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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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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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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BY 카모마일 2003-02-27

스파게티 전문점 하마아저씨네에 현민이 먼저 나와 있었다.
나도 제시간에 거의 맞춰서 나오는 편인데 현민인 항상 약속시간
보다 몇분쯤 일찍나오는지....늘 먼저 나와 있었다.
어제 다희따라 미용실 가서 머릴 조금 잘랐다.
매번 머릴 묶고 다니는 날 보고 다희가 머리스타일에 변화좀
주라고 해서 연하게 와인색으로 코팅하고 어깨선까지 잘랐다.

들어서는 날 보며 현민이 손을 들어보였다.
투명한 물에 살짝 떠있는 레몬조각....
마셔보지 않아도 입안에 상큼함이 스며드는 기분이였다.

"머리가 바뀌었네.....알바가 힘든가 보구나..좀 여윈것도 같구.."
안본사이에 뭐가 그리 변했을까....?
겨우 열하루 인데....

해물스파게티을 주문했다.
"스파게티 좋아하나봐....?"
"...그런편이지....피자나 햄버거도 좋아하니까...."
"....그런데도 살 안찌는것 보면 용하다..."
"밤마다 운동하러 다니잖아....넌 어떻게 지냈어...?"
"..그냥 ..뭐...학교,알바...집...다람쥐 처럼 ..."
"알바는 언제까지 할꺼야...?이제 거의 두달이 다 되어 가지않아..?"
"응...사람들이 꾸준하지 않아서...그만한다는 말을 쉽게
못하겠어..."

정말 그랬다.
한달사이에 여러명이 자주 바뀌었다.
사장언닌 내가 그만둔다고 말할 까바 늘 내 앞에서 한숨을 쉬며
걱정을 했다.
맘에 드는 사람하고만 일하고 싶다고....
사실 구인광고 보고 많은 사람들이 오는데 사장 언니가 별로
생각이 없어 보였다.
마치 내가 코가 꿰인것 같았다.

"서연이도 자주 못본다며...?"
"응....걔도 많이 바쁘니까...."
"나이튼 요즘 안가...?"
"안가....시간이 없잖아..."
눈을 흘기는 날 보며 현민이 웃었다.

매콤하게 주문한 해물스파케티는 생각보다 맛이 있었다.
해물이 많이 들어가서 이기도 하고,,,,

"참 ,전에 승준이 만났어..."
생각난듯 내가 말했다.
"승준이,,,,? 어디서....?"
"찾아왔더라....서연이에게 들었나봐...승준인 알바 그만두웠데."
".....승준이하고 전화통화 자주해....?"
"...아냐...내가 준 번호 잊어버려서 온거래...근처에 왔다가..."

괜히 눈치볼게 없는데...
왜 얘길 둘러대는지...
알수 없는 내 행동탓에....가슴이 답답해왔다.

"알바는 언제쯤 그만둘건데....?"
"그얘긴왜...? 내가 알바 그만둬야 하는 이유라도 있어...?"
"..낮에 만났다가 금방 헤어지는거 나 별루거든..."
"뭐...?"

내가 너무 놀라워 하자 현민이 피식 웃었다.
알수 없는 말들.....

"내가 너한테 관심 있는건 알지..?"

오늘 현민인 좀 이상했다.
왜 ...평소완 다른 행동을 하는건지...
내가 당황스러워 하는게 재미있는건지....

"정말 ...궁굼해서 물어보는건데....너 나 어떻게 생각하냐..?"
접시를 한쪽으로 치우며 현민이 물었다.
뭘 알고 싶어하는건지...

"뭘 어떻게 생각해.....?우리 친구잖아...그냥 궁굼하면 만나는..
그런거 아냐...?"
얘길 돌리려고 내가 딴청을 했다.

"너 말야....내가 너 한테 왜 이러는지 궁굼하지 않아...?"
"생각해 보지 않았어 모르겠는데..."
".....너 좀 이상해..."
"네가 더 이상하다...뭐야 기껏 사람 불러놓고...이상한 말이나
하고....요점을 말해 알아듣기 쉽게..."

답답해하는 날 보며 현민이 좀 생각에 빠진듯한 얼굴이였다.

한참을 그러고 있더니 현민이 말했다.

"나도 내 감정 잘 몰라서 그러는데.....너 알바 그만두고...내가
만나자고 할때마다....나와..."
".....무슨소리야 그게...."
"....넌 안그런거 같은데....사실 너 그렇게 매력있는 것도 아니고..
같이 있음 말도 별로 않해서 재미도 없는데....."
"......."
"난 ...네가 자주 보고 싶고...궁굼해....그렇다고 네가 좋은건
아니고....아 진짜 오늘...내가 왜 이러는건지...."
"....스파게티가 상했나 보지..."
"뭐.....?"

웃음이 일었다.
난 웃고 현민인 기막혀 하고....

내게 관심이 있다는 말을 왜 저런식으로 하는지....
논리적인 서현민이 횡설수설하는게 왠지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론...이해가 안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