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이였다.
다음시간이 공강이라 다희와 학교근처에 나와 있었다.
3시에 한 타임이 더 있어 멀리 가지도 못해서 어중간했다.
해연이와 윤안 그사이에 쇼핑을 한다며 둘이 사라졌다.
학교앞 카페테리아 에서 레몬차를 시켜놓고 앉아있었다.
진동으로 된 내 핸폰이 울렸다.
패션지를 보고 있었는데...
발신번호가 첨보는 번호였다.
"네 세련인데요...?"
다희가 고갤 들어 날봤다.
"나야...서현민....어디야...?"
뜻밖이였다.
한동안 연락이 없어 .....다신 전화안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근 열흘..?
당황스러운 기분이였다.
"여보세요...? 한세련 듣고 있어...?"
"아..응...."
"..어디야..?밖이야..?"
"응..학교앞...웬일이야....?"
"웬일은 무슨....지금 잠깐 볼수 있어..?그 근천데..."
"...지금..?무슨 할말이라도 있는거야...?"
"친구랑 같이 있나보구나....그럼 저녁때 미펠로 갈까...?"
"....너무 늦잖아...?"
"너 나 만나기 싫어...? 열흘동안 전화한번 없더니...결국
이런거였냐..?"
가슴이 덜컹 거렸다.
그런 뜻이 아닌데...
말주변 없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다희가 큰눈을 굴리며 궁굼해 했다.
심장박동 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음이 느껴졌다.
"내가 전화 괜히 했나보다.....눈치도 없이..."
"아..아냐....그런거 아냐...."
"...그럼 너 내 전화 기다렸어..?"
"뭐..?"
"ㅎㅎ...오늘 만나기가 쉽지 않을것 같음....저번처럼
만나서 점심먹게 낮에 볼까...?"
"....그러는게 낫겠다...."
"그럼 내일 1시쯤....미펠 옆에 하마아저씨 혹시 알아..?"
"알아...스파게티 전문점...?"
"그래...거기서 보자..."
"알았어..."
생각지도 않았는데.....
갑자기 전화해서 만나자는 현민이가....쉽게 이해가 안되었지만
반가웠다.무척이나 많이...
"누구야....?친구...?"
다희가 물었다.
"현민이...."
"서현민..?너 걔랑 많이 친한가 보다...?"
다희가 놀란 얼굴을 했다.
그게 뭐 그리 놀랄일이라구....
"서현민 걔....같은 여자애 여러번 만나는 애가 아닌데...?"
"그게 무슨말야..?친구만나는게 어때서..?"
"남자여자 사이에 친구가 어떻게 존재하냐고 말했단 말야...
전에 내가 친구로라도 만나자고 했더니...자긴 애인이면'
애인이지 여자친군 필요없다나...그랬단 말야..."
자존심 상한다는 얼굴의 다희였다.
전에 내게 한 말과는 다른 말이네...
현민이의 속 뜻은 뭘까 그럼.....
애인은 성가시고 귀찮아서 싫다고 내겐 그렇게 말했으면서...
다희에겐 애인이 아닌 여자친구는 필요없다구...?
다희를 떨궈내려고 한 말이였을까...?
기분이 상한 다희는 갑자기 진한 에스프레소를 시켰다.
아직 점심전인데....
학교로 다시 향하면서 다희가 날 봤다.
"너...내가 정말 맘 비우고 하는 말이니까 오해 말고 들어..."
".....?"
"서현민 걔....바람둥이 같아....안다빈도 그렇지만...
전에 나이트에서 봤지...?그 네명 아주 유명한 애들이래...
내가 좀 알아봤는데...여자 킬러래....그중 그나마 서현민이
젤 낫다구는 하지만...암튼 너 조심해...."
다희의 말에 기분이 다운이 되었다.
다희가 쓸데없는 말을 하는 애가 아니라는게 더 맘에 걸렸다.
안다빈를 봐도 그렇고 전에 봤던 그 친구들도...여자애들이
모두 좋아할 타입들이였다.
현민이 자기 입으로 말하기도 했잖은가...?
나이트 자주간다고....
예쁜 애들 보러....하루저녁 즐겁게 노는게 좋다구...
부담없이...서로 편하게...
요즘의 우리들 얘기지...
뭐든지 쉽게쉽게....재미만 있으면 됐지...
책임같은건 필요없는 말....
가슴이 답답해져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