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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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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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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회]


BY 봄햇살 2003-05-31

<17>

강형사는 얼마전 사표를 내었다.
영과의 결혼날도 얼마 남지 않았고 스스로도 경찰로서 양심에 허락이 안되는 면도 있고 영역시 뭔가 신경쓰는 분위기어서 서둘렀다.
가급적 영과관련되는 모든 파일이며 자료들을 남몰래 파기하고
송형사에게 이일의 전부를 인수인계했다.

-선배 뭐하는 짓입니까. 저보고 이걸 어쩌라구요?-
-자식 그래도 니가 젤 낫다. 열심히 수사해봐라. 알겠지?-
-하긴 요즘 일이 안벌어져서 선배대보단 덜 쪼이긴 하지만
그래도 영 맡고싶지 않다구요. 아시죠?-
-그래 범인잡을 날만 기다리고 있을께. 잘해라..-
-근데 선배 사표는 왜 내는 거에요?-
-나 결혼한다.-
-예? 아 축하해요. 정말로.-

송형사는 놀라면서 진심으로 기뻐했다.

-이제야 생 날라리를 잡아줄 형수님이 계시네요.. 정말 좋네요.-
-그만둔다고 이제 맞먹겠다는 거냐?-
-그게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근데 왜 결혼하면서 사표를 내냐고요.-
-니 형수가 이일을 싫어해. 위험하다고.-
-그렇다고 일을 그만둬요?-
-너도 알다시피 나도 이일에 별 애정있는건 아니였어.
하여간 결혼식때 꼭 와라.-
-물론이지요.-

강형사는 사표가 수리되었다는 얘기를 듣고 짐을 쌌다.
다들 말리고 했지만 마음을 바꿀 생각은 전혀 없었다.
형사를 계속 한다면 그건 강형사에게도 영에게도 늘 마음을 짓누르는 무거운 돌덩어리같은 일이 될것이다.
그리고 영에게 사직한 사실을 알려주었다.
영은 기뻐하면서도 미안해했다.
강형사는 영을 위로했다. 스스로도 별 애정이 없는일이라 마음이 그리아프진 않았지만 허전하고 아쉬운건 사실이었다.
영의 옥탑방에서 둘은 술잔을 기울였다.
영에게 강형사의 집으로 들어와 살길 권했지만 영은 결혼식을 올리기전까지는 그러고 싶지 않다고 해서 이렇게 아직은 따로 살고 있는것이었다.

-미안해요. 정말미안해요. 강형사님..-
-그런소리 자꾸하면 화낼거에요.. 나 영씨위해서라면 모든걸 버릴 각오가 되있다구요.-
-고마워요. 앞으로 근데 어떡하실거에요?-
-음 남편이 백수될까봐 벌써 바가지 긁으시는거에요?-
-아니에요 그런거 아닌거 알잖아요.-
-농담이구요. 몸 건강한데 할거 없겠어요. 모아논 돈도 약간 있고.
사실은 선배가 경영하는 회사에 들어갈까 해요.
이벤트 회산데 그분야에선 짱짱해요. 저도 그런거 좋아하고.-
-형사님이 그런쪽으로... 정말 미안해요. 당신한테 어떻게 은혜를 갚죠?-
-한번만 더그러면 정말 화낼거에요. 그것보다도..-
-?-
-영씨 기분나쁘게 생각하지말고.. 정신과 치료를 한번 받아보면 어때요.-
-그런건 별론데...-
-영씨가 이상하다는게 아니고 힘들었으니까..
그 이유나 좀 알고 앞으로 조심할려구요.
형사생활하면서 잘 아는 의사선생님이 있어요.
낼 같이가요..-
-알았어요.-

영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내키진 않았지만 앞으로 평생 그가 하자는건 뭐든지 할것이다.
죽으라면 죽을것이고 지옥으로 가라면 갈것이였다.
그는 그녀에게 새인생을 열어준 고마운 은인이고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랑해본 그리고 자기를 사랑해준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