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54

[제20회]


BY 카모마일 2003-03-04

식어버린 커피처럼 마음이 썼다.
그냥 쉽게 사귀자는 말을 받아들여도 될텐데...
사귀다가 실증이 나면 바이바이 하면 되는건데..
그게 요즘의 우리들 아닌가...?
현민일 관심있어 하고 맘에 담아두고 있으면서..
왜 선듯 끄덕이지 않았을까..?
지금이라도...그냥 사귀자고 할까...?
왠지 가슴이 아렸다.

"시간을 두자는 네말....좀 맘에 걸리긴 한데...네가 그렇게
하자면 할수 없지....먼저 사귀자고 한 건 나니까....이게
줄당기기 일 라운드야...?"
"........?"
"선수들이 잘쓰는 고전적인 방법이잖아...밀고 당기기....넌
자꾸 화나게 해서 미안한데....이것도 소설덕이야....?"
정말....이젠 화가 아니라 기가막혔다.
괜찮은 로맨스 소설을 몇권 골라 한번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었다.
수준있는 책이 얼마나 많은데...
눈 흘기는 내 시선을 피하며 현민이 웃었다.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이였다.
우려 했던 일이 생기지 않아서 열까...?
아까 같은 부담감은 없었다.

계산을 하고 나서며 현민이 말했다.

"알바 그만두면....만나기가 지금보단 쉬울거 같은데...한번
생각해봐..."
"낮엔 나 만나고 밤에 너 좋아하는 나이트 가서 예쁜애들..
부킹해서 놀면 되잖아...."
"너 말을 왜 그렇게 얄밉게 하냐...?그러다가 내가 다른 애랑
눈맞아서 걔랑 사귀게 되면....그래도 괜찮아..?"
"....우린 아직은 친구잖아....축하해줄께..."
'야..너....요즘 야구방망이 유행하는것 알지...? 이경실 처럼
되고 잡냐...?"
"ㅎㅎㅎㅎㅎㅎ"

약올라하는 현민일 두고 미펠로 향했다.
저녁에 폰 때리라는 현민이에게 손을 들어 바이바이를 했다.

박하사탕을 입에 문 듯한 기분....
가슴에 쏴아하는 파도을 껴안은 기분이였다.

알바를 끝내고 엄마에게로 향했다.
서연이와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근 보름만이였다.
웬일로 연락을 해온건지...

고교 3년 내내 붙어다녔는데...
눈에서 멀어지면 맘에서도 멀어진다더니...
왠지 서연이와 사이에 거리가 생긴것 같아....맘이 ...아렸다.

현민이에게 폰을 때리려다 관뒀다.
별다른 할 얘기도 없는데....어색하게 전화 하기가 내키지 않았다.
친구랑도 그냥 쓸데없이 전화해서 겉도는 얘기만 하고 끊는건
싫었다.
다희가 내게 전화좀 하라고 늘 난리였다.
해연이가 그런 다희에게 요즘 많이 섭섭해 하고 있었다.
다희가 자기보다 내게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였다.
그 기분을 아는 난 조심스러웠다.
내게 다가서려는 다흴 내치기도...그렇다고 우리에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해연일 모른척 하기도 .....쉽지 않은 요즘이다.
중간에 어중하게 낀 윤아도 ......윤아가 그나마 눈치가 있어
해연일 섭하지 않게 붙어다녔다.
해연인 윤아 탓에 예민하게 반응하던 걸 잠시 느슨하게 풀기도했다.
다흰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고 있지만 언젠가 한번은 터질것
같은 화약고 였다.

가게엔 서연이가 먼저 와 있었다.
갈색으로 머릴 염색한 서연인 좀 말라 보였다.
통통한게 귀엽게 보이는게 서연이 매력이였는데....
웬지 많이 여성스럽게 변한 모습이였다.
엄마에게 좀 늦을 거라고 말하곤 서연이와 나왔다.

근처 호프집으로 갔다.
술이 고프다는 서연이였다.

맥주를 시키고 과일 안주를 주문했다.
무슨 고민이 있는지 얼굴이 않좋아 보였다.
금방 이라도 눈물을 쏟을것만 같았다.
무슨일이기에....이런 약한 모습을 보이는건지....
걱정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