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
떡쇠이야기
때아닌 초여름의 비가 주럭주럭내린다.그것도 천둥번개를 동반한 장대같은비가......
그녀의 저주인가? 그녀의 한탄인가?
분명 오월의 끝자락을 잡고 울부짖고 있을, 어디에선가 이 비를맞고 휘적휘적 헤매이고있을그녀를 생각하니 가슴 저밑바닥에서부터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슬픔이 아니 내자신의 잘못으로 그녀를 이비오는 거리로 내몰았다는 자책과 회한이 나를 눈물짖게한다.
창으로 부딪치는 빗발이 자정을넘어서고 부터는 더 거세어지는데.....
그녀가 걱정되면 될 수록 내속울음이 밖으로까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영문도모르는 채 곤이 잠들어있고, 창으로 부딪치는 빗방울소리가 그녀의 발자국 소리인것만 갇아 창문을 열고 눈물고인 눈을 암만 깜빡거려 밖을 내다봐도 속절없는 장대비만..... 아아 내가왜 그랬을까? 그토록 살려고 몸부림 쳤던그녀에게......"있잖아 나희아빠, 난 자기하고 살면서 자기가 속썩일때마다 보따리 싸가지고 나가고 싶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만 한번도 못그랬어,, 왠지알아? 퀴즈,맞히면 상금 이일일천원.그녀는 꼭 상금 부분에서는 목을길게 빼면서 눈을반짝였다.;''어서, 맞혀봐 빨리..."
"음,그야쉬워 그래서, 말안할래 ,무엇보다 상금이 형편없어,:
난 내심귀찮은 생각이들고 졸음이와 심드렁 하게말했다.'' 땡땡! 틀렷어요 내가 말해줄게, 난 나가면 한시간도 안지나서 다시들어와,애들이 눈에밟혀서 글구 또 다시들어올거라면 뭐하러나가? 아예 참고 살지, 난 참다참다 못참아 나가면 다시는 안들어올걸 각오하고 나갈꺼야 그니까 십구년 동안 한번도 안나갔지....: 아마 난이쯤 들었을 때 잠들어 버린거같다. TV에서는 이혼한 부부들의 문제점을 다큐형식으로 다룬 프로그램을 방영한거같고..... 그랬다... 그녀는 정말로 한번도 집을 나간 적이없었다. 난그점에 한번도 고마워 해본적이없었고 아니, 그녀가 집에 부재하리라는걸 생각 자체를 하지않았다.빗방울은 더욱 거세어져 가는데.... 연달아 피운 담배 때문인지 목이말라 냉장고 문을 여는순간 그녀의 손길이웃고있었다. 투명 타파통에 담긴 내용물이며 그통들에 써붙인 그녀의 낯익은 필체.; '이건 우리 배추벌레꺼, 이건우리고기보꺼, 배추벌레는 중학교에 다니는 우리아들놈 애칭이고 고기보는 유난히 육식을좋아하는 여고생 딸아이의 애칭이다. 그녀는 가끔 아이들을 그렇게 불렇다. 지난준가? 이라크전이 끝나도 배추값이 비싸다고 투덜거리며 달랑 두포기만 샀노라고하면서 좁은 뒤안에서 열심히 김치를 담느라고정신이 없던 그녀, 간보라면서 손에 듬뿍묻은 양념 까지입에 뭍혀놓고는 맛있지.?물어보면서 배추는 달랑 두포기만 샀는데, 왜이렇게 절인배추가 많안게 퀴즈!' 난,별관심없이 글쎄,하고 제법 커 다란바구니에 가득 담긴 절인 배추를 멍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노라니 그녀가 빠르게 말했다.':사실은 말야, 배추 파는 아주머니에게 부재료도 다여기서 살 테니 겆잎뜯은 시래기좀 많이 달랬지롱 그랬더니 마음씨좋은 아주머니가 말렸다 국끓여 먹으라고 이렇게 많이 주던걸 ....이렇게 파란 시래기가 김치를 담그면 얼마나 ?ダ獵쩝? 사람들은 왜 모를까?..'.....' 난 갑자기 역정이 났다, ;웬궁색을 그리 떨고다녀?' ;괜히 난리야, 뭐가 어때서 궁시렁 궁시렁 ...; ;아아 자존심 하난 누구보다 강한 그녀가 배추를 많이 살돈이 없어 달랑 두포기만 사고 시래기를 얻으려고 쭈구리고 앉아 사정하는 수고를 난 왜그때 생각하지 못했을가?.... 그런 그녀에게 그런 고통을 주다니..몹쓸놈, 그렁그렁맺힌 눈물이 냉장고 문과 함께 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