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인사만 나누고 백화점 꼭대기 커피?痔막?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도 뭐랄까..
아닌것 같은 느낌..
내 마음속으로는 X 표를 긋고 있었다.
'에구..오늘도 소개팅은 꽝이네..
그냥 차만 마시고 일어나야겠다.'
난 마침 유학준비를 하고있었다.
그동안 모아놓은 월급을 아껴가면서 외국에 나가길 고대했었다.
그랬기 때문일까..
상대가 마음에 들었다 해도 내 마음은 다른곳에 있는데,
별로인지라 그냥 하루만남이 되겠거니..싶었다.
그는 인상이 강해보였다.
이런저런 물음도 상당히 직설적인듯 했다.
아니다 싶었다..
자리를 옮겨 가겠다는 김선생과 그 시동생을 겨우 끌어당겨서
함께 식사를 했다.
나에게 잘 보이고 싶었던지, 그는 좀 비싼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안내했다.
'음식값 꽤나 나오겠네..'
그때까지만 해도 난 밥만먹고 집으로 올 심산이였다.
밥을 먹고 김선생과 시동생은 바로 가고, 또다시 어색하게도
그와 나만 남게 되었다.
"좀 걸을까요?"
홍대앞 이였다.
서울 촘놈인 나는 서울에 살면서도 홍대앞은 처음이였다.
그런 나를 놀란듯이 바라보는 그..
홍대앞 상점들의 불빛은 찬란했다.
간간히 나오는 상점의 커다란 노래소리가 어색함을 달래주었다.
밖에 파라솔이 펴진 어느 카페로 들어갔다.
"밖에 앉아도 되겠죠?"
"네, 그러죠.."
그때부터 그는 이런저런 얘기로 나를 웃기는가 싶더니,
꽤나 진지한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일본 유학시절 만난 아가씨가 있었단다.
너무 좋아해서 결혼까지 하고 싶었단다.
여자의 집은 캐나다...결혼 허락을 받으려고 갔지만,
그 가족들에게 많은 실망과 상처를 받고 돌아왔다.
그후로 삶은 엉망이였다.
이젠, 좋은사람 만나 행복하게 살고싶다..
그의 말은 그랬다.
나는 그가 처음만난 내게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말할줄은 몰랐다.
마치 친구의 비밀 얘기를 나 혼자 듣는것 처럼 두근거렸다.
'왜...나에게 이런말을 하는걸까...
숨겨도 그만인 과거사를....'
안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좋은 사람 만나지...불쌍한 마음도 들었다.
그는 애프터 신청을 했다.
내 삐삐번호를 적어주고는 돌아오는길..
'그냥 한두번 만나고 그만 둘 사람이겠지..'
그렇지만, 자꾸 머릿속엔 그의 안스러운 얼굴이 떠올랐다.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