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편]
"상우야, 대체 어딜 가겠다고 그러니 대체"
엄마는 거의 경기를 일으킬만큼 그가 집을 나가려는 것을 말리고 있었다.
상우는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한구석이 아퍼왔지만
그렇다고 멈출수도 없었다.
"죄송해요 엄마 대신에 자주 만니 뵙도록 할께요"
"정말 할아버지댁으로 들어가겠단 거냐?
다시 생각할순 없는거야, 응?"
"제 결심은 변함이 없습니다. 죄송해요 엄마!"
"나쁜자식! 오냐, 그래 갈테면 가라!
엄마야 살든말든...너는 니갈길로 가, 가버려!!"
"여보, 왜그래...어자피 우리도 알고 있던일 아니었소.
상우가 외국으로 떠났던 날부터. 그리고 우리 약속했쟎소"
"네, 그래요 그렇지만 막상 또 이렇게 이별을 할라니...
내맘이 아퍼서 그래요. 당신 맘 알아요
아들의 미래를 더 생각해주어야한다는 것을!"
"그래요, 그러니 고만 진정해요. 상우야, 넘 마음 쓰지 말거라.
엄마가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러니..."
"알겠습니다 아버님!"
상우는 두분을 향해 정중히 인사를 드린후 차에 올랐다.
"자, 갑시다!"
자동차가 출발하고 있었다. 서글픈 엄마의 모습과 그리고 아빠의 모습을
상우는 되돌아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는 후회하기 시작했다.
'차라리 되돌아 보지 말걸 그랬나봐. 이렇게 마음이 아프다니...'
그는 이내 고개를 돌리려했다. 그의 시야에 울고있는 엄마곁으로 달려가는
목련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왠지 마음이 흔들렸다.
그는 독한 마음으로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이것역시 이겨야하는 것이리라.
어자피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와 버렸고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나서 너무 늦어버렸다.
앞으로만 가자.
앞으로만...!
차는 미끄러지듯이 할아버지의 회사입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현관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할아버지와 만날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다가와 차에서 내리는 상우를 향해 걸어오더니
품안으로 따뜻하게 안아주시기 시작했다.
"할아버지!"
"잘왔다, 상우야!"
"이렇게 까지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허허, 무슨소리! 오늘 니가 오는 날인데...
이정도쯤이야 아무것도 아니지.."
"어쨌든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이곳에선 사장님이라고 불러라. 회사내니...
그리고 너도 직원일 바에야 나를 그렇게 부르는게 맞는 말일거다!"
"네."
할아버지는 자신의 전용 엘리베이터로 상우를 이끌었다.
그는 주변을 돌아본 이후, 운전기사를 향해 돌아섰다.
"김기사. 짐은 집으로 옮겨두도록하게."
"알겠습니다. 사장님."
"흠..그래, 그럼 수고하게."
운전기사가 인사를 하는 모습이 엘리베이터문사이로 보였다.
그렇지만 스르르 자동으로 문이 닫히니 그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상우는 한순간 긴장이 되어오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그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고있는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일을 하고
그리고 그 삶이 바로 이제부터 자기가 살아가는 삶,
살아내야하는 삶일 것이다.
"상우야 일단은 경험이 중요할게야.
일에도 순서가 있는법, 덥썩 네게 큰일을 맡길수는 없다."
"네 그정도는 각오되어 있습니다."
"좋다, 맘에 드는구나 역시! 내눈이 틀리지는 않았어!
일단은 총무부로 들어가라, 일을 익히도록 해,
그다음 잘되면 다른부서로 넘어가 보자꾸나."
"알겠습니다 사장님."
"허허, 그래, 그래야지 할애비는
널 지켜볼 것이다. 알을 깨뜨리고 나오는것도
그리고 병아리가 닭이 되는것도 네손에 달린거야
항상 그것을 명심하거라!"
"네."
"이봐, 강이사!"
"네 사장님"
"자리안내해주고, 다른사람들에겐 입도 뻥긋하지 말아요.
그냥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일 뿐이니까. 그리고 강이사도
자네 아랫사람으로서 대하고..."
"네, 알겠습니다."
"쉽지 않을거야, 권상우, 그래도 잘 하고오길 바란다.
나중에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날때까지..."
"그럼..."
상우는정중하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드리곤
강이사와 함께 그곳을 빠져나왔다.
"총무부는...많이 힘들겁니다. 아무래도 우리회사 얼굴인
사원들을 뽑아야하고 관리해야하고 그래서 골치아픈일도 많을거에요
그러니 각오를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네. 그러겠습니다 그보다...강이사님"
"예?"
상우는 강이사를 난감하듯 올려다 보았다.
"제게 말씀 낮추시죠. 전 한참 아래사원입니다.
그래야 남들이 보기에도 좀 더 자연스럽지 않겠습니까?"
"아..네."
"알겠네...라고 하셔야죠"
"허허, 이거참...알겠네"
"하하...네. 되셨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상우는 그를 향해서 90도로 절을 깍듯하게 드렸다.
그는 내내 쩔쩔 매고있는거 같아 보였다.
하지만 곧 익숙해 지리라.
"흠...흠..."
총무과에 강이사가 들어서자, 사원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에게 쏠리기 시작했다.
-쑤근쑤근.
"아아, 자자. 조용히 ....주목!"
사람들의 시끄럽던 소리가 일제히 정리되고
그의 위엄있는 모습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자, 새로 들어온 총무과 신입사원입니다 서로들 인사하세요
그리고 새로웠으니 모르는게 많을겁니다
여러분께서 알아서 잘 도와주도록 하세요!"
강이사는 상우에게 인사를 하라고 했다.
상우는 뒤에서 조용히 듣고 있다가 앞으로 쑥 나아가
고개를 숙였다.
"첨 뵙습니다.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 권.상.우.입니다.
잘 가르쳐 주시길 바랍니다 선배님들!!"
여기저기서 그를 향한 웃음과 함께 박수가 터지기 시작했다.
"잘왔어요. 상우씨."
"잘지내봅시다."
상우는 사원들을 돌아보며 밝은 미소를 되돌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