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일이 하나도 없었다.
신호가 여러번 가도 받지 않던 서연이 폰이였다.
다희와 통화한후 빼놓았던 밧데리을 다시 끼우고 서연이에게 전활 했는데....결국 통화을 못했다.
어디에 있는지.....전활 받지 못하는 곳인가....?
그런 생각을 하며 계속 걷고 있는데 벨이 울렸다.
생각도 않다가 습관적으로 받은 전화 ......현민이였다.
"어디야....?겉옷도 안가지고 나갔잖아.....만나서 얘기 마무리 짓고 가....."
".....너랑 할 말 없다고 했잖아....."
"이대로 끝내는것....원치 않잖아....?끝을 내려면 깨끗이 하는게 너 다운 방식이잖아......네 물건 내가 다 가지고 있어....지갑도...."
".....진짜....애들은 모두 어디에 있는데......?"
"네 짐 가지고 나만 나왔어....대체 어디까지 간거야....이근방을 여러번 돌았는데도......보이지 않고.....빨리 말해....어디야..."
"....그냥....내일 다빈이 편에 보내줘.....널 보고 싶지 않다구..."
"너 정말.....자꾸 고집 피울래...?"
"..........?"
"....빨리 말해.....내 인내심 테스트 그만하구...."
장난하나...?
지금 내 심정이 어떤데....
마치 어제 싸우고 다시 만나는 사람처럼.....
"어디야...? 집으로 가서 기다리는 편이 나을까...?"
말도 안되는 소리.....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현민이의 마지막 말에.....난 체념을 했다.
더이상 버티기는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현민이에게 지금 있는 곳을 알려 주고 나서 금방이였다.
차를 가져 왔는지....날 찾아 도로를 여기 저기 돌아 다녔나 보다.
전화 끊고 몇분이 체 지나지 않아....현민이 차가 보였고....날 발견하고 차에 타라고 했다.
타기 싫다는 내 고개짓에 인상을 써보였다.
벌써 12시가 다되어 갔다.
엉망이 된 얼굴로 카페에 들어가기도 뭐했지만.....웬지 현민이 차는 더 타기 싫었다.
내가 계속 고개짓을 하자 근처 공원을 가리키면 먼저 가있으라고 했다.
내 가방이며 옷을 달라고 하자....도망갈지 모른다며 옷만 주는 현민이였다.
진짜....묘한 기분이였다.
차를 근처에 파킹하고 현민이 왔다.
벤취을 찾아 앉아 있는 내 옆으로와서 간격을 조금 띄고 앉았다.
일부러 가로등이 깨져 있는 곳을 찾아서 앉았다.
화장과 눈물로 엉망인 얼굴은 정말 보여주기 싫으니까.....
"아까.....내가 화낸것 ....다 잊어버려.....진심이 아니니까..."
"........."
".....네말처럼....내가 네 주변 서성거린 거야.....갑자기 변한 네 모습에 충격 먹은것도 있고....네가...불안했어....어디로 튈지 몰라 내내 불안하고 초조했구.....아까 제희형 하고....너 봤을땐....정말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구....그래서 그렇게 맘에 없는말 한거야..."
제희형이라는 사람이 그 디제이 인가 보다.
아까도 한번 나온 이름인것 같은데....
자기가 한 행동은 아무렇지도 않고.....내가 한 행동만 화가 난다는 말인가....?
"너 오늘 여기 온다는 것 알고 온거야.....한동안 네가 계속 날 봐도 아무런 동요도 않고....무심한것 같아서...."
"어떻게 알았어.....?다빈이가 말한거야....?"
"아냐....윤아랑 규혁이 통화할때 옆에 있었거든......."
".....여자애들과 같이 와서....뭘 어쩌려구...."
"그건....상욱이 생각이였어.....오해 할까봐 말하는데....걔들은 오늘 거기서 만난거야....."
"말도 안돼....그렇게 진한 눈빛을 주고 받던데...오늘이 첨이라구...?"
"....훗..ㅎㅎ..."
갑자기 현민이 작게 소리내어 웃었다.
"안보는척 하면서 다 보고 있었다는 거네 .....상욱이가 말한게 적중했네....."
순간의 쪽팔림.....
유도 심문에 걸려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말.....짜증이 났다.
얘기가 왜 이런 방향으로 전개되는지......화가 났다.
가슴속이 답답해져 왔고....어디가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은 심정이였다.
"빨리 가방이나 줘.....너무 늦었어..."
일어서는 날 향에 웃음을 거둔 현민이 말했다.
"안자....얘기 다 끝내고 가야잖아....이러구 그냥 가면....너 집에가서 맘 편하겠냐....?"
"........"
"....다시 만날일 없을거라구 아까 그랬잖아....설마...그냥 홧김에 나온말이야...?"
뭐하자는 건지....
계속 날 놀리는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빨리 말해 그럼.....난 할말 없으니까...."
좀 화난 투로 말하는 날 보다가 현민이 내 손을 잡아 다시 앉혔다.
간격이 좁아진 틈을 타 현민이 자기 가슴쪽으로 날 잡아 당겼다.
얼결에 얼굴이 가슴에 닿았다.
움찔하며 빼려는데 내 머릴 손으로 눌러 가슴에 바짝 닿게 했다.
"들어봐....지금 내 심장이 얼마나 빠르게....얼마나 크게 쿵쾅거리는지....."
"........"
"아까....너 그러고 나간뒤에...얼마나 놀랐는지 알아...?너 찾아다니는 내내 .....심장이 터지는줄 알았다구...."
"......이거..놔...."
"제발....이제 그만하자...너로 인해 뛰는 심장이야....날 보며 무심한듯 지나치는 널 볼때 마다.....십년씩은 내 수명이 주는것 같아..."
".......전혀 안그런것 같던데....?"
"열어서 보여줄까...?얼마나 까맣게 탔는지...?"
갑자기 일어서며 흥분하는 현민이였다.
그바람에 벤취에 앉자 있던 난 좀 휘청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