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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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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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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회]


BY 카모마일 2003-05-16

내가 여기에 산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내가 들어올때 까지 기다렸다는 말투며....
날 향해 적의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모습하며...기막혔다.

"내가 누군지 알지....?"
한발 다가서며 그애가 물었다.
대답못하고 서있는 날보고 따라온 여자애가 빈정거렸다.

"얼굴도 못생긴게 머리까지 나쁘네.....세상 참 힘들게 살겠어.."
묘하게 틀어지게 말하는 아이였다.

"설마 모른다는 거야....?..그날 그 난리을 당했는데....잊었다구...?"
멀뚱히 서있는 날 보는 그애의 눈에 쌍씸지기 켜졌다.

둘다 ....나이는 십대지만....하고 있는 폼이나...행동이...보통은 아닌듯 싶었다.
현민이가 .....얘가 고등학생 이라는 걸 알고는 있는걸까...?
그때....말하는걸 들어보면....둘이 처음은 아닌듯 했는데....
고등학생에게 까지 손을 댔다는 말인가...?
순간......가슴 밑바닥에서 욕지기와....또다른 무언가가 치밀었다.
현민이 생각에 눈물이 생각없이 나오진 않았지만.....가슴이 뭉클해져 왔다.
하지만.....지금 상황에서 눈물을 보인다는 건 안되지.....
눈에 힘을 주었다.
어둠이 날 가려주고 있는게 다행이였다.

"야. 썅.....너 지금 뭐하는거야...?이게 어디서 건방을 떨어....너 지금 내 말 씹는거야...?"
통급을 신은 발로 그애가 내 무릅정강이를 찼다.

금방이라도 무릎을 끓고 싶을 만큼의 아픔이였다.

"너도 여기서 이러는건 안좋겠지....? 어디가서 얘기좀 하자..."

어느새 다가와서 내 한쪽 팔에 깍지를 끼는 친구였다.

"이것 놔...."

내말에 둘이 기막혀 하며 날 봤다.

"이게 진짜....험한꼴 당해야 정신차릴려나....?야 그눈 안깔아...?
어디서 눈을 치떠...썅년이..."

"좋은말로 할때 .....따라와.....이런식으로 행동하면 매만 더 버는거야.....너 진짜 머리가 나쁜가보다....."

쯧쯧 거리며 혀까지 찼다.

정말 기막혀서....

다시 한번 몸을 틀어 깍지를 뺏다.

"이게 진짜......"

"놓구 얘기해.....나도 여긴 좀 그러니까....따라와..."

갑작스런 내 반격에 둘은 황당해 하기도 하고 ....놀라와도 했다.

퇴근시간이라 들어오는 차가 많았고.....통행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입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어둠이 내려 앉긴 했지만....얼굴 윤곽이 전혀 안보이는 건 아닌 어둠이였다.
더구나.....상황이....
그냥 좋게 말로만 끝날 것 같지 않기에....사람들 이목이 신경쓰였다.

먼저 걸음을 떼는 날 보며 둘이 뭐라고 궁시렁 거렸다.

아파트 후문 옆 공원으로 갔다.
여긴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곳이였다.
지금은 아무도 없었다.

"네가 겁을 상실했구나....?설마 여기까지 와서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는건 아니겠지....?"
"갑자기 잘못했다며 무릎끓고 용서 비는것.....?ㅋㅋㅋ 그래도 몇대는 맞아야 겠지....?"

둘이 정말 쿵짝이 잘맞았다.
한쪽이 쿵 하면 다른 쪽이 짝한다.
두손이 박수를 치듯이......

자기들의 얘기에 입술 한쪽을 올려 미소하는 날 봤느지...둘다 얼굴이 험악해졌다.

"이거 또라이 아냐....?명문대 다닌다고 해서....좋게 대화로 풀어갈 생각 이였는데.....넌 맞아야 정신이 나겠다....엉.....?"

"사설 그만하고.....다리 아플텐데 와서 앉지그래...."

말을 자르며 말하는 날 보며 둘은 또 놀라워 했다.
그 빈정거림의 여자애가 뭐라고 또 말하려는것 같아 먼저 말했다.

"나 명진 9기거든.....니들은 몇기야....?학교 안다니는건 아니지...?"

내말에 둘은 아까완 다른 놀람의 얼굴이 되었다.

"소속이 어디냐구...?현역에서 뛰진 않지만....졸업한지 일년뿐이 안되어서 내 후배들은 아직 현역이지.....니들 전국구 몇위야...?"

".........?"

"갑자기 입에 본드라도 물었어....말하는걸 들었으니 벙어리 흉내는 그만하지...."

이번엔 내 쪽에서 빈정거렸다.

둘은 서로 얼굴 마주하며 상황 판단에 들어가 있었다.
하는 짓 보니까 머리가 영 없는 애들은 아닌것 같았다.
흐지부지하게 노는애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명진 9기면.....지금 짱이 누군지 알겠네......요...."

요를 어렵게 부치며 물었다.

"흣....내가 9기 니까....지금 10기는 희재 아닐까...? 단합식엔 나가지 않아서 잘은 모르지만.....희재가 전국구 3위 였던건 기억하는데...아냐...?"

날 찔러보기 위해 운을 떼었던 그애들의 얼굴빛이 창백하게 바꼈다.

갑자기 둘이 무릅을 꿇었다.
생각보다 머리가 빨리 돌고 상황판단이 빨랐다.

