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동료들과 술을 진탕 마신걸 만회도 할겸, 마침 일이
일찍 끝났지 뭐에요..
아..제가 무슨일을 하는지 궁금하시겠죠..?
저는 케이블 TV 기사랍니다.
설치도 해주고, A/S 도 해주죠..
정시에 퇴근하는 날도 있지만,가끔씩은 어느동네 공사가 있다 하면
늦기 일쑤죠..
일요일에도 나갈때도 있구요..
주말에 티비 봐야하는데 안나오면 얼마나 짜증나겠어요.
하하..차라리 이 한몸 희생하야.....
에고..수다 떨다가 슈퍼를 그냥 지나칠뻔 했네요..
우리 딸래미 좋아하는 아이스크림도 사고, 담배도 좀 살까?
하하..담배 끊어야 하는데 참 어렵더라구요..
울 마누라 잔소리 또 나올텐데..으휴..
아파트가 있는 작은 언덕을 넘고 있었죠.
" 은비아빠...퇴근하시나보네..??"
" 네..반장 아주머니..안녕하세요?"
" 은비아빠는 인상도 좋으시고, 얼마나 자상하셔..
은비엄마는 복도 많네요."
언제나 주부들 모임을 주동하는 반장 아주머니죠.
바른말 잘하기로 소문난 양반이 오늘은 어째 좋은말을 하실까?
하하..뭐..듣기는 좋군요..
" 띵동~~~~~~~
띵동~~~~~~~~"
어? 집사람이 없나? 이상하네..왜 아무 소리도 안나지?
찰칵~~~~헉...현관문이 열려있잖아..?
집안에 들어서니..이건 가관이군요..!! 에휴..
거실은 은비가 어질러 놓은 장난감 천지..
한쪽엔 개키다 만 빨랫감들..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도 들리고..
집사람들 찾아보니 안방에 돌쟁이 아들이랑 둘이 대자로 뻗어
잠을 자고 있군요...
에구구..참내..요즘 세상에 문까지 열어두고..
"이봐... 여보..나 왔다구..일어나봐..좀..!!"
"응? 으응? 앗...뭐야...?"
"뭐긴 뭐야..당신 남편도 못 알아봐..? 으이구..
대문은 다 열어놓고 잘한다..
요즘이 어떤세상인데..이 사람 정신을 어디다 두고.."
"응? 대문이 열렸다고?
이눔의 지지배가 잠그고 가랬더니만.."
딸아이가 친구네 놀러가면서 열어두고 간 모양입니다.
"그나저나 당신 웬일이유...후훗..오래살다 볼일이네..
잠깐...얼른 저녁 해서 먹자구.."
나 이거원, 애기를 둘 낳으면 이렇게 건망증이 생기는 건가요?
아무리 졸려도 그렇지.. 문은 잠궈야지..
오랫만에 집사람은 된장찌개를 끓였더군요.
뭐..엄마 솜씨는 못미치지만, 나름대로 노력한 맛이 나네요.
칭찬을 좀 해줬더니만 저녁내내 싱글벙글..
일찍 왔다고 이쁘다고 하는둥..에거..남편인지 아들인지..원..
애들이 곤히 잠든 밤..
TV나 보다 자려고 누웠지요.
그런데 이 사람 어디간거야?
애들옆에서 또 잠이 들었나 싶어서 건너가보려고 하는순간,
뜨악.....!!!
순간, 야시시한 잠옷을 입고 나타난 울 마누라...!!!
으악...
예상도 못하고 갑자기 덮침을 당했습니다...흑흑..
럴수럴수 이럴수가..
아..이 부분은 19세 미만 불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