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온한 나날의 연속이였습니다.
딸래미의 상처는 거의 아물었고, 그동안 저는 아내 눈치 살피며,
반찬 타박도 못하고 그럭저럭 지내고 있었지요.
오늘은 그런대로 한가한 하루네요.
어떤날은 주말까지 일이 많기도 하거든요.
점심을 맛있게 먹고 직원들과 커피한잔 하면서 수다를 떨기도 했지요.
움..남자들도 수다떠냐구요...
후훗..그럼요...아줌마들 못지 않죠..하핫..
사무실에 막 전화벨이 울렸지요.
마침 제가 A/S 나갈 차례가 되어 양치질을 하고 나섰습니다.
아무래도 방문할때는 껄끔하게 하고가는게 예의라고 생각하죠.
주소지르 보니, 그 동네에선 꽤나 잘사는 빌라군요.
처음 가보는곳이라 좀 떨리기도 하지만..하핫..뭐 맞선자리도
아니구요..
띵동~~~~~~띵동~~~~
"고객님..케이블티비에서 나왔습니다."
예상대로 의리의리 하더군요.
빵빵한 화면의 티비를 보니..휴우..우린 언제 저런 티비 볼까 싶데요..
하핫..이런...삼천포로 빠지다니..
"사모님..화질이 안좋으시다구요?"
"네..좀 뿌옇고..하여튼 마음에 안드네요.."
"네..죄송합니다. 제가 조정해 드릴께요..
다른곳에 이상은 없구요..
자..어떠세요..조금 좋아졌죠?"
친절하게 마무리하고 인사드리는데, 음료수를 권하시데요.
감사하게 마셨지요..
그리고는 회사로 돌아왔지요.
그런데 이후로 그집에서 수시로 전화가 오는겁니다.
가봐도 별 이상도 없는데 말입니다.
갈때마다 사모님은 진한 향수냄새를 풍기며,케이블과는 상관없이
사적인 얘길 자꾸만 하는거에요.
에휴..정말 진땀나데요..
그렇다고 매몰차게 나올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향수냄새가 역겨워 간신히 참고 바로 퇴근하는 길이였죠.
집안에 들어서는데,
이 마누라가 갑자기 코를 킁킁 거리는겁니다.
"뭐야...?? 뭐얏..이거..? 이게 웬 향수냄새야..?"
"냄새는 무슨....내가 뭐 향수뿌려?"
"뭐얏...그럼 이게 무슨냄새냐구? 당신 뭐야..?
솔직히 말햇...당신 여자생긴거야?
그런거야?
아이구..내 팔자야.......
없는돈에 기껏 개소주 해줬더니..
어떤 년이야..? 대체 언제 나몰래 그런거야?"
휴우.......정말......
한순간에 저는 바람핀 남편이 되버린 겁니다.
뭐라고 대꾸할 새도 없이 집사람은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인생 다 산듯 그렇게 말을 쏟아붓데요.
정신이 아찔했습니다.
나 처럼 착실한 남편이 어딨다구..흑..
저는 그날밤 아내 달래느라 날이 샜답니다.
그러다가 한대 엊어맞기도 했구요..
에휴...나야말로 내 팔자야...
************************************************************
글이 많이 늦었지요...에구..죄송합니다..^^
짧은 글솜씨로 계속 이어가려니 좀 벅차기도 했구요..
그동안 좀 일이 있었답니다.
앞으로는 더 부지런히 올릴께요..
모든 독자님들께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평안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