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시어머님이 하신 김치를 친정에 나눠주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45

신종주벽3-2 (외로움)


BY thumbh 2003-06-06

며칠새 2kg이나 몸무게가 줄었다.
술을 마시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루에도 몇번씩은 하지만 밤이되면 나도 모르게 술병으로 손이가는 나를 자제할 힘이 내겐 없다.
딱히, 할일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밤을 헤매고 다니는 에너지로 술의 힘을 얻고 있는건지... 그게 맞을듯싶다. 술이 없으면 밍밍한게 컴퓨터할 맛이 안나는것 같으니까...


아이들이 시험기간인탓에 학원도 내내 한가했다.
우울증에라도 걸린사람인양 멍해있었던 하루였다.

 다른재밌거리를 찾을양이었을까 어제부터 동네 헬스장을 찾아보았다. 몸이 축이난걸까..운동부족이겠지...하면서 두어가지를 해보는데 여간 힘이 드는게 아니었다.

힘에 넘치는 아줌마들이 참 많았다. 재밌는일들이 저리 많을까..싶은 맘에 그녀들의 대화를 엿들어보았다.


후후...
여고시절이 저랬을까...
헬스장의 아줌마들은 여고생들처럼 무언가를 서로 얘기해주고 같이 웃어주고, 가끔 흉도 보면서..계속 웃어댄다.
요즘 여고생들한테도 저런 모습은 찾아볼수가 없다. 우리때 여고생의 모습이다. 80년대의 여고생...나도 저랬는데...
아줌마가 되었으면 나도 저런 모습 아직 간직하고 있었을것을...
아닐까?

인사들을 나눈다. 힘에 넘친다. 기운을 좀 나눠가져야겠다 싶어 모두들 쉴때 한자리에 같이 있기로 했다.
땀을 흘린탓에 물이 참 맛있다. 물얘기를 하면서 정수기얘기들을 하고 있다.
'참.....후후후'
소재거리도 많고, 웃을거리도 많아서 부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지친다. 미소짓고 그림처럼 한자리차지하고 앉아있는 내모습이 거울속으로 보인다. 좀더 크게 웃어보았다. 그래도 힘이 빠진다.


어느새 노을이 지고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복도를 걷다가 돌아보니 빨간해가 바다위 섬위로 2cm정도 남겨두고 걸려있다.
저바다위의 섬위로 가면 해가 머리위에 있을까..가까이 가까이 가봐도 머리위에 오진 않을것을 알면서도 가까이서 한번 보고 싶을만큼 크고 이쁘다.
한참을 보다보니 서서히 이름모를 섬뒤로 넘어간다. 하늘이 노란색에서 주황으로 변해간다. 보랏빛도 돌고...너무이뻐서 신음이 샌다. 내입에서 나왔나 싶게 놀랬다. 나도 ...
다행히 복도엔 아무도 없었다. 일부러 한번더 소리내보았다.
'아~~'

집안은 어두워도 너무 어둡다. 쓰레기를 치우지 않았나..쓰레기 냄새마저 나는것 같고 썰렁하다. 얼른 컴퓨터 먼저 켠다. 거실, 부엌, 화장실까지 불을 켜놓고, 냉장고를 연다.
음악을 들으려고 오디오의 인사를 받는다.
HELLO~~~

오랜만에 몸을 썼더니 피곤이 밀려든다. 잠을 좀 자야겠다 싶은 생각에 좀 누웠던게, 두시간을 넘게 자버렸다.
침대인지 내몸인지 분간하기 힘들게 이불안에 몸이 붙어버렸다.
일어나야지 하면서 보니..웅웅거리는 소리가 아마도 컴퓨터가 날 기다리면서 외롭다고 우는소리인것 같았다.
쪽지가 화면에 넘쳐있다. 오늘따라 메신저 접속이 잘되었나보다.
참......
맥주로 허기를 달래면서, 냉동피자를 데웠다. 방을 돌면서 형광등을 끄고, 음악을 살렸다.
술이 들어가니, 늘어졌던 몸이 오그라드는것 같다.
술이 나를 깨운건지, 내가 술을 깨운건지, 몸속에서 술과 내가 섞인거겠지...
오늘부터 사냥을 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