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한후에도 퇴근한후에도 컴퓨터가 있으면 즐겨가는 아니, 그녀를 만났던 채팅사이트에 늘 접속한 상태로 업무를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기도 했다.
이틀을 기다린 후, 10시가 조금 넘어서 그녀가 들어왔다.
서둘러 쪽지를 보내자, 아는체를 해왔고 우린 그렇게 세번째 대화를 시작했다.
술을 마시고 있는 중이라고 했고, 다시 보고 싶은 맘에 같이 술한잔 마시자고 했다. 너무 늦었다며 거절하는 그녀를 갖은 아양과 회유로 설득해서 약속시간을 받았다.
아파트앞에 있는 치킨호프집을 찾아 들어간 우리는 맥주를 한잔씩 하면서 사는, 아니 정확히 말해서 살아온 얘기를 서로했다.
학창시절얘기며, 사귀었었던 서로의 남자친구 여자친구얘기 그리고 좋아하는 음식이 무언지 무슨운동을 잘하는지......
같이 있는 내내 신기할 따름이었다. 아줌마도 귀여울 수 있구나. 저런행동을 하는 아줌마도 있구나. 참, 세상이 아니 세상아줌마들을 보았던 내편견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자리를 접고 나와보니 그녀모습이 없자, 당황한 나머지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찾고 있는데 저쪽에서 숨어서 지켜보며 웃는게 아닌가?
얄밉기도 하고 가버리지 않고 기다려줘서 이쁘기도 했다. 며칠보지 않았지만 몇달은 본듯 친해져버린 느낌이다. 반가운 나머지 차문을 열어주면서 나도 모르게 볼을 살짝 꼬집어 주었다. 나도 그녀도 서로 놀라서 서둘러 차에 탔다.
"가셔야죠?"
"네..."
아무말 없이 운전을 하다가 급하게 유턴을 하고는 바닷가 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대로 그녀를 절대 보내기 싫었다. 조금만 같이 있자는 말은 이상황에서 우리사이에서는 해서는 안될것같았고 나역시도 하기 싫었다. 내몸이 내맘을 알아차렸던지 그냥 그렇게 운전을 하고 있었고, 놀랜눈을 하고 말없이 나의 이런행동을 지켜보던 그녀는 벨트를 메고 앞쪽으로만 시선을 두고 숨을 고르게 아주 천천히 내뱉고 있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일주도로 귀퉁이에 차를 세우고 음악을 틀었다.
불빛아래서 보는 그녀모습은 내겐 아줌마도 다른사람의 아내도 아닌 오로지 내차에 지금이순간 나와 함께하고 있는 내가 좋아하는 여자일뿐이다라고 생각하고 싶게 만들만큼 나를 흔들고 있었다.
'그녀를 이렇게 좋아해버리고 있는건가? 그냥 여자에 굶주려서 끌리는건가? 이쁜여자긴 하다. 하지만 그녀는 유부년데......아니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쟎아? 진심은 통하는 법이라쟎아? 그녀를 만지고 싶다. 만져봐야겠다. 손만이라도 잡아볼까?'
이런 구질스런 생각으로 복잡해하고 있는 나를 내쪽에서 비추이던 가로등 불빛때문에 잘 보이지 않았던지 이마에 손을 얹고 바라보고 있는 그녀와 눈이 마주친 순간 내머릿속은 단순해져버렸다.
가로등불빛에 얼굴이 비추인 그녀에게 불빛을 등지고 있어서 잘 보이지 않은 내가 기습적으로 다가가 키스를 했다.
너무도 부드러웠으며 달콤했고 따뜻했다. 그녀입술이 내입술인듯 더듬을게 없을만큼 촉촉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녀는 고개를 돌렸고, 이미 이성이 마비된 나는 거칠게 나를 밀치고 있던 손과 팔을 잡고 어깨를 이용해 그녀의 상체를 의자에 붙인후 그녀얼굴을 잡고 계속 내 욕망만 채우고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힘으로 밀어부쳤지만 그녀의 반항의 몸짓은 멈추지를 않았다. 어느순간 작게 경련이 이는듯한 떨림이 그녀의 입술을 통해 전해져왔고, 내의사와는 상관없이 내행동이 잠시 머뭇거리는 순간 눈이 떠졌고, 그녀를 보게 되었는데.
그녀가 거부는 하고 있지만, 좋아할거로 생각하고 있었던것이었을까? 아마도 그랬을 것이다. 그런데 그녀는 놀람과 분노의 눈빛으로 눈을 휘둥그레 뜨고 꺽인팔을 내손에 잡힌채 그렇게 노려보며 내게 입술을 맡기고 있었던 것이었다.
황급하게 밀착했던 몸을 떼고 가만히 그렇게 숨소리도 못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녀도 놀랬겠지만, 나도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눈뜨며 키스하는 여자도 처음보았을 뿐더러, 내파트너가 눈을 뜬채 키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목격한것도 처음이었고, 몇번 보진 않았지만 우린 호감을 갖고 있었고 키스정도는 나눌수있다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반응에 놀래고 있었다.
수습은 해야했다. 담배를 일단 피워물고 차를 출발시켰다.
아무말없이 그렇게 왔던장소로 돌아가자 그녀는 말없이 그냥 그렇게 앉아있었다.
'뭐하자는 거야?'
갑자기 그녀의 행동이 짜증스러웠다. 사과를 해야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지만 그렇게 되면 내꼴이 더 우스워질것 같았다.
'그래 가볍게 생각하는거야! 그게 서로에게 부담도 주지 않는거고......그까짓 키스정도야, 인사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
뭐라고 말을 해야겠다 맘을 먹고 그녀를 보자,내게 그녀가 웃어주었다. 나도 웃었다.
'그럼그렇지......'
그녀가 내게 말했다.
" 내릴께요. 안녕히 가세요."
" 네..."
그리고 그녀는 내렸고, 그대로 차를 출발시켰다.
그때까지도 나는 우리가 어떻게 될지 내맘이 어떤맘인지 알수가 없었다. 조금도 짐작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