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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담배회사가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진료비를 배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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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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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yslee601 2003-06-03

"아휴, 언니 제 정신이 아니구나. 이 상황에 임신을 하면 어?F게 하자는 거야."
혜진은 현관문을 들어서기가 무섭게 악을 써 대기 시작했다.
내 몸의 분신인 둘째 아이는 처음부터 그렇게 환영받지 못하는 말의 홍수속에서 작은 숨을 헐떡거리며 조금씩 한 생명이 되어갔다.
"그래, 나도 알아. 아이 하나도 벅찬 형편에 또 아이를 갖는 내가 답답하게 보이겠지만 생긴 아이를 버릴 수는 없잖니. 너한테 키워달라는 것도 아닌데 그만하자. 아이가 듣고 태어나기전부터 이모 미워하겠다."
혜숙은 얼버무리며 여기서 그만하고 싶었다.
"형부가 뭐래? 아니 낳자고 해?"
"아니. 당장 병원가라고 난리야"
"잘 되었네. 아빠 될 사람이 그러는데 뭘 망설이는거야. 언니, 당장
가자 당장 병원에 가자고"
혜진은 옷을 집어들고 자리에서 발딱 일어섰다.
"그러지마. 난 절대로 그럴수 없어. 누가 뭐라고 해도 이 아이는 낳을거야. 하늘이 내려주신 아이를 내 형편따라 낳고 안낳고는 할 수 없잖아. 너라도 날 이해하면 안되니? 네가 보기엔 답답하게 보이겠지만
난 절대 그럴수는 없어. 자꾸 그럴려면 너 가는것이 좋겠다. 위로는 못해줄망정 내 속에 불질를려면 다신 오지마."
"그래, 언니가 죽든지 살든지 난 몰라.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다고 이렇게 살아. 언니가 부족한게 뭐가 있어서 그런 사기꾼한떼 인생을 맡기냐구? 하늘에 계신 부모님들이 아주 잘한다고 박수치고 계시겠구먼."
혜진을 악을 써대면 휭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다시는 안올 사람처럼...
혜숙의 삶은 처음부터 삐걱거리며 그렇게 시작되었다.
대기업 비서실에서 콧대 세워가며 젊음을 즐기던 어느날, 우연찮게 성민을 만나게 되었고 깨끗한 외모와 자상한 행동에 28년간의 외로움을 한순간에 맡기고 싶다는 생각으로 성급한 결정을 하고 말았다.
이 사람이 내 인생을 책임질 수 있다는 믿음과 착각에 앞에 놓여 있는 파도치는 성난 바다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이 사람이면 되었다.
그렇게 혜숙의 제 2의 인생은 시작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