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앞의 카페'암스테르담'에서 만나기로 했다.
좀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내말에 다빈인 단호하게 나왔다.
집으로 찾아오겠다는 다빈이 말에 ...더이상 피할 수 없다는
생각에 나온거였다.
정말 아직은 아닌데...
좀더 시간이 필요한데...
막연하게 혼자 그리워 하던 짝사랑이 ....만남으로 연결되어 졌을때
얼마나 가슴 떨리며 기뻤던가.
더구나 가까워 질듯 말듯 ..현민이와 난 사귀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라면 오랜 시간이 들었다.
공들여 도자기를 빗듯....그렇게 시간을 들여 겨우 사귀게 됐는데...
얼마 서로의 감정을 함께 공유하지도 못한체...이렇게 이별를 맞게
되다니....너무 속상하고 가슴아프다.
내가...너무 보수적이고....외골수라는것....
심한 결벽증 환자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는것....
나도 이런 내가 싫지만....
현민일 쉽게 받아 들일 수가 없었다.
제버릇 남 못준다고....현민이가 또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우리 만남에 여러가지 걸림돌도 많다.
아무리 현민이네 부모님이 많이 깨우친 분이라고 하더라도...
나를 현민이의 상대로 받아들이시긴 어려울 것이다.
홀어머니에 외딸...더구나 친가쪽에선 인정도 받지 못한....
혼자 신파극 쓴다고 말하겠지만....편치않은 요즘이였다.
그새 머릴 짧게 잘랐는지 다빈인 전 보단 표정이 좀 강해보였고
깔끔해져 있었다.
약속시간 보다 한 10분 늦은 날 기다리기가 무료했는지 재털이에 담배 꽁초가 몇개 보였다.
커피를 주문하고 마주 안잤다.
"넌 아주 좋아보인다...누구완 달리..."
다빈이 피던 담배를 재털이에 비비며 날 비꼬았다.
예상은 하고 왔지만.....기분이 상했다.
"너좀 비겁하지 않냐....?현민이 혼자 시작한 만남이 아닌데...만나는데 같이 동의 했으면 헤어짐도 같이 해야 하는것 아냐...?"
".....할말이 있다며....?...할말이 이거였어...?"
전화에선 간절하던 다빈이였다.
어떻게든 날 봐야겠다던....
날보니....화부터 나는 걸까...?
"할말...?...그래 ...할말이 있어서 왔지...이럴려구 너 나오라구 한건 아닌데....솔직히 많이 망가져 있는 현민이에 비해 아무렇지도 않은...오히려 더 나아보이는 널 보니까...너무 화가난다......."
현민이 많이 망가져 있다구...?
그게 무슨말이야...?
일방적인 내 태도에 화가 많이 나있을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많이 망가져 있다니.....왜...?
좀 놀라와 하며 당황스러워 하는 날 보고 다빈이 아까완 다른 얼굴을 하고 날봤다.
"현민이가 네게 무슨 실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한번실수는 병가지 상사라잖아....그녀석 네가 생각하는것처럼 그렇게 나쁜놈 아냐...전에 좀 놀긴했지만...그건 너 만나기 전이니까...거기에 대해 화를 낸다는건 좀 그렇지 않아....?너 만나고는 전혀 아니니까...네가 이해해...현민이가 너 얼마나 좋아했는지는....말하지 않아도 잘 알잖아.."
마치 현민이가 내게 말하는 것처럼....그렇게 들렸다.
그렇다.
예전에 현민이가 다희랑 있었던 일은 ...나와는 상관이 없는 과거이긴 하지....그때...다희 이름이 같이 나와서 더 놀란거니까.....
순간....내가 제일 경멸해 마지 않은 부류속에 현민이와 다희가 껴 있다는 생각에 이성이 사라져 버린 거였으니까....
"그 미팅...현민이가 너 만나려구 만든자리야....윤아가 너랑 같은 학교라는것 알고....현규에게 미팅 넣은거라구....너 꼭 데리고 나오라는 부탁도하구....상상이 되냐..?쿨하다고 소문난 서현민이 그런 얘길한다는게....?"
또 다른 놀람이였다.
대학 첫 미팅이 ......현민이가 날 만나기 위해 만든자리 라는게..
