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정돈 괜찮지...?"
모처럼 만난 현민이였다.
방학도 벌써 한달이상이 지나가고 있었다.
늦더위를 맞은 것처럼 날씬 너무 더웠다.
더위가 기승을 부린다는 말이 맞는것처럼....
현민이완 그동안 여러차레 만났었다.
만남이 자주 있었다.
서로 엠티나 여행을 다녀 온후라 만날 시간이 많았다.
그런 어느날 저녁이였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바래다 주면서 현민이 내게 한말이였다.
갑작스런 말에 순간 당황이되어 말을 못하고 있었다.
영화보고 오면서 냉커피를 마시며 왔다.
차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케니지의 감미로운 선율..
분위기가 업된 상황...
현민이에게서 나는 옅은 향의 에고이스트 향.....
가끔씩 혼자 상상을 해보곤 했다.
현민이와 만나고 헤어지는 순간에....
현민이 내게 다가설때.....
매번 내가 혼자 설레이며 상상하던 순간이 없어 내심 속으로
허탈해 하던 나였는데....
생각해오고 기다려 왔던 순간이 닥쳤는데...
왜 생각과 달리 이렇게 떨리고 숨이 꽉꽉 막혀오는지.....
현민이 내게서 잠시 시선을 돌리더니 다시 날봤다.
기분탓일까....?
현민이도 나처럼 떨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여자친구도 많았고.....사귀어 보기도 했을텐데....
첨인 나완 좀 다르지 않을까...?
내게 묻지 않고...자연스럽게 할 수도 있었을텐데....
내가 그동안 너무 까탈스럽게 보였던 걸까...?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현민이 갑자기 '픽'하고
웃었다.
정적이 깨졌다.
잔뜩 긴장하고 있던 난......
현민이 내 쪽을 봤다.
그 시선이 너무 강해 난 고갤 떨구었다.
"해도 되는 거지....?오늘은 꼭 좀 하고 싶어...."
"......"
"얼굴을 들어야 할 거 아냐.....?"
현민이 손을 뻗어 내 얼굴을 자기 눈 높이로 들었다.
이런.....순간의 부끄러움이 얼굴를 붉게 물들였다.
피하지도...그렇다고 순순히 응하지도 못하는 나....
순간 '쿡'하는 웃음소리와 함께 내려 앉은 현민의 입술....
부드러운 꽃잎이 닿은 것처럼....
아주 살짝 내려 앉았다.
다희와 해연이에게 이럴때를 대비해서 사전 지식을 많이
들었는데....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현민이 혀을 내밀면 ....입술을 열어줘야 하는 건가....?
처음부터....그렇게 하면....날 헤픈애로 보지 않을까...?
별별 생각이 다들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기우였다.
현민인 입술만 살짝 대고 있다가 띄었다.
여전히 눈을 감은체로 있는 날보며.....현민이 작게 웃었다.
"눈 떠도 될것 같은데......뭘 그리 쑥스러워 하는건지....첫날밤
새색시 처럼...."
농담조로 말하는 현민이 였지만 난 아무런 행동을 할 수 없었다.
눈을 도저히 뜰 수가 없었다.
무릎위에 얹혀 있는 손가방을 들고 차문을 열었다.
눈도 뜨지 않은체...현민이 쪽에서 고갤 돌리는 날 보며 현민이
자꾸 쿡쿡 거렸다.
"야 그만해....눈뜨고 가...맹인도 아니면서 뭐하는 거야 정말..."
계속 큭큭 거리는 현민이에게 말 대답 한번 못해주고 난
차에서 내렸다.
따라 내리려는 현민이에게 내리지 말라는 손짓을 했다.
"내일 아침에 전화할께....다른 약속 잡지마...알지...?"
끄덕끄덕.....
방으로 들어와서 난 거울을 한참을 봤다.
뭔가 달라진게 있나 싶어서....
로맨스 소설에서 보면 남자들의 기습적인 키스에 여주인공들이
정신을 못차린다고 쓰여져 있던데...
난 그렇지는 않았다.
하긴 현민이의 입맞춤은 깊은 키스나 기습적인건 아니니까...
순간엔 굉장한 떨림과 긴장감에 숨이 막힐 것 같았는데...
지금은.....그냥 좀 우습기도 하고....기분이 간지러운것도 같고...
암튼 아주 좋은 기분이였다.
현민이의 입술이 부드러웠던것도 좋았다.
물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메마른 입술이 아니여서...
촉촉한 느낌이여서.....
정말 꽃잎처럼 느껴졌다.
블랙의 에소프래소 향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
크림을 듬뿍 넣어서 먹는 나와 달리 현민의 냉커핀 진한
블랙이였다.
블랙을 마시는 대신에 커핀 하루에 한잔 정도만 마신다고 했다.
너무 늦은 밤엔 안마신다는 규칙까지 정해 놓았다고 했다.
거의 마실때마다 크림을 많이 넣어...건더기가 있는 것 같은
내 커피 취향과는 아주 달랐다.
내일 아침 일찍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강릉쪽으로...
외박이 안되니까....
아침 일찍 다녀오자고 했다.
외박해도 되는데.....ㅎㅎㅎ
암튼...현민인 바른 생활을 하는 도덕적인 남자친구임에
틀림이 없었다.
다들 3번이상 만나면 손잡고...키스를 한다고 하는데...
우린 벌써 30번도 더 만났는데...
손도 가끔 잡고....키스는 ..아니 입맞춤도 오늘이 첨이다...
정말 건전한 커플 아닌가...?
사실....난 조금 ....실망을 하고 있었다.
좀더 많은걸 바라는 내가 문제가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