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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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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주벽8-2 (우연)


BY thumbh 2003-08-19

어떻게 우연을 가장해서 또 만날수 있을까 궁리하다가 다른방법 없겠구나 싶어 편의점을 하루에도 두세번은 꼬박꼬박 들려주게 되었고, 냉장고에는 맥주대신에 우유와 삼각김밥만이 쌓여갔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한번도 그와 마주치는 우연은 생기지 않았다.

 

 별수없이 만났었던 체팅파트너를 찾아보았지만 그새 다른 대화명으로 바꾸었는지 어디에도 찾을수가 없었다. 이런~

 

다시 술을 입에 대게 되었고, 중독되다 시피한 채팅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 나와 같은동인지를 확인하게 되었고, 직업도 확인하고 모든것을 그와 일치시켜보는 버릇이 생겼다.

맞다 싶으면 나가는것이다. 일단 나가고 볼 요량으로 들어와서 묻고 확인하고......

하지만 사이버상에서도 그의 흔적은  찾을수가 없었다.

 

 누군가가 집요하고도 끈적하게 쪽지를 보내왔고, 만나자고 채근해왔다.

내가 묻는말에는 대답도 잘안해주고 말이다. 하지만 왠지 느낌이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키도 작댔고, 직업도 없이 백수란다.

 

술도 마셨고 심심하기도 했고, 오뎅이나 우동같은것을 먹었음 좋겠다 싶어 얘기를 하자

이남자 아무말도 없다.

싫다는건지 좋다는건지 아님 자는건지.....어짜피 첨부터 둘다 취팅이었으니까 하면서 컴을 끄려던 중 쪽지가 왔다.

 

만나잔다......글쎄...

모른체하고 그냥 꺼버렸다. 그리고 낼부터 수영을 다녀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전에 갔다오면 시간이 맞겠구나 싶어서 9시정도의 기초반으로 들어갈려고 한다.     

낼생각해서 그만자둬야지 하고 몸을 눕혔다.

 편의점사장아저씨.....그를 한번만 다시 만나봤음 좋겠다싶은맘이 들자 헛웃음이 나온다.

사실 아저씨도 아닌데 말이지...나보다 서너살..너댓살정도 더먹었을까?

나중에 꼭 물어봐야지 아니, 나중에 꼭 한번만이라도 다시 만나봐야지 꼭.....

 

수영장버스를 타고 부은눈을 하고는 수영장에 갔다.

아침도 안먹은탓인지 수영장에 들어서자 소독약냄새가 확 끼치는게 속이 메스꺼웠다.

강습이 시작되었다.

배나오고 다리 휜 아줌마들 투성이었다. 나한테도 색시 내지는 새댁이라고 불렀고, 가끔..아가씨 아녀? 라며 웃는 아줌마들도 있었다. 참.....

 

 옆라인에 중급반에는 남자들도 몇있었는데 다들 별볼일없이 생겼고 벗겨놔서 그런가 쫌 웃겼다. 여자는 비교적 벗겨놓으면 볼만한데 남자는 안그렇단말이지...이상해 하면서 웃는데 어떤남자가 이상한 눈을 하고는 나를 째려보았다. 사실 뱀눈같았다. 기분나빴지만 내색할수도 없고 또 무서웠다. 얼른 못본척하고 물속으로 들어가버렸다.

 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서 나오느라 물기도 뚝뚝 떨어지고 옷도 몸에 달라붙고 웃겼을것이다.

 그래서였을까?     

 버스옆에 바짝 붙어오는 차의 운전석에 있는 어떤남자가 자꾸 날 올려다 보았다.

선그라스를 껴고 있었지만, 얼굴을 알아볼수  있었다. 정확한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아까 그 뱀눈같았다. 사실 수영장에는   남자가 몇안된탓에 금방 구분할 수  있었다.

 

 왜지? 그러고 보니 낯이 익은듯도 하다. 내가 맘에라도 든걸까? 후후

'설마..그럼 뱀눈을 하고 보겠어' 하며 수건을 꺼내서 창가쪽 얼굴을 가렸다.

사실 창안으로 들어오는 햇볕은 한여름의 그것이었다. 얼굴이 팔이 금새 따가옴을 느꼈다. 그래서 가린건데....

 

 금새 회색차는 어디로 가버렸다. 낼도 뱀눈하고 보면 따져야지...

근데 서둘러 나오느라 놓고 온게 있었다. 내삔....아까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