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는 예쁜 사내 아이다.
이제 막 사물의 이름을 알아가는4살박이.
생각해 보라 하루종일 집에서 장난꺼리를 찾는
사내아이의 부지런함을.
시골에서 자라는 경희는 골목길의 땅을 파던가
이님 제 장난감을 박살내던가
그것도 아님 제동생 인형의 몸을 박살낸다.거의 하루종일
어두운 비오는 밤이면 우리집 앞은
`어이쿠 어이쿠 또 이놈이 구뎅이 파났네,하는 소리땜에
동네아줌마들한테 미안해죽을 지경이다.
그래서 우리가 생각해 낸것이 가족들이
아이를 하루종일 말썽부리지 못하도록 심부름 꺼리를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걸레가져와라 .
빗자루 가져와라.
아이스크림 가져와라
신문가져와라.동생 기져기 가져와라.
동생 자는지 봐라.부엌에 물컵 가져와라.........
지도 인간인데 피곤할정도로 심부름을 시킨후에는
자전거 앞에 태워서 드라이브를 시킨다.
한시간 정도 그런후에는 목욕을 시켜서 잠을 재운다.
근데 그것도 매일하니 이놈이 코바람이 들어서
매일 자전거를 태워 노래까지 불러 달라고 조르는 통에 2달쯤하다 내가 지쳐서
경희를 할아버지께 인수 인계해 버렸다.
아버님은 손자인 경희를 달고 시내를 다니셨다고 한다.<참고로 이곳은 바다가 4킬로 떨어진 시골임>
매일 매일 할아버지의 자전거 앞에 앉아드라이브를 하다보니
아버님의 일과중 한부분은 아이의 드라이브코스였다.
물른 코스는 아버님 맘이 허락하는 곳으로 정해 졌지만말이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님은 친구분들의 모임에
금같고 옥같이 귀하고 귀한 손자를 데리고 가셨다.
아버님 친구분왈`야가 니손자가.
아버님 왈 `니는 이런 손자 아직없쩨,
아버님 친구왈`그럼 야가 협이<남편이름>새끼가.
아버님 왈`그래 이놈이 내 손자고 내 죽으면 제사밥 떠줄 놈이다.
그날밤 경희는 내게 말했다.
엄마 할배 친구들은 마카 바보다 할배도 바보고
<경희는 제일 나쁜말로 바보로 알고 있었다>
엄마 나는 `경희`잔아
근데 할배친구들은 내보고 손자라 하잔아
할배도 손자라카고.
엄마나 아빠가 할배친구들 만나면 혼내조라
나는 경희라고 예기하고 인자 손자라꼬 부르지 말라꼬 알았쩨
내가 아까도 할배한테 그랬는데 한번만 더 나를 경희라 안하고 손자라 하면 경찰서에 신고 한다 그랬다
4살먹은 아이가 손자가 뭔뜻이지 아들이 뭔뜻인지 어찌알까.
4살짜리 아이가 우리에게 웃음을 베풀었다.
경희야 너는 우리에게 싱그러운 웃음을 주는 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