"소속을 밝혀야 될것 아냐.....?요즘은 선배 만나면 이렇게 하나 보지?"

"아....아녜요.....저흰 윤수4기 고요.....정말 죄송해요....."

상황이 180도 변해 있었다.
그애들의 순간의 숙임에 웃음이 나오려고 했지만....
분위기상 더 세게 밀고 가야 했기에.....나오려는 웃음을 자제했다.

"너 몇살이야.....? 그런데 출입하기엔.....좀 심한것 아냐....?거기 애들은 약도 한다던데...."

눈 끝으로 쏘자 내 머릴 잡았던 애가 몸을 더 오그라 트렸다.

"이름하고 나이 말해봐.....두번 묻게 하지 말고..."

"정여진 이구요....2학년 이에요.....거긴 그때가 두번 째 였어요...정말 이예요......"

"전 윤유진 .....입니다....."

빈정거림 여자애였다.

선배가 무섭긴 무섭다 보다....
그 기세가 살벌하고.....무식하기 까지 하던 행동을 보이던 애들이 이렇게 벌벌 떠는걸 보면.....
요즘의 애들은 조직적으로 규칙을 따르고.....움직인다는 말이 맞나 보다.....무서운 것들이다....정말...

"너 나말고....서현민 에게 다른애 있다는 얘긴 못들었어....?나보다 더 오래된 여친이 있는데.....너랑 성질 똑같은....."

혹시 싶어 희빈일 물었다.

"누구요.....현민오빤.....여자 관계가 깨끗하던데요....?"

모르는 건가...?
현민이가 여자 관계가 깨끗하다...?
왠지....기분이 좀 나아지려고 했다.

"혹시....장희빈....그 언니 말하는 거예요....?"

역시 알고 있었구나......

"그.....그 언니하고 친하세요....?"

말하는 폼을 들어보니......
희빈이에게 찾아가서 나한테 한것과 똑같은 짓거릴 했나보다.
희빈이랑 친하냐고 묻는 음성이 겁에 질려있었다.

"아니....그건 아니고....그애도 보통이 넘는데....그앤 어떻게 했어...?"

정말 궁굼해서 물었다.

"그 ...사람은....좀 있음 유학 간다던데요....더구나 현민오빠에 대해서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했어요.....그 사람은 ....약에 절어있던데요.....상태가 심했어요....그치 유진아...."

"네....정말 그랬어요....마약 단속반에 이름이 올라있어....유학을 가야 한다고 했어요.....잘 모르세요....?"

놀라운 사실이였다.
약에 절어 있다....마약 단속반을 피해 유학을 간다.....
정말 머리가 띵할 만큼 놀라운 일이다.
희빈이 그렇다고 쳐도 좀은 이성적인 인경인.....
둘이 늘 붙어다니는데....희빈이가 그렇게 될때까지 인경이가 가만히 보고만 있었을까....?

"조인경은 알아...?희빈이와 같이 다니는 앤데..."

"조인경.....? 머리 컷트하고....안경쓴 사람요...?"

"그래....걘....니들이 당해낼 만한 애가 아닌데...."

"....그 사람도 비슷하던데....우리가 찾아 갔을때...약에 취해있더라구요.....둘다 폐인이 다 된것 같았어요...."

"네가 폐인 이라고 하니까 우습다.....니들도 약하면서..."

내말에 둘은 멋적은 듯 웃었다.

정말 날 지들 선배쯤으로 알고 있는듯 했다.

돌이 있는 바닥에 무릅을 꿇고 있어......무릅에 생채기가 났을지도 모를 일이여서 그만 일어나라고 했다.
선배가 된 이상 후배를 배려 할 줄도 알아야지.....

그애들을 돌려보내면서 한마디 하는걸 잊지 않았다.

"서현민은 내 남자야.....이번은 모르고 그랬으니까 용서하지만 ...두번은 안돼....알았어...?"

"네.....그냥 이대로 용서가 되는 거예요...?"

"당근이지......내가 니들이 아는 다른 선배와 왜 다른지 알아....?"

"......나처럼 명문대 다니는 선배 몇 없지...?"

"....거의..."

"....그 차이야.....무슨 뜻인지 모르면 가면서 잘 생각해봐....그만 가구.....다신 얼굴보는 일 없게 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머릴 꾸벅이고는 빠른 걸음으로 가버렸다.


가슴을 한번 쓸어 내렸다.
조희재는 ......정말 학교 후배였다.
희재 선배인 서인주가 내 친구였고....
인주는 학교서 알아주는 일진회 였고....우리학교 짱이였다.
인주와 3년 내내 같은반이여서....일학년 때 내짝이였다.
수업을 잘 빠지는 인주에게 노트필기며.....숙제를 나와 서연이 대신 해주었다.
집안 환경이 안좋은 인주는 우리에게 자기의 속깊은 얘길 많이 했다.
금방 친해져서....그 우정이 여직이였다.
인주가 밖에서....자기 같은애들 만나면 쫄지 말고 자길 팔으라고 했는데......정말 써먹을줄은 몰랐다.

인주는 지금 ......강남의 룸 쌀롱에서....새끼 마담을 하고있었다.
가끔 전화 연락이 오고 있었다.
서로 사는 환경이 너무 달라 얼굴접하진 못하지만....
인주가 우릴 자기 세계에 알리길 꺼려했다.
괜한 일에 휩싸일까봐.....
자기의 마지막 쉴곳이 우리라고 했던 작지만 깡만 셌던 인주가 생각나는 저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