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백화점에서 리시버를 꽂고 다니며 안내를 하는 -정확히 하자면 영같은 좀도둑을 잡는 -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건장하고 잘생긴 그는 얼굴로 명문 여대생을 꼬셨는데 그녀가 그의 정확한 직업을 알고 그를 피하자 난감해 하는 중이었다.
일을 마치면 그녀주위에 어른거리며 그녀가 다시 마음을 열어주기만을 기다렸으나 그녀는 그를 보면 마치 괴물을 보듯 도망가기 바빴고 그는 그녀로 인한 스트레스가 발생할때마다 영에게 풀었다.
그러나 영은 그에게 농락당하면서 문득 그가 영을 사랑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순진한 착각마저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가 유난히 영을 탐닉하며 난폭하게 관계를 끝낸 어느날 조용히 그에게 자신을 혹시 사랑하는것이냐고 물은 영에게 남자는 영의 얼굴을 향해 침을 뱉아주었다.
-니 주제를 알아. 이년아. 도둑년주제에.
너같이 천한게 사랑같은말 입에서 튀어나오는게 신기하다.
주제나 파악하고 넌 내가하라는대로 다리만 벌려주면 돼.-
영은 심하게 상처받았다.
그리고 그의 손길을 피하기 위해 그녀의 지하방을 떠나 여기 옥탑방으로 집을 옮겼다.
제발 그가 자신을 더욱 상처주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예상했던대로 그는 자신을 간단히 찾아냈다.
그리고 엄청난 폭력을 휘두르고 그녀를 협박했다.
그녀가 그를 벗어날 방법은 없는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벗어날 방법을 찾아내었다.
심한 생리 통증으로 괴로워하던 어느날 그녀는 평소습관대로 한보따리의 물건을 훔쳤으나 여전히 괴로웠고
무언가 몸이 따른 어떤것을 시키고 있다는걸 알게되었다.
그녀는 몸이시키는 어떤것을 강력히 거부했다.
그것은 그녀가 생각해도 너무나 두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몸안에 다른 존재하는 무언가가 그녀의 몸을 조종했다.
그리고 일을 끝마쳤을때 그녀는 평생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쾌감으로 미친듯이 웃고 있었다.
눈에 눈물이 범벅이 되었지만 마음은 마치 마약에 중독된것처럼 들뜨고 행복했다.
그리고 그녀는 몸이 시키는대로 그의 성기를 잘랐다.
날이 잘선칼은 사후발기된 그의 단단한 성기를 마치 무자르듯 싹둑 가볍게 잘랐고 그녀는 그것을 보물처럼 보관했다.
몸안의 다른인격은 무서운 힘으로 그의 시체를 처리했고 그녀는 흔적없이 말끔하게 주변을 정리했다.
그리고 집에돌아와 음악을 들으며 정신을 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무슨일을 했는지 인식하고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기시작했다.
그녀는 그녀가 무슨일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정신이 아득해지며 눈앞에 붉은 피가 정신없이 튀었다는것만 생각날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그녀는 통곡을 했다.
그녀자신이 저지른 일이 너무나 끔찍해서..
앞으론 도둑질 대신에 다른것을 해야될것 같은 불길한 마음이 들어서..
그녀안에 새롭게 탄생한 어떤 존재가 두려워서..
그녀는 그밤을 통곡하며 지새웠다.
하지만 이제 자신이 끔찍했던 그놈에게 복수를 했고 그놈에게 벗어날수 있다는 사실에 일말의 안도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그날 그녀는 자신안에 깊숙히 숨어있던 존재와 손을 잡았다.
그녀가 앞으로 저지를 엄청난 범죄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