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글이 시점이나 이야기가 왔다갔다 해서 이해를 돕기위해 소단락을 나누었습니당..*
<5>
영은 그날도 늘 그랬듯이 방에 커튼을 두껍게 치고 예스터데이를 듣고 있었다.
나지막히 따라부르고 있노라면 자신이 무의식중에 정신없이 저지른 모든 일들이 잊혀지고 편안한 안식을 찾는것이었다.
영에게 있어 이 노래는 살인을 시작하기 위한 전주곡이고 살인후의 마음의 평안을 찾기위한 찬송가인 것이었다.
그렇게 어두운 방에서 한없이 잦아들고 있는 그녀에게 강형사의 방문은 심장을 콩닥이게 하는 두려운 일이었다.
밖에서 사람을 찾는 남자의 목소리를 듣는순간 그녀는 심상치 않은 방문일 것이라는것을 감잡았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그의 신분을 확인했다.
아이나 다를까 그는 형사라 했다.
그녀가 상상하던 형사라는 이미지와 너무나 다른 뺀질거리는 이미지의 그는 그녀를 보며 실실거렸다.
느끼하군 너무나 느끼해
그녀는 그를 보며 한심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을 잡을수 없을거라는 생각을 했다.
-몇가지 알아볼게 있어서 왔어요 아가씨.-
-뭔가요.-
-**고아원을 나오셨죠?-
-저에겐 기억하고 싶지 않은곳이에요.
무슨일인지 모르지만 대답하고 싶지 않군요.-
-아 죄송합니다. 사실은 거기 원장이 죽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살해죠.. 살해당했어요.-
그녀의 맑은 동공에 놀라움과 두려움이 깃들었다.
강형사는 그녀의 눈빛을 보며 그녀는 백번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짓을 할 사람은 아닐거라는 확신을 했다.
천사가 화신을 해도 그녀처럼 아름답지는 않을것이다.
그녀가 나직하게 말했다.
-잘됐군요-
_네?-
-잘됐다구요. 잘됐어요 정말로.
죽어도 싼사람이에요. 세상에 있어서는 안될사람있죠?
그런사람이에요.
이번에 죽지 않았다면 제가 죽였을거에요.
마음속으론 몇백번도 더 죽였으니까요.
잔인하게 말이에요.-
-이봐요 아가씨.-
-형사님이라고 하셨죠? 여기까지 찾아오셨다면 제가 어떤꼴로
그놈에게 당했는지 들으셨단 얘기군요.
아시다시피 전 아주 어린아이때부터 그놈에게 당했어요.
지금껏 정신적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보시는것처럼 사는것도 이모양이고..
잊고 살려고 했어요.
더이상 그 생각 하고싶지 않았어요.
가주세요.
영은 강하게 강형사를 밀어냈다.
강형사는 마음한구석이 강하게 아파오는것을 느끼며 그녀의 집을 떠났다.
그녀는 범인이 아냐. 그건 확실히 알수있어.
그건 그렇고 그 새끼는 저런 여자한테 도대체 무슨짓을 해온거야.
젠장..
강형사는 투덜거리며 산동네를 내려왔다.
그녀정도라면 제대로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서 제대로 된교육을 받았다면 최상류층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미모와
웬지모를 교양미를 갖추고 있었다.
도대체 그녀에게 이동네가 맞기나 한건지..
강형사는 화가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그리고 금방떠나온 그녀의 집에 다시가서
그녀를 다시 보고싶고 여린어깨를 안아주고싶은 충동을 억눌렀다.
<6>
영은 형사를 보내놓고 가슴을 쥐고 주저앉았다.
잡힌다면 잡힌다면 자신의 인생은 어떻게 되는것인가.
그녀가 원해서 저지른 살인도 아니다.
그저 매달 찾아오는 달거리기간동안 자신이 아닌 어떤것에 끌려 저지르게 되는 죄악을 그녀가 책임지기엔 그녀가 억울했다.
그리고 죽은놈들은 다 그럴이유가 있는것이었다.
그 백화점 직원놈은 말할것도 없고 나머지 놈들도 다 자신을 그저 농락하려 할 뿐이었다.
하다못해 노숙자까지..
그리고 이번 원장놈은 평소 자신이 강하게 염원하던 일을 해준것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원장에게 반성할 기회도 주었지만 그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녀가 원장에게 전화를 건것은 일주일전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