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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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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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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BY 봄햇살 2003-05-30

어제 아줌마의 날 행사다녀왔어요.
선물 푸짐히 준다는 말에 솔깃해서 얼떨결에 신청해놓고 귀찮아서 안갈려고 했는데 명함파 놓았다는 말에 어제 가지러 안가면 버려질 내 이름이 싫어서 안산에서 대방까지 허위허위 한시간 넘에 걸려 도착해서 갔는데..
휴~~ 여기 왜왔는지. 박수부대도 아니고 열나게 박수만 치다 왔답니다.넘 잼없어서리 선물 받아 갈라고 했더만 또 행사를 끝까지 봐야한데서 올라가서 4,500원짜리 밥을 먹었는데 어찌나 맛이 없던지요.
평소 6,000원짜리 밥이라는데 할인해서 그가격이라더만 제가보기엔 전형적인 회사짬밥수준으로 한 3,500원 정도면 맞겠더만요.
내려왔더니 다른 아줌들이 다 선물을 챙기길래 휘리릭 가서 선물받아갖고 집에 왔어요.
진작 줬으면 그 밥을 안먹었을걸..
창가에서 혼자서 궁상맞게 밥먹는데 서글프드라구요.
선물은 김소형 미식 열포랑 화장품 샘플이네요..
별로 그런거 안좋아하지만 억울해서도 열심히 타먹으려고 합니다.
집에 도착하니 세시가 넘었더만요.
하이고 버려진 내시간 돌려도..
하여간 열심히 해서리 내년엔 입선이라도 상타보렵니다.
서러워서리..
이제 얘기 들어갈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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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영씨.
저보고 뭘 이해하라는거에요?-

영은 눈물을 흘리며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어릴적 원장에게 당해온 이야기며 도둑질을 시작한 계기,
그리고 첫 살인.. 첫살인에서 각성된 또다른 사악한 영에 관해..

-생리가 시작되면.. 끔찍한 고통이 밀려와요.
간단한 도둑질할때는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저를 그렇게 지독하게 괴롭히던 그 백화점 놈을 처음으로 죽일때
'그녀'가 나타난 거였어요..
사람을 죽일땐 저의 기억은 전혀 없어요. 정신을 차리면 '그녀'
는 사라지고 일은 깨끗하게 처리되어있어요.
마치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완벽하게.
아마도 강형사님은 '그녀'를 영원히 잡지 못했을거에요.
'그녀'는 예술같이 그일을 처리하니까요.-
-이해가 안되요. 저보고 그걸 믿으라는거에요?-
-믿고 안믿고는 강형사님 자유에요. 절 사랑했다면 한번쯤
절 믿어주세요.
어쨋든 저도 죄가 없다고는 할수 없어요.
저도 그일을 어느정도 즐긴것도 있고 원장을 죽였을땐 '그녀'에게
고마운 마음까지 들었죠.
그리고 뭣보다 '그녀'는 나니까요. 제가 죄값을 받아야죠.-
강형사님께 잡혀갈께요. 그게 좋아요.-

조용히 두손을 내미는 창백한 그녀를 강형사는 와락 안았다.
그리고 두사람은 밤새 눈물을 흘렸다.

영은 강형사의 무릎을 베고 잠이 들어있다.
피곤하고 아파보인다.
강형사는 영이 애처로왔다.
그녀와 이야기하며 강형사는 영을 확실히 믿게 되었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야. 그건 알수 있어.
그녀가 지금껏 살아온 삶이 너무 기막히고 아프다.
강형사는 영이 깰까봐 조심스레 영의 머리카락을 만진다.
그녀를 지켜줘야해. 지금 내가 손을 놓으면 영은 지옥으로 떨어진다.
영의 손을 끝까지 잡아줘야해..
그대로 영이 깰까봐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영을 바라보며
영을 가만히 어루만지며 강형사는 영이 일어나기만을 기다렸다.

영이 눈을 뜬다. 거의 반나절이 지났다.

-강형사님.. 꿈에 제가 감옥에 갇힌 줄 알았어요.
일어나서 제 방인걸 알고 너무 기뻣어요.
우습죠? 신고하라고 해놓고요..
이제 가요.. 강형사님 저 많이 배려해 주셨어요.-
- 나.. 신고안해요. 영씨.-
-강형사님 왜그래요..-
-영씨 잘못아니에요. 그리고 영씨 말대로 완벽한 처리에요.
증거도 없어요. 완전범죄될수 있어요.
앞으로 영씨 그런짓 안할거니까..
사람들 생각보다 머리 나빠요.. 점점 잊혀질 거에요.-
-강형사님.. 그러지말아요. 형사잖아요.-
-형사.. 그래요. 나 형사죠. 그럼 그만두면 되요.
그만두면 나 형사 아니에요. 그죠?-

영이 또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울지말아요. 이제 영씨 눈물흘릴일 없게 행복하게 해줄께요.
나랑 결혼해요.. 아기도 낳고..
영씨가 말하는 '그녀'가 나타나지 않게 평생 지금처럼 아니 지금
보다 더 잘해줄께요.. -

강형사는 영의 옷장속의 속옷서랍에서 선물포장을 꺼냈다.

-바보같이 변태도 아니고.. 영씨 놀래켜줄려고 속옷서랍에 넣어두려다.. 그걸 안봤으면 좋았을걸요.. 영씨도 안힘들고요.
풀어보세요.-

영은 선물을 풀고 소리내어 크게 울기 시작했다.
반지와 속옷..
내가 그런짓을 저지르지만 않았다면 속옷서랍속의 속옷선물과 이 편지를 보고 얼마나 행복했을까.. 여느 여자처럼..

-야하죠? 이거 첫날밤에 입어달라고 말하려고 했어요.
넘 변태처럼 보지 마세요.. 남자들 다 그래요..-

강형사는 반지를 영에게 끼워주며 말했다.

-사랑해요. 영씨안의 '그녀'까지 사랑해요.
이제 그녀도 맘고치고 영씨앞에 다시는 얼씬못할거에요.
이제 힘든일 없을거에요. 행복하게만 해줄께요.
결혼해 주세요. 그속옷 입은거 보고싶어요.
영씨 가지고 싶어요. 영씨가 낳은 제 아이 보고싶어요.
결혼해 줄수 있죠?-

영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강형사님 미안해요. 제가 너무 뻔뻔해서 강형사님 제안 거절 못하겠어요. 저도 행복하고 싶어요.
잘할께요.. 정말이에요..고마워요..-

그리고 영은 준비해둔 시계를 강형사의 손목에 채워주었다.

-강형사님 바쁘셔서 이런날 기억못할줄 알았는데..
백일선물로 저도 마련했거던요..-
-반지랑 시계라.. 진짜 결혼예물 같네요.-

강형사는 시계를 보며 흐뭇해했다.

-영씨.. 오늘이 우리 결혼날이에요. 서로 예물도 주고받았어요.
이제 영씨는 제 아내에요. 알았죠?
앞으로 내가 지켜줄께요.. 내 아내는 내가 지켜요..-

강형사는 영에게 입을 맞추었다.
바르르 떨리는 영..
그리고 그날이 그 둘의 첫날밤..아니 첫날 낮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