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은 휴일이였죠.
크큭..저는 집사람 모르게 한가지 계획을 세웠답니다.
일일 김남진이 되기로 한것이지요..
분명 울 마눌은 변신한 제 모습을 보고 아저씨 그만 두라는둥,
타박 줄게 뻔하지만..
그게 다 사는 재미 아니겠습니까..하하..
마침 마누라는 딸래미를 데리고 슈퍼에 뭘 사러 나갔지요.
저는 얼른 장롱을 뒤졌습니다.
아하...간신히 찾아낸것은 바로 총각때 입었던 꽃무늬 셔츠..흐흐..
삐져나오는 배를 간신히 부여잡고 단추를 꼭꼭 잠궜지요.
에휴..숨쉬기도 불편하군요...
저도 한때는 잘 나갔었는데, 두 아이의 아빠가 어느새 저를 아저씨로 만들었네요..후훗..
휘파람을 불며 거울을 보고 머리를 만지는데,
돌쟁이 아들녀석이 아빠를 빤히 바라보네요.
'하핫..녀석아..너도 이 아빠가 멋진걸 아는구나..'
김남진이 하던대로 단추 3개를 풀렸지요..흐흐..
'음..나도 그런대로 멋진걸?'
머리에 무스를 떡칠하고 나서야 초인종이 울리더군요.
"음하하하...여보..나 .....!!!뜨악....."
"뜨아...........!!!"
이런이런...이런 실수를 하다니....헉.....
그건 울 마눌이 아니라 옆집 정우엄마 였던 것입니다..!!!
"어머나.....죄송해요...키득키득...
은비아빠..어디 가세요?
오늘 부침개를 좀 부쳤거든요..좀 드셔보시라구..."
에휴...땀이 삐질삐질 나는구만요..
뒤이어 들어온 울 마눌.....
"으악....뭐야...?? 우하하하하......."
참 웃음소리 한번 드세군요..
동네가 떠나갈새라...
그날 이후로 저는 우리 동네에서 스타가 된겁니다.
은비아빠는 멋쟁이 라는둥......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선 인기짱으로 된거구,
동네 아저씨들 사이에선 푼수떼기 은비아빠가 된거죠.
아마도 아줌마들의 무언의 부러움이 동네 아자씨들을
꼬집었나 봅니다.
우리 집사람요?
처음엔 아저씨..정신차려쇼..그렇게 한다고 김남진이 될것 같냐는둥..
예상대로 타박만 해댔지만,
뭐 아줌마들이 은근히 부러워들 하니, 괜시리 어깨에 힘주고 다니데요..
참내...
우재 이런일이..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