"근데 넌...겨우 어렵게 만든 자리에서 틀린 번호나 알려주고...현민이가 그때 얼마나 허탈해 하던지....만나오면서도 빈틈보이지 않고 안으로만 돌고....쉽게 맘 열지 않은널 현민이가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알아...겨우 사귀게 되었나 싶었는데...이런일이 생긴거야...너 이럼 안돼....걔가 널 얼마나 많이 생각하고..배려했는데....너한테 혹시라도 자기의 예젼일이 알려질까봐....걱정도 많이 하곤 했는데..칫..이렇게 말하니까...마치 현민이가 범죄가 있었던 사람같잖아....."
다빈이의 말에 난 아무런 대꾸도 할 수 없었다.
현민이가 그렇게 날 생각하고 있었다니....
쉽게 수긍이 가는건 아니지만....그동안 내게 보였던 현민이의 행동을 보면 ....전혀 아니라는 반박은 할수 없었다.
"만나서 얘기해....얘기정돈 할 수 있잖아....너 결벽증 비슷한 것 있는것 같은데...어린애도 아니고....사실 육체가 뭐가 중요해....마음이 중요한거지....너 나 볼때도 늘 그러더라...내가 말 안할려구 했는데....마치 날 벌레 라도 보는듯한 네 시선....상당히 충격이였어."
정말....
"그러지말라구...사람마다 사는 환경이 다른데....사고 방식도 다르고...괜히 널 볼때마다 죄지은 사람마냥....그런 기분들게 하지 말라구...서연이에 대해선 나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으니까...정말이야.."
갑자기 나온 서연이 얘기에 ....마음이 가라앉았다.
더 할말이 없다며 다빈이 먼저 일어섰다.
계산을 끝내고 나서며 다빈이 말했다.
"만나봐...제발....현민이 저러다 젊은 나이에 알콜 중독자 될라...
너 그렇게 모질고 독한 아인 아니잖아....아님 현민이 친구들이 널 가만 안둘지 몰라..."
"....?"
".....모두 이갈고 있다구.....현민이가 우리들중 제일 괜찮은 녀석이였는데....여자애에게 차여서 저렇게 비틀거릴줄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거든....보통의 남자애들 과는 다른 사고을 가진 녀석들이라서 네가 감당하긴 힘들거야....모두들 여자 알길....지금이 조선시대인양
알고 사는 애들이니까..."
마지막 다빈이의 말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현민이가 나 때문에 그렇게 까지....한다는 것도 이해가 잘 안갔다.
그냥 현민이 정도의 남자애라면 그냥 훌훌털고 일어 설줄 알았다.
한동안 연락이 없길래.....이젠 날 잊고 사나 보다 했는데....
윤아도 별다른 말 없고....
아무도 내게 현민이에 대해서 말하는 사람이 없어 현민이도 나처럼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고 있을 거라는 그런 안일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그게 아니라니...
그렇게 깊게 사귄 사이도 아닌데...
더구나...지레 짐작일 거라는 생각은 들지만....희빈이도 그랬잖은가
현민이가 나와의 사일 두고 깊은 관계가 아니라고....말했다구..
그건 그럼 희빈이가 지어낸 말이였던가.....
머리속이 복잡했다.
한며칠은 현민일 잊어 보려구 많이 힘들었다.
내색은 안하고 있었지만...
원레 원하는게 별로 없는 사람들이 체념도 빠르다고 했다.
내가 그랬다.
내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거기에 대해선 빨리 잊어버릴려구 한다.
체념이 너무 빨랐다.
어릴때 아빠 없는 자식이라는 소릴 들을까봐 엄마가 내게 필요이상으로 엄하게 대했다면서....체념이 빠르고 욕심이 없는 날 보고 엄마가 후회할 만큼....난 그렇게 자라고 있었다.
내것이 아님....욕식도 안나고...첨부터 쳐다 보는것 조차 거부감이
들었다.
현민이도 그랬다.
첨 본순간 너무다 맘에 들고 가슴이 두근거렸지만....
이미 나보다 더 많은 아이들이 그앨 보고 있기에....
내 손이 미치지 않을것 같기에 마음으로는 그앨 원하면서....
쉽게 내사람이 아니라고....생각했고...이내 체념했었다.
그랬는데......미팅에서 다시 만나고....만남을 시작하고...
현민일 만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헤어진지....꼭 27일 만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