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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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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BY rladmsdud8 2003-02-26

회색 하늘은 그 아래 푸릇푸릇 돋아나는 새봄의 기운을 가리지는 못했다. 아무리 세상을 덮은 하늘이라 하더라도 말이다. 춥고 매서운 겨울을 이겨낸 봄은 자신을 감춘 회색 덮개를 뚫고 자랄테니깐.

"띠- 띠-"
얼핏 든 잠사이로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고민할 새도 없이 습관적으로 전화수화기를 집어들었다.
"누구세요?"
며칠전부터 앓기 시작한 감기로 목이 쉬었다.
"막내니?, 나다 큰언니"
"왜?"
"넌, 말좀 공손히 하면 안되니! 언니가 전화하면 늘 퉁명스럽게 '왜'가 뭐냐!"
큰언니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먼저 상대방의 탓을 잡는 버릇이 있었다.
"미안해, 자다 일어나서 그래"
"넌, 속도 좋다. 남은 속이 문드러지는데 잠잘 여유도 있으니"
평소의 말투보다 더 강하게 사람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나, 속상해서 살수가 없다. 엄마는 도대체 어떻게 된 사람이니"
또다시 엄마다. 언니와 나의 대화내용중 99%를 차지하는 엄마.
언니에겐 엄마라는 존재로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