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수확물이 생기고 나서 그녀는 매달 그녀에게 어김없이 찾아오는 끔찍한 고통에서 해방되는 법을 알았다.
처음엔 자신이 도둑질을 한다는것이 용서가 되지않아서 물건을 훔치고 나서 오는 절망감에 괴로웠으나 차츰 그녀의 수확물이 쌓여가면서 그녀는 그 일을 즐기기 시작했다.
-잠깐 나쁜짓 한번이면 일주일이 편하다..
영은 자신을 위로하며 차츰 남의 물건을 훔치는일에 탐닉하기 시작했다.
생리몇일전부터 그녀는 극도로 우울해진다.
그리고 어두운 지하방에서 몸을 웅크리고 비틀즈의 시디를 들었다.
비틀즈의 음악은 그녀를 위로해 주는것은 절대 아니었다.
비틀즈의 음악을 들으면 생기가 생긴다던가 그런것은 절대 아니고 깊은 늪속으로 몸이 서서히 빨려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한없이 잦아드는 그런기분을 만끽하며 배가 찢어지는 고통과 함께 몸속의 선혈이 흘러나오기 시작하면 그녀는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되는데로 물건을 훔치는 것이었다.
처음엔 비틀즈의 시디를 종류별로 갖다놓고 그리고 작은 악세사리며 책들..
신기하게도 물건을 훔치고 나면 그녀의 아픈머리와.. 미칠것같은 정신과.. 배아픔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었다. 묘한일이었다.
물건을 훔치고 나면 일상으로 돌아갈수 있었다.
그녀는 정신이 돌아오면 그날의 수확물을 감상하며 흐뭇해하는것이었다.
처음의 죄책감은 이제 온데간데 없었다.
그녀는 차츰 대담해져갔다.
동네 작은 가게에서 제법 큰 시내의 번화한 가게로..
그리고 백화점으로..
그녀의 수확물은 이제 제법 값지고 좋은 것들이었다.
백화점은 특히 단속이 심하다지만 영에게는 상관이 없었다.
도둑질에도 요령이 있어서 그녀는 마치 숙련된 기술자처럼 백화점의 고급물건들을 재빠른 손으로 훔쳐서 집에 차곡차곡 저장해놓았다.
그러던 어느날 그날도 그녀는 가방에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물건을 쑤셔놓고 있었는데..
누군가 영의 어깨를 조용히 잡았다.
두근두근.. 심장이 미친듯이 요동쳤다.
영의 뇌리로 원장이 미친듯이 휘두르던 그 혁대의 형상이 떠올랐다.
-어떤식으로든 죄값을 받을수 밖에 없어..
영은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그남자의 처분을 기다렸다.
남자는 나직하게 속삭였다.
-망신당하기 싫으면 조용히 따라오시죠..
영은 후들거리는 다리를 겨우 지탱하며 남자를 따라갔다.
직원의 휴게소 같은 곳으로 따라들어가 남자앞에 섰다.
남자는 방문을 잠그고 소파에 몸을 깊숙이 기댄다.
담배를 한모금 물고 영의 얼굴로 연기를 내뿜었다.
-내가 아까부터 널 유심히 봤어.. 완전히 기술자더만..
-죄송합니다. 한번만 한번만 봐주세요.. 다시는 여기서 이러지 않겠
습니다.
-여기서 이러지 않는다? 후훗 그럼 다른데서는 또 이짓을 하겠다.
남자는 영을 옆에 앉혔다.
남자는 영에게 훔친물건의 목록을 대게 하고 그녀에게 작은 녹음기를 보여주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대화가 녹음이 ?獰?. 니가 도둑질을 한 증거가
될 거야.. 이제부터 너랑 나만의 대화로 하지..
간단하게 말할께.. 난 널 경찰서로 데려갈거야..
곱상한 얼굴하고 이짓거리 하는 너같은 것들을 제일 경멸해..-
경찰서란 말에 질린 영은 그에게 무릎을 꿇고 빌기 시작했다.
그는 비열한 미소를 지으며 영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아까부터 너 지켜보면서..
그는 영의 손을 자신의 성기에 가져다 댔다.
-흥분이 되서 견딜수가 없더군..
직업적으로 안될일이지만.. 널 한번만 용서하지..
대신 널 갖게해줘..
그방에서 그녀는 그에게 당했다.
원장과의 그 끔찍한 섹스..
그만큼 아니 그보다 더 끔찍한..
그녀는 그날 그에게 강간을 당했다.
그리고 그의 비밀스런 여자가 되었다.
그가 원하는 시간에 나가고 그가 원하는 체위를 하고 그가 원하면 무엇이든 다해주는 그런 여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