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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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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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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BY 카모마일 2003-03-29

애덕원에서의 생활은 참으로 많은걸 깨닫게 해주었다.
나이어린 미혼모에서 부터 20대 중반의 미혼모들.....
들어온지 얼마안되서 바로 해외나 국내로 입양을 가는
아기들이 많이 있었다.
거의 해외입양.....
더구나 국내 입양일 경운 무척 까다롭게 진행되었다.
부모의 경제력이나...인성...학력수준도 보았다.
한번 버림의 아픔을 겪은 아이인데 두번은 안된다는 신념이 강했다.

엄마품이 어떤 것이라는 걸 제대로 느껴보지 못한 아기들은
처음보는 내게 내내 시선을 맞추며 안겨오길 원했다.
말도 못하고...이제겨우 생후 몇일정도의 어린 아기들....
눈빛으로 모든걸 말하려는 그런 아기들....

순간순간 도는 눈물을 참기가 어려웠다.
아침에 제일먼저 하는일이 아기들 우유나 이유식....먹이는
일이었다.
이유식이라고 할 수 없는 미음들....
집에서 엄마가 정성을 다해 맛나게 끓여주는 ....그런 이유식을
이애들중 몇이나 맛을 알까...?
기저귀 와 옷빠는 일이 좀 힘에 버거웠다.
경제적인 이유로 거의 천기저귀를 쓰고 있었다.
이불도 매번 빨아야 하고....
청소며 거의 몸으로 떼우는 일이 많았지만...
간간히 아기들을 재우거나 봐주는 시간이 돌아오면....
그게 제일 즐거웠다.

열이나서 보채는 아기들을 볼때면 정말 가슴이 아팠다.
밤새 옆에서 간호를 해주고 싶은데....습관을 들이면
안된다고 했다.
여기 애들은 .....의지가 약한 아이들로 키울수 없다며...
계속되는 애정이 아니면...냉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그냥 두는게 났다는 거였다.

아기들의 예쁘고 맑은 눈망울이 마음에 걸렸다.
그 예쁜 눈에 정에 대한 빛이 담겨 있음을 보면....
가슴이 뭉클했다.
어른들의 무분별한 성 때문에 준비가 안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들.....화가 났다.
저녁이면 그날 그날에 대해 토론을 하는데...
너무 열변을 토하는 내게 모두들....애도 안낳아 봤으면서..
너무 엄마들의 마음을 잘 아는것 아니냐고 했다.
사실 난 엄마와 늘 둘만 살았지만....울 엄마가 살갑게
대해주는 엄마는 아니지만....정이 그립다거나 하는 느낌은
모르고 살았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엄만 내게 정성을 다한것 같았다.
바쁜 가게일에도 시간이 나면 시키는 음식이 아닌 집에서
만든 음식을 먹게 해주었고...속옷도 늘 이틀정도 지나면
갈아 입혀 주었다.
동네에서 또래들보다 비교적 예쁘게 자란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병원방문도 정기적으로 꼭꼭 해주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난 엄마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것 같았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동아리 모임의 모두가 느끼는 점이다.
형제가 있는 친구들도 평상시엔 엄마의 관심을 독점을 못하지만
몸이 아플때는 다들 엄마의 관심을 한몸에 받을수 있잖았나....
하지만..여기 애들은 아프면 모두 또르르 같이 전염이 되어
아파서...자원봉사들 손만으로는 힘이 들었다.
각방마다 6~7명 정도의 아기들과 엄마라고 칭하는 자원봉사들이
있지만...한명 다루기도 힘든데....많이들 힘들고...아기들이
아플땐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주말만이라도 자원봉사자들이 많이들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처럼 이렇게 한때 잠깐 왔다가 가는 사람들에게 아이들이
맘을 주었다가 떠나고 난 뒤에 휴유증이 크다고 했다.
그래서 어쩜 임의적으로라도 우리같은 임시들에게 아이들과의
접촉을 많이 못하게 한다고 했다.
우린 한번이라도 더 많이 안아주고 싶은데....
그게 오히려 아이들에게 상처가 된다고 하니....
그나마 엄마랑 같이 있는 아이들은 좀 나았다.
언제가 헤어지게 될 테지만....
오랜 시간 아이들과 같이 보낸 엄마들 가운데는 ....
힘들지만 자기가 키워보겠다는 어려운 결심을 하는 엄마도
종종 있다고 했다.
정말 그런 엄마들에겐 박수라도 쳐주고 싶다.
거의 그런 엄마들은 20을 넘어섰고....취업을 해서 아이들을
그나마 키울수 있게된 엄마들이었다.
10대의...엄마들은 거의 생각도 못하고 있고....
10대의 미혼모가 생각보다 참 많았다.
몸관리를 잘 못해서...정상적으러 태어나지 못한 아이들도 있었다.

가슴이 아픈일이다....

현민이도 종강후 2박3일로 동아리 엠티를 떠났다.
다빈이 일 이후로 서연인 모임에 뜨문뜨문 나가다가 이젠
완전히 빠져 버렸다.

간간히 핸폰으로 현민이게서 문자가 왔다.
바빠서 답장은 밤에나 할 수 있었다.
노동일이 많아...몸이 좀 힘이들었다.
집에 있으면 아침을 거의 걸르는 편인데...
여기선 꼬박꼬박 챙겨 먹었다.
그래야 하루를 날 수가 있었기에....밤에 잠도 잘왔다.

모처럼 뜻깊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거에 묘한 자부심이나
만족감도 컸다.
일주일 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아이들과 헤어질 땐 너무 가슴이 아팠다.
기념 사진을 찍었는데....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 하나하나 얼굴들이 생각이 났다.

시간을 내서 주말이나 휴일에 한번씩 .....들러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