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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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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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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회]


BY 카모마일 2003-05-21

그날은 너무 힘이 들어 화장실을 다녀온후...합석했던 남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바로 나왔다.
나오는 도중에 다희와 상욱이라는 현민이 친구가 잠깐 부딪쳤는데...둘은 거기에 대해서 내게 아무말 없었다.
상욱이라는 애와 다희는 아는 사이 같았다.
정신이 없어서 잘은 못들었지만.....상욱이라는 애가 다희에게 화를 냈었던 것 같았다.

아침에 머리가 깨질듯이 아팠다.
하루종일 집에서 누워있다가 저녁에 윤아가 와서 같이 찜찔방에 갔다.
윤안 내가 하고 다니는 일들이 별로 맘에 안든다고 했다.
남자친구인 규혁이 말로는 현민이 여전히 밤에 자주 놀러 다니고...여자들과의 소문이 돌긴 하지만.....저번처럼은 아니라고 했단다.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 같다는 얘길 전해주었다.

찜찔방에서 사우나실을 들락거렸더니 몸의 나쁜 기운이 모두 빠져 나갔는지.....몸이 좀 개운해졌다.
머리도 맑아지고....
둘에게 전화가 올까봐 핸폰을 꺼났다.
저녁 늦게 나왔다.
10시쯤....윤아가 일부러 없는 시간 만들어서 날 만나러 와준게 고마웠다.
아마도 해연이나 다희에게 내가 많이 휘둘리는게 보기가 안좋았나 보다.
걱정스러워 하는 얘길 많이 했다.
맘이 여리고 따뜻한 윤아였다.
둘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지만....알게 모르게 통하는 면도 많았다.
아무래도 자기 탓에 나와 현민이 엮어졌는데....계속 일이 꼬이는게 신경이 많이 쓰이나 보다.
윤아에게 이젠 안그럴거라는 말을 하긴 했지만....
어제...내게 다가왔던 현민이 생각이나자....어떻게든 빨리 결론을 지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자애들하고 자주 어울린다구......?
밤놀이을 자주 나간다구....?
화가 났다.
원래 노는걸 좋아한다는걸 알았지만.....이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고교때 보면 좀 냉정할 만큼.....딱 떨어지는 범생이 타입이였는데...겉만 범생이고 안은....완전히 까진 날라리 였단 말야....?
사람보는 눈이 형편없는 나 였나 보다....
하지만....이미 내눈은 ....겉과 속이 달라보여도....같은 사람에게 고정되어져 있지 않은가.....
이미 늦은 후회는 필요없는 말이다.


"어제 어떻게 된거야....?하루 종일 연락이 안되고....."

보자마자 쪼는 다희였다.
커피의 따뜻함을 목젖으로 느끼고 있는데.....
들어오는 즉시 날 발견하고는 눈에 도끼를 그렸다.

"머리가 너무 아팠어.....몸도 아프고...."

"그런애가 집에 안있고....돌아 다녀....? 서연이 만난것도 아니라던데.....어딜 갔던거야....?"

"윤아하고 찜찔방 갔더랬어...넌 마치 내가 바람피다 들킨 애인마냥....너무 오바 하는것 아냐....?"

"....윤아는 일주일 내내 알바 하느라 남친 만날 시간도 없을텐데...그 황금같은 휴일을 너하고 보냈단 말야...?"

"그게 윤아와 주다희 너의 차이점이지...."

"그게 무슨 뜻이야.....? 너 나랑 쫑나고 싶냐...?"

내게 눈을 야리는 다흴 보며 난 큭큭 거렸다.


모든 시간을 다 체우고 학교앞 카페테리아 '시인의 마을'로 갔다.
리포트 며 모임을 자주 갖는 우리의 아지트 였다.
원두커피도 진하게 내려주고....음악도 해연이가 좋아하는 뉴에이지 풍이 많았다.

