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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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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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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BY 봄햇살 2003-04-15

-아내의 에필로그-

그에게 감질나듯 조금씩 나를 허락했다.
그는 나만보면 정신못차리는 사람처럼 나에게 푹빠진듯하다.
그의 방에서 키스를 하고 나는 그의 집으로 초대되었다.
돈이 많긴 많은가보다. 혼자서 이정도의 집에서 이정도의 인테리어를 하고 살다니.. 나는 그가 부엌에서 날 무언가를 해주기 위해 부시럭 댈때 조용히 집구경을 했다.
그리고 베란다로 나가는 순간 난 이상한 걸 발견했다.
그의 눈치를 보고 그가 날 보지 않는걸 확인한후 나가서 그것을 보았다. 그것은 망원경이었다. 망원경에 문외한인 내가 봐도 그것은 고급품이었다. 쯧쯧 한심한놈같으니 훔쳐보기나 한단 말인가.
슬쩍 들여다보니 내집이 보인다. 흠칫 놀랐다.
어쩐지 나를 보며 안타까워하는것 같더라니..
나의 지나온 날들을 어느정도는 알고 있겠구나 생각하니 수치스러우면서도 구태여 내가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에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남편에게 맞은 상처가 유난히도 선명하던 어느날 나는 그에게 내몸을 허락했다.
그는 내몸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운다.
남자가 이렇게 통곡하는건 처음보았다.
막상 당한나도 저렇게는 울어보지 않았는데..
나를 저렇게 애처로와 하다니.. 웃긴다.
그렇지만 한편으론 고마운 마음도 든다.
어느누가 나를 위해 이처럼 슬퍼하겠는가.
슬퍼해라. 마음껏 슬퍼하고 통곡하고.. 그리고 나를 구해주렴..
나를데리고 어디로 도망가도 좋고..
하지만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뱀같은 내남편이 꿈틀대며 나를 쫓아올것이기 때문에..
늘 상상하던것..남편을 죽이던 상상..
용기가 없어 내손으로 하지 못했던 일을 생각보다 쉽게 이사람이 해줄지 모른다.
나는 그를 만나면서 마치 주문처럼 남편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말을 되풀이 하곤했다. 순진한 그남자는 너무나 쉽게 그말을 이해한듯 하다.
이해만 하지말고 실천을 해주면 좋겠다.
하지만 이남자가 그럴수 있을까..
이 남자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
아침에 남편이 바깥에서 일이 끝나 일?올테니 집에 있으란 말을 듣고 나는 계획을 짰다.
그는 내가 없으면 나를 찾아 다닐것이다.
먼저 헬스클럽을 갈것이고..
아이와 있는지 공원으로 갈것이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린이집에 들러볼것이다..
그를 데리고 공원으로 갔다. 길근처의 잔디밭에 자리를 잡는다.
이정도면 남편이 나를 찾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솜씨를 발휘해서 도시락을 쌌다. 어느남자도 이런도시락에 감동안하고는 못배길것이다. 그리고 밥을 먹고 그를 내무릎에 눕힌다.
예상대로 저멀리 남편이 보인다.
조용히 속으로 숫자를 세본다. 하나.. 둘.. 셋..
그를 못본척 조용히 이남자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부드럽게..
그는 굉장히 행복해보인다.
남편이 근처에 왔다. 계획하고 저지른 일인데 겁이난다.
사시나무 떨듯 몸이 떨려온다.
역시 남편은 무서운 놈이다.
부들부들.. 떨려오는 내몸을 자제하지 않는다.
어차피 이남자에게 나를 더 가엾게 생각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남자도 뭔가를 눈치챘는지 눈을 뜬다.
이남자도 두려운 눈빛이다. 생각보다 겁이 많은 남자다..
그리고 나는 남편에게 끌려갔다.
이 남자가 나를 구하러 올까.. 그래야 얘기가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