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맛 소다수는 입안을 상큼하게 해주었다.
2시를 조금 넘어선 시간 탓일까...?
밖은 아주 뜨거워 보였다.
지나다니는 사람들 얼굴위로 주름이 많이들 잡혀 있었다.
"뭐해...?사람 앞에 두고...."
현민이 목소리가 날 쳤다.
커필 반쯤마신 현민이 날 물끄러미 보고있었다.
나만 긴장하고 있는건가...?
왜이리 어색한걸까..?
매번 만나는 얼굴이고 같은 사람인데.....
오늘은 왠지....이상했다.
"마시고 나가자....계속 여기 있고 싶어하는것 같긴하지만..."
"...어디 갈려구...?"
"가면서 생각하려구....영화를 보던가...아님 차 타고 드라이브를
하던가....암튼 여기서 빨리 나가고 싶어...."
"........?"
"날 보지 않고 딴짓 하는 네 시선 .....기분 나빠....둘만 있을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알았어..?"
정말......
어쩜 저런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연애 경험이 많아서 인가....?
내 얼굴색이 붉게 변했는지.....현민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남은 내 컵의 소다수를 현민이 마저 마시고 계산서를 들고 일어섰다.
차에서 페파민트의 향이 났다.
시동을 걸면서 에어콘을 틀자 향이 더 강해졌다.
꽃속에 파묻혀 가는 기분이 들었다.
"향에 민감하다면서...?민트향은 강한건데...."
"시원하잖아....내가 반응하는 향이 아닌건 괜찮아...."
"반응하는 향...?그런게 따로 있어...?"
"그럼....근데...별로 많지 않아서...."
궁굼증이 일었다.
"어떤 향인데....?"
"......독한 향들이지 ......예을 들면 opium 정도....?향이
진하고 오래 가잖아....종일 따라 다니던데....?"
".....사실 그향 울 엄마거야...그날 병 보다가 예뻐서 들고
나온거야...."
"그럴것 같았어....넌 모르겠지만....예전 또래스에 내가 첨 들어온날
내 머리에서 나는 도브향....그때 부터 내 시선이 네게 머물렀던것
같아.....가끔 도브 비누나 샴풀 볼때면 네 생각이 나곤 했어..."
현민이의 말은 날 붕뜨게 했다.
가슴속에서 방울종이 계속 작게 흔들리고 있는것 같은 기분.....
그런것에 별 신경없이 사는 난데.....도브향은 엄마가 좋아하는
거라 집엔 비누며 샴푸.바디숍...모두 도브였다.
오피엄 향수처럼 도브향도 내 맘속에....깊게 자리 잡았다.
시내를 벗어나 교외로 빠졌다.
내가 생각에 잠긴 사이였다.
포천 쪽인것 같았다.
"어디 가는 거야...?"
"허브공원 이라고 알아....? 전에 누나 따라 와봤는데...아주
잘해 놓았더라구...."
"허브 공원....? 책에서 본적 있는데.....이름이 뭐야..."
"허브 아일랜드....아직 개발이 다 된건 아닌데....그래도
꽤 많이 알려 졌나봐....많이들 오던데....거기서 주는
민트 커피가 괜찮아...쌉쌀한 맛과 달콤함...기대해도 돼.."
집에도 허브 화초가 여러개 있었다.
제라늄,레몬밤,타임....예쁜 도자기 화분에 엄마가 정성껏
잘 가꾸고 있다.
봄에 제라늄에서 꽃이 피었는데....
엄마에게 좋은 선물을 하나 가져다 줘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