먼저 와 있을줄 알았던 해연인 아직 이였다.
나와 다희가 먼저 였다.
단골 메뉴인 커필 시키고 사온 크래커를 뜯었다.
하루에 사탕이나 초콜릿을 두개 이상은 먹어줘야 머리 회전이 잘된다는 다희가 가방에서 예쁜 모양의 별 모양 초콜릿을 꺼냈다.
늘 단걸 달고 다니는 다흰데도 살이 안찌는것 보면 용했다.
먹는거 족족 가슴으로만 갔으면 좋겠다는 다희였다.
가슴 커지는 운동이라며 매번 닭 날개짓을 하듯.....양팔을 구부려서 흔들흔들 했다.
보기 안좋으니까 그만하라는 해연이나 윤아의 말도 무시하고....
다흰 ....좀 웃긴 면이 있었다.

"여~~~ 반가운 얼굴이네....."

무테의 안경을 쓴 남자애가 우리 쪽으로 걸어왔다.
다희가 인상을 써보였다.
입에 넣었던 초콜릿을 종이에 뱉었다.

첨보는 얼굴인데......어딘지 낯이 설진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희의 남자친구들 중의 하나인가....?

"여기서 보게 될줄이야.....우연이네....?"
".....친구 기다리는 중이야.....볼일 없으면 그냥 가..."
차게 깔리는 다희의 목소리였다.
우리하고 있을땐 무지 상냥하고 귀여운 다희인데....맘에 안드는 사람 앞에서는 냉기가 촬촬 흐르는 다희였다.

"사람 앞에 두고 이렇게 무안 주는거 아니지않아....아무리 반갑지 않은 얼굴이라지만....."

"시덥잖은 소리 말고 빨리가....기분 나빠지려 하니까..."

옆으로와 앉으려는 그앨 다흰 쏘며 여전히 차게 말했다.

큰키에.....머리가 스포츠 비슷하게....아니지 요즘 유행하는 까치머리인가....머릴 아주 짧게 해서 무스로 다 위로 세운머리....꽤 멋스럽게 만져진 머리 같았다.
잡티 하나 없이 깨끗한 피부도 그렇고....그런 피부에 모양좋게 자리 하고 있는 눈,코,입....잘생긴 얼굴이였다.
무난하게 입은 듯한 면바지와 티.....신발은 스니커즈 였다.
세련된 풍이 느껴지는 남자애 였다.

자기와 눈길 한번 마주치려 들지 않은 다흴 내려다 보다가 그앤 날 봤다.
어정쩡하게 둘을 보다가....마주친 얼굴이라니....
멍해 있는 내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순간적인 표정관리가 쉽지 않은 난데.....
에이..씨....짜증이 났다.
어리버리한 내 모습이 안경에 비춰지는 것 같았다.

"우리 초면은 아닌데....통성명이나 하자....난..."
"가라구 했잖아....앞으로 볼일도 없는데....통성명은 무슨...친구들에게로 가..."

내게 손을 내밀며 말을 거는 그앨 다희가 딱 잘라냈다.
좀 심하다 싶었다.
작게나마 남아 있던 웃음기가 사라진 얼굴로 그 남자애가 다흴 쏘았다.
다희가 시선을 내리 깔았다.
해연인 아직 .....보이지 않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보였다.

"넌 앞으로 볼일 없을지 몰라도....난 안그러니까... 이름정도는 알고 지내야 겠어...."
다희에게 강한 눈빛을 한번 주고는 다시 웃음 띤 얼굴로 날 봤다.

"난 최상욱 이라고 해....현민이나 다빈이 ....모두 알지....? 어두운 곳에서만 잠깐씩 봐서 ....기억이 잘 안날거야..."

최상욱.....?
들어본 이름인데....
아....그저께....스카이 블루......

그리고 몇번....다빈이와 함께 있는걸 본적이 있는것도 같았다.
현민이가 잘 어울려 다닌다는 그 사인방중의 하나 인가보다.
다희와...뭔가가 있는듯해 보였다.
아마도 깊은 사연이 있는것 같았다.

"네가 누군지는 알고 있지만......그래도 본인이 알려주는게...예의아닌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날 깨우치는 소리였다.
다흰 아직 시선을 내리 깐체 였다.
얼굴 표정이 굳어 있었다.

"아.....난 한세련...."
어정쩡한 내 말에 그앤 싱긋 웃었다.
매력적인 웃음 이였다.
양볼이 깊게 패이는.....
여자들이 왜 껌벅 죽는지....이유가 되는 웃음이였다.

