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씨가 원한다면...-
강형사는 마른침을 삼켰다.
-이깟밥. 매일 해드릴수도 있어요?
어때요 낼부터 당장오면요?-
-후후.. 강형사님 그렇게 한가하세요?
범인은 언제잡으실려구요?-
영은 스스로도 자신의 뻔뻔함에 놀랐다.
영과 강형사는 마치 부부처럼 스스럼없이 밥을 먹고
강형사가 사온 과일과 맥주를 먹고 티비를 보았다.
영이 항상 꿈꾸던 그런 평범한 삶..
그런것을 강형사가 느끼게 해준것이다.
<10>
영과 강형사가 만나게 된지도 거의 한달이 다되어갔다.
강형사는 영에게 어떤것도 요구하지도 않고 그저 모든것을 베풀어주었다.
강형사를 만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사랑이란게 이런거구나
하고 느낄만큼 강형사는 영에게 모든것을 다 해주었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두사람은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강형사야 이미 영에게 푹빠진 상황이었지만
영은 아마도 강형사 아닌 다른 어떤 남자도 이런 대우를 그녀에게
해주었다면 아마도 누구든 사랑했을거다.
사랑이 그리운 영이었다.
한번도 사랑을 받아본적이 없기 때문에 그녀는 항상 사랑에 목말랐다.
하물며 그녀를 끔찍한 범죄에 들이게 해준 그 백화점 직원에게조차
그녀는 사랑을 갈구했으니..
그리고 영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시간인 달거리가 돌아왔다.
이상하게도 영은 고통스럽지가 않았다.
전에는 생리가 시작되면서 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시작되고
'그일'을 해야만 몸이 회복이 되었는데 지금은 마치 여염집 다른 여인네들의 그것처럼 아무 고통 없이 그냥 지나가고 있었다.
영은 신기했다.
사랑의 힘..
영은 사랑의 힘이 얼마나 큰것인가를 깨달았다.
그리고 아무일 없이 이번 기간을 보내었다.
영은 행복했다.
강형사가 자신을 평범한 여자로 만들어 준것이었다.
<11>
-이상해요 정말..-
강형사와 영은 그날도 영화를 보고 전망좋은 까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
갑자기 내던진 강형사의 말에 영은 의아했다.
-뭐가 말이에요? -
-지금쯤 터질때가 ?榮쨉?.-
-뭐.뭐가요..-
-지하철 말이에요. 보통 한달주기에요.. 참나 여자들 생리주기도 아니고. 아 미안해요. 숙녀를 앞에두고..
한달에 한번정도 이사건이 터져야 되는데 이번달엔 잠잠하단 말야..
덕분에 이렇게 영씨를 만나고 있지만요.
막상 터지면 한 일주일은 또 밤을 새야되요.
땡땡이도 절대 불가죠.
아무래도 영씨가 저한텐 행운의 존재인가봐요.
그놈도 우리가 잘되길 바라는건가? 하하-
내가 바로 '그놈'이에요. 강형사님이 얘기하는 '그놈'이요.
-어 영씨. 안색이 왜그래요.
아 미안.. 영씨한텐 그런얘기하면 안돼는데..
그런 무서운일. 영씨같은 공주님이 생각하면 안돼는일이죠.
정말 미안해요. 그래서 제가 영씨앞에선 일얘기 안하는데..
이런.. 조용하니 너무 좋아서 그랬어요. 정말 미안해요.-
-아니에요 강형사님. 그냥 갑자기 빈혈이 도져서요..-
-이런. 약은 잘먹고 있는거에요? 제가 영양관리를 나름대로
해드렸는데 왜그래요? 괜찮겠어요?-
-집에.. 집에갈래요. 좀 피곤해져서요.-
-하여간 요놈의 주둥이가 입방정이에요.. 요놈요놈-
자신의 입을 치며 익살을 떠는 강형사가 우스워서 영은
피식 웃고말았다.
그대로 집에와 강형사를 보내고 영은 통곡을 하고 말았다.
앞으로 어찌해야 하는가..
강형사가 영이 범인임을 안다면..
설사 몰라도 평생 그짐을 지고 강형사를 볼수는 없는 일이었다.
강형사를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영은 점점더 행복하면서도 괴로워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