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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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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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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BY 핑키~ 2003-06-13



지난주에 본 드라마 내용이 아직도 생생한데 벌써 또다른
주말을 맞았지요.

상수가 다녀간 이후로 영 집안 분위기 썰렁 그 자체랍니다.
이 마눌은 뭐에 삐진건지 영 말도 없고, 정말 애들 보는 재미로
산다고나 할까요..

그 옛날 고분고분 하던 영희는 어디간건지..
오빠 하나면 좋아..하던 영희는 이사를 간던지..이민을 간건지...

비가 주륵주륵 내립니다.
아직 장마 오려면 멀었는데, 이상기온 인가봅니다.

일요일에도 출근하냐면서 마눌은 싫은 내색을 했지만,
어쩌겠습니까.. 처자식 먹여 살리려 하다보니..


잠잠했던 케이블 시장에 갑자기 위성방송이 가세를 했지요.
빵빵한 자금력을 앞세워 대규모 선전 공세도 하고,사은행사니
뭐니 해서 집집마다 전화 마케팅을 하는가 봅니다.

벌써 우리집에도 몇번 전화가 왔다고 하더라구요.
정말 위기감이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저희들도 나름대로 회원들 뺐기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있고,
오죽하면 기사들까지도 영업전선에 몰리게 되었으니,
이 얼마나 숨막히는 전쟁이겠습니까..

하루하루가 고역인데..
이 마눌은 이런 가장의 마음을 알기나 아는건지 원..쩝..
알아주지는 못해도 제말 볶지나 말았음 하는 바램이 있네요.

내가 멸치도 아니고...
오징어도 아니고..

후훗..유치했나요..?^^

터벅터벅 집으로 갔습니다.
마누라가 웃으며 방겨주기만 한다고 해도 들어갈 맛이 나겠는데..
뭐에 끌려가는 소마냥..제 마음은 그랬습니다.

들어가니 동네 아줌마들이 아파트 복도에 앉아 부침개를 굽고 있네요.
간단히 인사를 하고 들어와 쉬고 있었습니다.

얘기소리가 솔솔 창문을 타고 들어오네요..
뭐 절대로 엿들으려 했던것은 아니였지만...


"은비엄마..어여 이거 가지고 들어가봐.."
"됐어요... 뭐 알아서 쉬고 있겠죠.."

"으이궁..또 싸운거야? 왜? 뭔일이여?"
"에구..아무것도 아니에요..싸우긴요..뭘.."

"이그그.. 처자식 멱여 살리느라 남자들 얼마나 고생하는디..
게다가 은비아빠 얼마나 사람 좋아?
마음씨 좋지..인상 좋지..어디 우리동네에서 은비아빠 싫어하는 사람 있수?"

"푸하하핫..반장 아줌마두.."

"아니..정말이야..안그래? 수현엄마? 정우엄마?"
"맞아요..은비아빠 얼마나 자상하셔? 에구..울 수현아빠에 비할까.."


"그리여... 너무 떽떽 거리지 말고, 잘 해드려..
너무 그래도 마누라 정 떨어지는겨..
집이 있으면 뭘혀..따뜻하게 맞아주는 가족이 있고,
또 그런 마눌이 있어야 행복한 거지..

남자들은 좀 세워줘야 더 잘한다니깐.."

"(다같이) 호호호..맞아요.. 맞아..."


역시 반장 아주머니가 제 속을 시원하게 해주시는군요.
연륜은 못 속인다더니..하핫..
그 말에 수긍을 하는건지 울 마누라 이내 조용해 지더니만,
그날 저녁부터 좀 달라지데요..

애들 자는거 보고 나란히 누웠습니다.

"자기야...오빠야.. 내한테 화났나?"
'허걱...오빠야..?? 이 얼마만에 들어보는 소리여..'

"어? 뭐..뭘..."


"나 아까 반장 아줌마한테 한소리 들었다.
후훗... 생각해보니 다 옳은 소리데..."
"응? 그랬나... 뭐라했는데?"

"아니, 뭐..그런기 있다.."
"흠흠..."

"저어기..당신...그동안 밤이 안 외로?뎨?"
"뭐엇..??"

"아니, 뭐..그게 아니구...우리 몇일동안 좀 서먹하지 않았드나?"
"그, 그래서? 뭐 어쩌라구.."

"그게 그런께..이리와봐라.."
"으., 으악..왜이래..? 왜 더듬고 그러는거얏.."

"뭘 그러나..? 좋으면서...으흐흐흐..."
"으앗.....!!"

허걱..저 또 덮침 당했습니다.

에휴..이 마누라..정말..못말려..
덮침의 여왕이라고 별명 지을까봐여..

으이구..분위기도 정말 모르는 푼수떼기...흑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