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서연이에게 전화가 왔다.
낮에 그렇게 헤어지고 혼자서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했는지
내게 질문이 많았다.
내가 현민이와 사귀기로 했다고 하자 서연인 달가와 하지 않았다.
희빈이가 신경이 쓰인다고 했다.
자기가 보기엔 현민이 너무 희빈일 가볍게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며
희빈이가 분명 내게 해꼬지를 할 것이라고 했다.
서연이 걱정은 나도 못느끼는건 아니지만......
자기 감정에 충실하면....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연인 잘됐으면 좋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자기처럼 ....않좋은 일은 생기지 말았으면 한다는 말도...
괜히 맘이 착잡해졌다.
오후에 다희와 해연이.그리고 윤아까지 모처럼 뭉쳤다.
방학을 며칠 앞두고 있어서 인지 계획들이 많았다.
해연이 강원도 쪽에 있는 자기네 콘도로 여행을 하자고 했다.
윤아와 다흰 오케이 했고.....난 동아리 활동이 있었다.
알바하느라고 별로 참여를 많이 못해 종강을 하면 바로 일주일
정도 애덕원에 들어갈 참이였다.
내 사정에 모두 야유을 보냈지만...
여행계획을 좀 미루기로 했다.
현민이와 내가 사귀기로 했다고 하자 다희와 해연인 그러냐는
얼굴이지만 윤안 놀란듯 했다.
소다수에 레몬을 띄워서 마시고 있었다.
학교근처 카페'블랙로즈'였다.
"뭘 그렇게 놀라....?둘이 만나는 것 알고 있으면서..."
다희의 말에 윤안 잠시 말없이 날 봤다.
윤아의 놀라는 얼굴.....난 알수 있었다.
윤안 현민이와 희빈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까...
둘과 같은 고교출신 아닌가...
내 시선에 윤아가 말했다.
"장희빈이라고 알고는 있지...?또래스 부회장이였던애.."
확인차 묻는 말이였다.
다희의 눈이 동그래졌다.
"현민이 사귀자고 한거야....?"
"....응...어제.."
"....희빈이에 대해선 뭐라고 말한거야...?"
"가족애 같은 감정이라던데....?오래된 친구라서 다른애들에게
대하는 것처럼은 할수가 없데.....내게도 양해를 구했어..."
"양해..?무슨...?"
해연이였다.
"희빈이가 자기에게 어떤 감정이라는것 ......자기도 알지만
쉽게 떨쳐버리기엔 시간이 너무 많이 됐다는거지....지금부터
라도 자기가 감정정리 할테니까...그때까지만 좀 거슬려도
자길 믿어 달라고 말했어...."
내말에 윤안 좀 어렵다는 얼굴이였다.
다희와 해연이도 ....개운치 않은 얼굴이구...
나도 맘이 무거웠다.
카페에서 나오며 윤아가 다시 말했다.
"웬지 네가 맘고생 할것 같아 ....걱정이 된다..."
"좀 지나친 기우아냐..?"
다희의 말에 윤안 고갤 절래절래 저었다.
"예전 고교때...현민이에게 섣불리 다가갔다가 희빈이로 인해서
맘에 상처 받았던 애들이 한둘이 아니였거든.....현민인 이상하게
희빈이에게 약했고....내 친구도 여럿당한 일이라...사실 걱정이
무지 많이 돼..."
윤아의 말에 가슴이 따끔했다.
현민이가 희빈이에게 약하다는말.....
무슨 뜻일까...?
"야 얼굴펴....그때 잠깐 보니까...그 장희빈인가 뭔가 하는애..
하는짓이 꼭 유치원 아이 같던데....떼쓰는것 외엔 뭘 하겠어..?
이 언니들이 지켜줄테니까.....걱정마..."
내 어깰 툭툭치는 다희였다.
해연이도 고갤 끄떡였다.
"걔가 이름값을 한다고 해도 끄떡없어...나랑 다희가 누구냐..?
만만치 않을걸..?"
윤아가 그런 둘을 보고 웃었다.
이름도 그 유명한 장희빈 이라니...?
숙종의 총애를 한몸에 받으려고 살인도 마다않던 악녀가 아닌가..?
우습다 정말...
요즘도 티브이 에서 한창 나오고 있는데...
그럼 .....내가 인현왕후인가...?
아니지...희빈이 먼저니까....
또다른 궁녀...?
생각의 비약이 길어질수록....웬지 자학이 되는것 같았다.
종강후에 승준이 일하는 재즈빠에 한번 가자고 해연이 말했다.
진석이 얘길 들은 다흰 입을 삐죽이긴 했지만....
아직 맘에 있는것 같았다.
저녁에 현민이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낮에 하마아저씨네서 만나기로 했다.
희빈이에 대해서 물어볼까...?
현민인 그 문제에 대해선 자기에게 맡겨달라고 했지만....
괜한 문제로 트러블이 생기는건 아닐까....?
별의별 생각들이 다 들었다.
마치 불면증에 걸린 사람마냥....
눈을 감고 있는데도...잠은 안오고 머리만 더 생생했다.
신경이 피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