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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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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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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주벽7-3 (방황)


BY thumbh 2003-07-31

새벽내내 비가 내렸던것 같다.

내리는  비가 내방창가를 두드리는 소리는 그녀의 눈물이 내가슴을 두드리듯 그렇게 새벽내내 울었다.

밤새 밤을 뒤척인탓도 있었겠지만, 어제맞은 비로 몸살이라도 난건지 온몸이 쑤셔대고 저렸다. 쓰린속도 달랠겸 덜덜떨려오는 몸도 녹일겸 커피한잔을 들고 핸드폰을 들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거란 말인가!           

왜그런짓을 하게 되었는지 술이 그랬다고 하기엔 두번째인 내실수가 용납되지 않았을 것이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주위는 적당히 어둡고 우린 아주 가까이 앉아서 두다리를 나란히 올리고선 영화를 보았는데.....

그렇게 영화만 보았어야 하는데, 어쩌다가 화면빛에 비추이는 그녀의 얼굴을 보게 되었는지 그리고 보고만 말았어야 했는데......

손을 잡았고 내쪽으로 가까이 끌었고 그녀가 어색해하면서 내게 웃어보이자 나의 남성이 기회를 엿보았고......

거기서 자제를 했어야 했는데, 키스를 해버렸고 그녀의 반항하는 목덜미를 가슴께를 내입술이 차례로 훔치면서 더듬기에 이르렀고......

거치른호흡의 지시를 받아가며 그렇게 내손 가득 그녀의 봉긋한 작은산을 부드러운 허리선을 쓸어담고 말았다.

젠장맞게도 작은절규로 내이름을 불러대는데,

 "지..훈...씨.....아 아.."

 "아..제발........지훈....씨.....으..."

 그건 여느여자들과 다른게 야릇한 신음이 아니었다.

 거기서 멈췄어야 했다.

 뜨뜻미지근한 무언가가 내뺨에 닿으면서 내행동이 멈추게 되었으니......

 

 나의 만류에도 그녀는 하염없이 울기만 아니 눈물만 흘렸고, 그렇게 조용히 간다는 여자와 좀더 있어보라고, 미안하다며 못가게하는 남자의 실랑이는 30분정도 이어진 후,

그렇게 도망치듯 나가는 그녀를 쫓다시피 따라나갔다.

늘 살포시 조용히만 내려주던 비는 그날따라 유난히도 거세게 내렸고, 그비를 흠뻑 다맞고 서있었다.

그녀를 잡아두곤 있었지만 할말이 없었고, 그녀도 듣고싶은 말이 없었던지 우산을 손에 쥐어주고 달려가버렸다.

무슨맘이 들어선지 그녀를 잡아 뒤돌아 세웠지만 그냥 다시 우산을 들려줄 수 밖에 없었다.

 

내게 눈길한번 주지 않던 그녀

"그럼, 안녕히 가세요....."

"저기...진..희...씨...잠깐..만요...네?"

"네"....진희...씨....저기요...."

5,6미터쯤 가서 돌아봐주긴 했다. 하지만 어둡기도 했고 비도 많이 내리는 터라 그녀얼굴을 볼수가 없었다.

그렇게 거기서 30분은 족히 그 비를 다맞으면서 서있었다.

별 생각은 없었던 것 같다.

 

커피를 마저 마시고 담배를 피워물었다.

여기서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털어내 지지가 않았다. 미안해 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어른거리는것이 나답지 못했다.

그녀와의 몇차례의 만남을 되짚어보았다.

친구하기로 했었는데 농담삼아 애인하자는 내말을 내맘이 듣고 행동에 옮기기라도 한건가?

어디서 어떻게 꼬이게 되었는지...

도대체 나도 모르겠다.

'어쩌다 그런 조선시대 사고방식을 갖은 여자를 만나게 된거지? 그것도 아줌마를?

참...여자가 없다고 해도 어떻게 아줌마랑 데이트를 하게됐냐? 신지훈....너도 참...

무지 궁했던가보군....'

그쯤까지 생각을 정리하자 오늘저녁부터 동료들이나 아는놈들한테 여자를 먼저 소개 받아야 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그리고는 잊는거다. 여자가 없기 때문에 벌어진 일들로 치부하고 미안하지만 그녀에겐 용서를 빈걸로  끝내기로 맘먹었다. 

용서라는게 구해야 하는거긴 하지만 내입장에서는 용서를 빌었으니까....일단 나만 홀가분하다고 여기면 되는거니까......

 

비는 그렇게 하루종일 내렸다.

저녁나절부터 술에 절어 때론 차창밖으로 때론 포장마차 모기장텐트밖으로 내리는 비를 보았다.

비만보고 술만 마셨어야 했다.

그비를 보며 시원하게 내린다고만 생각했어야 했다.

시원한 비를 보며 내맘속의 그녀를 씻어내야지 지워버려야지 하고 생각하는게 옳은일인데.

그런데 난 ....

내가 준 상처로 아픈 그녀의 맘도 찾아가 씻어내주라....하며

비한테 중얼거렸다.

 

구경거리 났다며 지들끼리 떠드는 소리가 신경쓰여서 멈췄다.

 " 야~저놈좀 보게...곱게 취해라~~야야...지훈아~"

 " 냅둬~~깨끗하고 좋네...저정도면 봐줄만 하쟎아. 주벽도 참...다양해 그지?"

 " 니눈엔 깨끗해 뵈냐? 영락 미친넘 꼴이구만!"

 

  헐~헐~헐~

 그래 맞다. 

 갑자기 그말에 소름이 돋으면서도 딱 맞아떨어지는것 같았다.

 

  미. 친. 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