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연이완 그날 별다른 말도 못하고 흐르는 강물만 바라보다 헤어졌다.
나도...해연이도 가슴이 답답했지만....
속시원한 답을 얻을수 없었기에.....
오후에 현민일 만났다.
우린 주로 만나면 영화나 연극을 많이 본다.
현민이가 여기저기 들은 동아리가 많아서 공짜표가 많이 생겼다.
새로 나오는 영화며 연극은 거의 다 보다 시피 하고 있었다.
신사역에서 만나 영화를 보고 난후 좀 늦은 저녁을 먹으러 피자집으로 들어갔다.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현민이 식성이였다.
요즘....몸이 좀 부해지는 느낌인데.....살이 부으지나 않을까...
전에 없는 고민이 새로 생겼다.
현민인....먹는 거에 비해 살이 붙지 않는 체질인가 보다.
군살없이 매끈하게 잘 빠져 있는것 보면....
니트를 즐겨 입는데....배 부분에 천이 감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내려 갔다.
"뭐해...?먹지 않고...."
나온 피자에 손도 안대고 있는 날 보며 현민이 물었다.
내 접시에 피자를 덜어 놓았다.
빠르기도 하지....매너는 정말 좋다.
여자 친구가 많아서 인가...?
몸에 밴...습관인가..
늘 센스있고...손이 빠른 현민이였다.
편하긴 한데...웬지 가끔은 이런 현민이에게 딴지를 걸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방학하면 뭐할거야....? 다빈이가 같이 배낭여행 가자던데..."
"배낭여행....?해연인 그런 얘기 없던데...?"
"해연이 이번학기 마치면 호주로 어학연수 간다며...그쪽으로 돌아보자던데.....근데.....2학년 마치고 가도 늦지 않는데...일찍 가는 편이네..."
"아.그거...연기 한데....다빈이도 걸리고....내년 여름방학 하면 다녀온데....학원다녀서 해연이 영어 꽤 되거든...굳이 비싼 돈주고 안가도 될 실력이야..."
"보면...해연인 뭐든지 열심이야.....다희도 다른 방면으로 적극적이고...넌 ....말안해도 알지...?"
눈을 내리 깔고 날 얕보듯 보는 현민일 향해....빛광선을 쏴주었다.
개성이 너무 없는게....나의 개성이라고 누누히 말했는데....여직 못알아 듣고 있다니.....
피자집에서 나와 늘 그렇듯이 한강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10시가 가까와진 시간 탓인지....강쪽엔 차를 댈 수가 없을만큼...차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었다.
샘브라운의 스탑....높은 하이톤의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
섹시한 목소리였다.
운전석을 뒤로 눕히며 현민이 썬 루프의 문을 열었다.
가로등 불빛이 너무 밝아 별이 몇개 뿐이 안보였지만.....
가장 많이 반짝이는 별은 진짜 별이 아니고 위성이라는 얘길 들었지만....그래도 누워서 별을 보는건 좋았다.
별이 많지 않아도.....운치는 있었다.
별과 눈을 마주치며 좋아라 하는데....
현민이 얼굴이 다가오더니....내 시야을 가렸다.
늘 만나는 입술인데.....오늘은 좀 다른것 같았다.
부드럽게 시작한것 같은데....혀가 들어오고...아직 서툰 내 혀을 자기쪽으로 잡아 채며 현민이 내게....마른 장작에 불을 피우듯이...열기를 더해 주었다.
생각지도 않은 ....
갑자기 진해지는 현민의 입놀림에....난 정신이 산만해지기 시작했다
얼마쯤....지났을까...?
입술이 주는 감각에만 정신을 쏟고 있는내게....또다른 감각이 날 깨우고 있었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였다.
현민이 손이 내 가슴 한쪽을 약하게 쥐고 있었다.
뭔가 이상한...느낌....
싫지는 않지만....좀 부끄러운 감각....
손을 잡아 밀치는 날 보는 현민이 눈이 웃고 있었다.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잡힌 가슴쪽에서....피어오르는 이 느낌은 ...?
"하지마.....야..."
"....뭘...? 내가 어쨋게...?"
"....손 ...치워....치우라구..."
"정말...?정말 그만둘까...?"
여전히 장난스럽게 웃는 현민이였다.
내가 뭐라고 채 말하기도 전에 손하나가 내머리 뒤로 넘어오더니 날 안는 자세가 되었다.
순간의 허둥거림....
정말 어찌할바를 몰라하는 내 자신이....왜 이렇게 한심스럽고...이 상황을 어떻게 넘겨야 할지 .....당황스러워 하는사이 현민이 입술이 다시 내 입술을 공격하고.....가슴에 내려간 손은 더 깊은 곳으로 방향을 틀어 입고 있는 가디건을 들추고 있었다.
입술을 잡힌체....손을 내려 현민이 손의 전진을 막으려 했지만...쉽지가 않았다.
나와 시선 마주하기가 ....껄끄러운지 현민인 눈을 감고 있었다.
"그냥...가만히 있어.....여기 까지만 할께..."
갑자기 귓가로 들리는 현민이 소리였다.
맨 가슴에 손을 올려 놓고....작게...부드럽게 감싸쥐는 현민이의 손은....내가 경험해 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날 이끌고 있었다.
부끄럽다는 민망함과.....알수 없는 두려움과....발끝까지 저려 오는 떨림사이에서.....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갑자기 울고 싶은건 ?告?..?
다희나 윤안 자연스럽게 넘긴 이 부분을 난...왜 이렇게 힘들게 겪고 있는건지....갑자기 내 상황에 화가 났다.
"화났어...?"
고갤 돌리고 있는 내게 현민이 물었다.
뭐라 대꾸할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화난 건 아니지만....아무렇지 않았다는 것도 말이 안되는것 같고...
"화나도 할 수 없지뭐.....난 하나도 미안하지 않으니까.....사과 받을 생각은 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화났냐고 물었으면서....화나도 할수 없다구...?
하나도 미안하지 않다구...?
기막혔다.
난 지금 심각한데....장난이나 하구....
아님.......어색한 이 상황을 자연스럽게 무마 시키려구...?
갈팡질팡 했다.
현민이 진심이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