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룰루룰루~~~~
강형사는 휘파람을 불며 걸어가고 있었다.
오늘은 그녀와 사귄지 딱 100일이 되는날이다.
그녀는 자신에게 있어 복덩어리였다.
그녀와 사귄후 일단 그 징그러운 사건이 터지지 않아 좀 편하게 살수 있었고 인생자체가 백팔십도 바뀌어 버린듯 하루하루가 행복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범인이 맺어준 인연..
그는 그 범인이 눈앞에 있다면 입이라도 맞추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가 영을 자신에게 보내주었으니 말이다.
아직 여전히 그 범인을 잡을 증거도 묘연하고 별 진전도 없다.
하지만 그가 더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그는 그가 할 수 있는한 조용히 넘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어쨋든 범인은 그에게 있어 배필을 마련해준 일등 중매쟁이인 셈이니까...
강형사는 그녀에게 줄 고급 속옷과 반지를 샀다.
알이 작은 다이아몬드 반지와 목걸이..
그는 나름대로 엄청 무리를했다.
알이 커서 맘에드는건 집이라도 팔아야 장만할 정도로 입벌어질 금액이였고 지금껏 모은돈의 상당부분을 이 보석을 사는데 투자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영이 이 목걸이와 반지를 한다면 갓 세상에 내려온 천사처럼 아름다울 것이다.
이 보석을 하고 선물한 속옷만을 걸친 영을 생각하며 강형사는 얼굴이 붉어졌다. 몸이 뜨거워지는 기분.
그것만으로 그녀에게 죄를 진것 같아 도리질을 하며 영의 집으로 향했다.
영과 사귀며 강형사는 거의그녀의 집을 자신의 집처럼 드나들었다.
이젠 자기집보다 더 편한 공간이 된것이다.
하지만 영은 그와 어떤 육체적 접촉도 하지 않았고
강형사는 그점이 몸달았다.
이번에 백일선물로 속옷을 마련한것도 그 영향이 있었다.
강형사는 그녀가 없을때 옷장 깊숙히의 속옷장에 자신이 선물한 속옷과 반지를 넣어놓고 올것이다.
그녀는 옷장을 열어보고 놀라지만 기분나빠하진 않을것이다.
편지엔 그녀에게 청혼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솔직히 그녀의 속옷을 평생 빨아주는 사람이 되고싶다.
하지만 너무 민망해서 건전한 내용을 쓴것이다.
그녀는 놀라고 또 행복해 할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청혼을 승낙할 것이다.
강형사는 달뜬 기분으로 영의 집으로 향했다.
영은 지금 집에 없을 시간이다.
조금있으면 영이 돌아온다.
그전에 빨리 이 선물을 옷장속에 넣어두어야 한다.
영의 얼굴이 붉어지며 놀랄생각을 하며 강형사는 미소를 띠었다.
옷장속의 그녀의 속옷서랍을 열었다.
브래지어 하나를 꺼내 얼굴에 대어본다.
변태같은 자식.. 강형사는 킥킥 거리며 선물을 집어 넣는다.
그런데 저 구석에 뭔가 시커먼 비닐봉지에 쌓인 무언가가 있다.
도대체 뭘까..
강형사는 보지 않으려다가 궁금해서 열어보기로 했다.
영에겐 봤다고 솔직히 얘기할거다.
이왕 내 마누라가 될 여잔데 뭘..
딱딱한 뭔가가 있다.
비닐봉지를 잡는 순간 기분나쁜 소름이 온몸에 돋는다.
형사로서의 직감..
뭔가 기분나쁜거다.
나의 천사의 속옷서랍에 있는 이 기분나쁜것은 무엇일까..
덜덜 떨리는 손..
봉지를 열어본다.
이런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