 것임을...!

...
오늘은 여기서 접을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