우리가 그러고 있는데 해연이 다가왔다.
상욱이라는 남자앤 해연이 다가오기전에.....알아서 자릴 피해주었다.
상욱이라는 남자애 뒤을 따라 보다가 낯익은 얼굴과 시선이 만났다.
내게....시선을 고정 시키고 있는....현민이였다.
언제부터 와 있었던 걸까....?
상욱이 그리로 가서 앉았다.
전에 나이트에서 봤던 안진석도 함께 였다.

목에 기부스라고 한 사람모양.....굳은 자세로 목을 돌렸다.
그런 날 보며 해연이와 다흰 쯧쯧 거렸다.
이시간에.....왜 재들이 여기에....
우리 학교앞에서 누굴 만나기로 한건가...?

이미 다 식어 버린 커필 다시 리필 했다.
해연인 원두커피는 싫다며 쵸이스을 시켰다.
굳어 있는 다흴 보며 해연이 내게 눈짓을 했다.

"몰라....최상욱인가....그애가 잠깐 왔다갔어....다희랑 잘 아는 것 같던데...."
"그래서....얘 표정이 똥 씹은 얼굴이구나...."

"기집애 말을 해도....똥 이 아니고 초콜릿 씹었던 얼굴이다..."
다희가 툭 ?b은 말이였다.

"야...커피 빨리 마시고 나가자.....다른데로 가...."
해연이 온지 몇분정도 밖에 안됐는데....다희가 벗어놓았던 가디건을 들며 가방을 챙겼다.

"너 상욱이랑 ......이제 아무렇지 않다며.....? "

정말 둘이 뭔가 있나 보다....

해연이 말에 다흰 인상을 섰다.

"둘이 아는 사이지....?어떻게 아는 사인거야.....?"

"몰라도돼.....재수없는 자식이야....말하고 싶지도 않아...."

"야 그게 말이 되냐....?지는 나에대해서 다 알아야 하고 난 안돼고...빨리 말해....."

좀 기분나쁘다는 얼굴로 다흴 쏘았다.

"다희가....반한 남자애야.....지금도 무척 많이 신경이 쓰이는 남자애지...."

"관둬....정해연...장난하지마...."
해연이 말을 끊는 다흴 내가 무섭게 야렸다.

"고등학교 때 그룹과외 비슷한것 했거든....다희 첫사랑 이라고도 할수 있지.....둘이 잠깐 사귀었는데....알다시피....안다빈 패들...다들 플레이잖아....다희에게 미움사고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당했지...근데....몇달전에....다시 만나게 된거야....다희도 상욱이도 둘다 아직 가슴에 앙금이 남아있나봐....서로 먼저 다가오길 기다리는 중이랄까....암튼....둘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될지....궁굼해....."

간단하게 요약해서 말하는 해연일 보며 다흰 기막혀 했다.
대강 ....무슨얘기인지 감이 잡혔다.
나중에 다시 자세히 들어야 겠지만.....
다희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얼굴인것은 확실한것 같았다.

다희가 기분이 안좋은것 같아 커필 급하게 마시고 일어섰다.
입구쪽으로 향하는 우릴 보고 ...양진석이 한마디 했다.


"요즘....자주 보네....모르는 사이도 아닌데....인사정도는 하지 그래...?"

"....별로....잘 모르는 사이라서...."
대꾸해주며 나서는 해연이였다.

다빈인 안보였다.
친구를 만나는 것도 아니면서....
왜 우리 학교앞인건지...
잠깐 날 보는 현민이와 시선이 만났지만....무심함을 가장하며 먼저 시선을 돌렸다.
현민이 얼굴에서 당혹스러움이 떴다가 사라졌다.
금방 나와 같은 무관심한 표정으로 변해져 있었다.
가슴이 ....탔다.
어떻게 저렇게 순간적으로 표정을 바꿀수 있는지....
계산을 내가 해야 했기에....젤 나중에 나왔다.
뒤에서 느껴지는게 현민이 시선일까.....?
누군가가 날 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데....혹 ....착각은 아닐까....?
고갤 돌리면....아무것도 없을 것 같아....차마 돌려보지 못하고 카페에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