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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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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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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BY prizia 2003-04-25


깜박 잠이 들었었나보다.
책이 떨어져 있는것을 주으며 시계를 보니
밤12시가 넘어있는데 아직 전화도 없는 남편..
금요일밤은 어김없이 늦게 취해서 돌아오는 남편에게
이젠 화를 내는데도 지쳤다.
음주운전에 사고가 없기만을 바랄뿐.. 화를 안낸다곤 하지만
기분좋지않은 감정까진 숨겨지지 않아서 언제나 싸움처럼
되는 주말..
오늘도 언제나와 똑같겠지..그냥 자버리자 자는척이라도 하자!
거실불도 끄고 작은방 애들이 누워있는 침대 모서리에 살짝누웠다. 
오늘의 외출에 피곤했던지 꼼짝안하고 자는 아이들.
쌔근쌔근 숨소리에 젖냄새같은 유아특유의 냄새가 나는 아이들..
내년에는 유치원에 입학하고 그럼 좀 자유로워질까?
내새끼들..내가 이렇게 두아이를 낳은 엄마라니..
이렇게 예쁜 천사들을 둘이나 보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자는아이들 손을 꼭쥐고 기도했다.
하느님..이 천사들을 지켜주세요
건강하고 착하게 잘 자라나도록 도와주세요
저의 부족함을 도와주세요 아멘!

그리곤 잠이 올듯말듯 한데 어렴풋 엘리베이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듯했다. 잠시후 현관벨소리.. 모르는척 가만 있었다.
부시럭 짤까닥 열쇠로 문여는소리..애들 방문이 살짝 열렸다.
눈을 꼭 감고 자는척 했다.

- 뭐야 자는거야?

돌아가는 남편..부시럭 옷갈아 입는 소리, 샤워물소리..
다시 방문이 열리고 남편의 숨결이 가까이 와서 아이들 볼에 
이마에 뽀뽀를 해대고 잠결에 칭얼대는 아이들..
애들 이불을 단도리해주고는 번쩍 나를 들어안은 남편.
일순.. 비틀거린다. 술냄새..
발로 문을 열고 나를 안은채로 거실로 향하는 남편
언제나의 습관처럼 안방을 놔두고 거실로 가서는 카페트 위에
깔린 면패드 위에 나를 내려놓고 사정없이 간지럼을 태운다.

- 뭐야? 남편이 오지도 않았는데 잠을 자다니..

간지럼이 쥐약인 나는 소금뿌린 미꾸라지처럼 용틀임을 친다.

- 그만!그만!..우후훗..싫엇..싫단말야~

어느새 오디오에선 흐느적거리는 재즈가 흘러나오고 잠깨라고
온몸에 눌러대는 차가운 맥주캔의 감촉..
집 거실에서 이차를 치루는 남편..오늘도 남색의 새벽빛이
거실의 통창을 밝힐무렵에야 잠이 들겠지
오늘도 내가 원하든 안하든 완력으로 나를 섭렵할테구..

거친 사랑의 몸짓..
그리곤 내위에서 축 늘어지며

- 사랑해.. 
- .......

그대로 76킬로의 체중을 고스란히 내위에 올려놓은채로
잠이드는 남편을 조금씩 움직여 내려놓고 욕실로 향했다.
따뜻한 샤워물살에 몸의 이곳저곳을 맡기며
언뜻 드는 생각..

(그래.. 기록을 해보는 거야! 몇번 하는지.. 훗~)

냉장고에서 생수를 꺼내 마시며
조그만 수첩을 꺼내서 오늘날짜에 빨강색 프러스펜으로 
하트를 그려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