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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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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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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BY 카모마일 2003-03-25

"어디야..?밖인것 같은데...."
승준이 물었다.
"집앞이야....웬일이야..?"
현민이 차에서 받으라고 손짓했다.
차도 옆이라 소음이 심했다.
하지만 차로 들어가기가 좀 뭐했다.
승준이라는걸 알리고 싶지 않은 맘이 컷기에...

"밖엔 무슨일로..?심부름...?"
"아냐...친구랑 같이 있어..."
"종일 같이 있을거야..?나지금 진석이랑 같이 있는데...다희랑
연락되면 같이 나와..."
"오늘은 좀 곤란해....담에 만나.."
"....그래...모처럼 쉬는 날인데....좀 아쉽네....어머님께
못 전해들었어...?아침 일찍 내가 전화했는데..."
"...깜빡했나봐....담에 내가 전화할께..."
"그래....뭣하면 나 알바하는데로 찾아와...다희 데리고.."
"..진석이 여친있다며....? 다흰 왜 자꾸 찾아..?"
"헤어졌거든....다희 만난후로 진석이가 맘이 변한거지...."
"바람이였어...? 강진석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여친이라고 하기도 그런 관계였어...두세번 만난건데 뭘..."

얘기가 길어질것 같아 다음에 보자는말을 뒤로 전화를 끊었다.

시내로 향하며 현민이 지나가는 투로 물었다.

"승준이랑 통화 자주하네..?"
"그냥....가끔 ..."
"승준이가 요즘 낯가림을 심하게 하던데....널 맘에 두고
있는것 같다..."
"낯가림을 심하게 하다니...?"
"여자애들 하고 선을 분명히 긋는다구....전에 없이..."
"예전과 달리 여자애들이 많이 붙어서 그러는것 아냐..?"
"아닌것 같아....가끔 나한테도 지나가는 투로 묻기도해...너하고
아직도 만나냐구..."

좀 의외였다.
승준이가 날 맘에 두고 있다니...
해연이가 맘에 든다고 했는데....
다시 한번 만나게 해달라고 요즘 난리였다.
승준이도 그때 나이트에서 보니까 해연이에게 관심을 보이던데....
그게아니었나...?

선유도 공원에 차를 주차했다.
차와 자전거등 바퀴달린 것은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인지
걸어다니기 편한 공원이였다.
구름다리도 예쁘게 만들어 놓고....
최근에 지어져서 인지.....조경도 깔끔하게 잘 만들어져 있었다.

캔커피를 뽑아 벤취로 가서 앉았다.
가족끼리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에게 자연학습장으로 보여줘도 괜찮을 장소였다.

"아직도....나에 대한 생각 여전한거야....?"
현민이 물었다.
"갑자기 무슨...?"
"이런 어정쩡한 관계...솔직히 내키지않아....체질에 맞지도 않구.."
".....무슨....? 우리 이렇게 만나는것....?"
"응...친구라고 하기엔...좀 억지스럽지 않냐..?너에 대한 내 생각은
전에 말한 그대로야.....난 친구보단 가깝게 네게 다가가고 싶어.."

무슨 결심이라도 하고 온야....현민인 진지했다.
나도 나오기 전에 현민이 하고의 관계를 결정해야 겠다고 생각은
했지만.....말이 쉽게 나오지 않고 있었는데....
현민이 말처럼 더이상의 이런 어중간한 상태....나도 힘들었다.

"혹시....승준이랑 날 저울질 하고 있는건 아니지...?"
"그렇진 않아....승준인 친구야....그외의 맘은 없어..."
"정말이야...? 승준인 안그런것 같던데...?"
"거기까진 내가 뭐라고 할말은 아닌것 같아...."

말을 돌리려는 내 태도 달갑지 않은지 현민이 얼굴이 조금 구겨졌다.
신경이 쓰이는 얼굴이였다.

쌍동이 인듯한 여자애 둘이 우리앞을 지나갔다.
둘다 아주 예쁘게 생겼다.
시선이 오래 머물만큼...

"이젠 어느 쪽으로라도 결론을 지어야 할 것 같은데....내가
다시 프로포즈 해줄까...?너 말하기 쉽게..?"
조금은 가벼운 투로 돌아온 현민이였다.
기막히진 않았지만.....당황스러운 기분이였다.

"우리 ....사겨볼까...?친구말고...애인으로...."
좀 겸연쩍게 말하는 현민이였다.

"너 주위의 쭉빵이들은 어쩌구....?난 별로 재미있지도 미인도
아니라며...?"
괜히 토를 달고 싶었다.

"내가 그리 헤퍼보여...?생각보다 난 쿨한데....아무에게나
감정 질질 흘리고 다니는 그런녀석은 아냐....정말 그점이
걱정 되서 물어보는거야..?"
눈을 흘겨 날 째리는 현민일 보며 난 멋적었다.

"네가 지조을 지키는 이상....내 쪽에서의 배신은 없을거야...
이제 대답은...?"
"....그래 좋아....내가 좀 손해 보는것 같긴 하지만...오케이하지.."
"손해보는것 같긴 하지만....?...약간 걸리는 어투이긴 한데....그냥
넘어가주지....넓은 아량으로..."

마음 한구석이 후련했다.
꽉막혔던 ....굵직한게 뻥하고 터진 듯한 기분이였다.
애인된 기념으로 뽀뽀라도 해야 되는것 아니냐는 현민이에게
전자파 을 쏘아 주었다.

현민이도 날 만날때 마다...늘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에...감정
조절이 힘들었다고 했다.
늘 조급해 하다가 돌아오는 만남에.....정말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내가 자꾸 거릴 두려고 하면서도.....자기에게 썩 맘이 없는 것
같진 않고....한발 내딛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애먹이는 내게....자기가 코가 꿰인것 같다고도 했다.
내가 느꼈던 마음상태와 비슷한 현민이 고백에 쉽게 웃음이
나오지 않는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