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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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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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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주벽8-1 (다른만남)


BY thumbh 2003-08-10

 이젠 술이 없는 밤이면 허전함을 느끼게 되었고, 술을 마신 밤이면 컴퓨터를 켜지않고는 못견디는 밤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나의 주벽은 자리잡게 되었고, 만날듯 말듯 쳇팅을 계속하게 되었다.

용기였을까?

소위 번개팅이란걸 시도해 보게 되었는데......

 

몇명의 남자들을 만나보았고, 술도 함께 마셔보았다.

더러는 괜찮은 놈들도 있었고, 더러는 아주 형편없는 놈들도 있었다. 물론 기준은 내가 정한것이긴 하지만 말이다.

술값한푼없이 나와서 담배를 버젖이 시켜놓고는 선불인 담배값마저 내게 떠맡기는 사람도 있었고, 미리부터 오늘은 준비되어 있는 유흥비가 없으니 가볍게 한잔 하자고 제의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는 2차는 갈수 있단다. 카드가 있으니 말이다.

목적이 섹스가 아닌 나로서는 궂이 2차를 갈 이유도 없었고, 또 그닥 맘에 드는 사람도 없었다.

사실 맘에 아무리 들었다치더라도 늦은밤에 첨만나서 술한잔 먹고 같이 여관을 들락거릴만큼 이성이 마비되어있는 여자도 못되었다.

이성이 마비되었다기보다 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여자가 못되었다.

별볼일없는 만남을 몇차례 가져 보았고, 그닥 흥미있는 만남도 가져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의 주벽은 술이 들어가면  으례 고개를 들었고 나는 통제하지 못한채 그렇게 끌려 다녀야 했다.

더러는 이를 갈며 고개를 저으며 다짐해보지만 늘 이성 한구석에선 어짜피 만남은 어떤방식이 되었든 만남일뿐인데 라면서 나를 다독이곤 했다.

 그러던 어느날 또 누군가를 만나게 되었다.

 

 아파트앞 상가의 치킨호프집이었고, 어색하지만 웃어주는 날보며 호탕하게 웃는 그남자는 제법 성실해 뵈는 인상이었다.

 내인상이 좋다면서 어쩌다 쳇팅을  시작해서 겁없이 만나러 나왔냐면서 되려 진지하게 호통치는듯한 그사람은 친척오빠처럼 타일렀다.

친오빠라면 머리채라도 잡히지 않았을까 싶은맘에 짜증도 나고 자리가 불편한 나머지 표나지 않게 자리를 접으려 하는순간, 문이 열리면서 누군가 들어오자 아는체를 하면서 자리로 불렀다.

작은가게인지라 서너걸음정도면 우리가 앉아있는 자리까지 올수있었고,

실례한다는 말과 함께 앉은 사람은 다름아닌 편의점 젊은사장아저씨였다.

 

그렇게 가까이서 마주앉은적도 첨이었을뿐더러 가볍게 고개로만 인사하던 그남자와 한자리에 있어보는것도 첨이었으니 더군다나 이런곳에서 아는사람을 만나니 당황한 나머지 인사도 못건넸다.

흔들리는 내눈빛을 본것이었을까?

먼저 나왔던 남자는 우리둘을 서로 번갈아서 보고 있었고, 편의점사장은 아직 나의 얼굴을 알아보지못했고, 아니 정확히 내얼굴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저기...안녕하세요...저...모르시겠어요?"

 

" 네?...글쎄요..."

그남자는 날 전혀 모르는듯했다.

 이럴수도 있구나! 여러번 인사를 나눈것 같은데 으례적인 인사였던가보다. 손님들한테면   늘 그렇게 해주는  목례였나보다.

 

더이상 이어지는 대화는 없었다. 둘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인듯 나는 안중에도 없이 술과 친구에게만 입술을 열었고, 가끔 내 파트너였던 그남자만 한마디씩 건넸고 웃어줄뿐...

자리가 더 어색해졌고, 앉아있기 거북할만큼  껄끄러웠지만 용용하게 버티고 있었다.

 

일단은 편의점 사장과 안면이라도 터볼양으로 계속 한자리 차지하고 있기로 했다.

눈길한번 주지 않는 편의점 사장과 안면틀 기회는 아무래도 힘들것같은 생각이 들자 일어나고 싶은맘이 들긴 했지만 뭔지 모를 자석같은 힘에 난 내앞에 고개숙인채 맥주를 마시고있는 친구의 수다에 가끔 눈웃음만 지어보이는 편의점 사장을 지켜보기로 했다.

 

친구가 그를 정훈이라고 불렀다.

몇번인가  말을 붙여볼 요량으로 대화에 끼어들어봤지만 쳇을 했던 남자의 말빨이 허락하지 않았다. 아마도 정훈이라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면 숨이 막혔으리라.

그남자는 쉴새없이 떠들어댔고, 쉴새없이 짜증과 훈시를 해댔다. 모든세상에 대해, 심지어는 안주한테까지도.....

 

우린 헤어졌다.

내파트너는 차를 타고 가버렸고, 정훈이라는 사람과 나는 아파트쪽으로 함께 걸어왔다.

가볍게 인사를 한뒤 서로의 동으로 돌아가는데 내가 그에게 되돌아가서 내이름을 알려주었다.

웃지도 않았고, 그러냐고 대답도 없이 그냥 그렇게 고개만 두어번 끄덕거려주었다.

보는인상과는 다르게 무척이나 무뚝뚝한 남자였다.

그의 눈매는 무척이나 부드러웠고, 속눈썹이 길고 눈꼬리가 쳐져서인지 순한 소의 눈처럼 착해만 보였다. 

전체적인 선의 흐름은 여자의 얼굴처럼 고왔다. 거의 열리지 않던 그의 입술은 작고 도톰했으나 입가에는 웃음이 없었다. 오로지 눈으로만 가볍게 웃었다. 하지만 웃는 그눈매도 슬픔만 묻어있는듯 웃어주는게 아닌것만 같았다.

확인차 내이름을 다시한번 알려주고는 학원도 알려주었다.

그제서야 그가 웃었다. 내게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남자가 느끼하지 않게 눈웃음치는 것은 처음보았던거 같다.

고개만 연신 끄덕이는 그에게 내가 또보자며 인사를 하고 그자리를 달려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쁜숨을 몰아쉬며 거울을 보았다.

술에 취한얼굴인지, 남자로 인해 들뜬 얼굴인지 볼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고, 눈에는 웃음이 가득들어있었다.

뭔지 모를 설레임이 내가슴 가득 터질것만 같았다.

두둥두둥....콩딱콩딱.....

복도를 뛰어왔고, 현관에서 거실...방....욕실...

내몸이 움직이는 곳 여기저기에 떨어지고 있었다.

 

확인되지 않은 나도 잘모르는 떨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