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다가도록 현민이 에게선 전화가 없었다.
전엔 아무리 늦어도 3일마다 전화가 있었는데....
역시...여기까지 인가 보다.
만날때 마다 아무일도 아닌 사소한 일로 말꼬릴 잡고
늘어지는 내게 질렸음이다.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모난 성격탓에...
매번 후회하면서도 왜 고치질 못하는지...
하루이틀은 그래도 전화오겠지 하는 마음이 들긴 했었다.
삼사일 지나니까 괜히 초조해지고
시간 날때마다 핸드폰이 혹시 잘못되어 있지 않나
점검하고....기다리다 지치는 날이 많았다.
이젠....어느 정도 체념에 가까와 지고 있다.
생활이 재미가 없어 졌다.
매일 하는 알바도 갑자기 지겨워지고...
학교생활도 .....시시하고...
모든게 ...재미도 없고...하기도 싫었다.
학교가 끝나면 집에 들어갔다가 알바하러 다시나오고...
오는 전화도 거의 받지 않고 지내고 있었다.
나사하나....아니 여러개 빠진 사람모양...비틀거리고 있었다.
현민이라는 존재가 내겐 여러모로 컷나보다.
저녁이였다.
토요일 오후라 좀 바빴다.
9시를 넘기자 빈자리가 거의 없어 들어오는 손님을 돌려보내고
있었다.
주방에서 손님이 주문한 정식을 들고 나오는데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혼자온 사람이였는데 날 보더니 손을 들어보였다.
빈자리가 없어 입구에 서있었다.
음식을 가져다 주고 그리로 갔다.
밝은 불빛이 비춘 그 얼굴은 승준이였다.
지금 알바 할 시간일 텐데....?
의아해 하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승준이 웃었다.
"그만뒀어...어제부로....."
"....그랬구나...?근데 여긴 웬일이야..?"
예비석으로 데려갔다.
"얼굴보러 왔지...?전에 네가 준 핸폰 번호 없어졌더라구...
현민이에게 물었더니 자식 가르쳐주지 않는거야...그래서
직접 왕래 했지...."
"......이근처에서 약속 있었던거야...?"
"아냐...너 보려고 일부러 끝나는 시간 맞춰서 나온거야..."
"..뭐하러 그래...근데...차라도 줄까..?보다시피 빈 자리가
없네..여기서 마셔야 겠다.."
"괜찮아....이따 끝나고 나가서 마시자....알콜로..."
바쁜시간이라 길게 얘기할 시간이 없어 양해를 구하고 다시
홀로 갔다.
같이 일하는 수연이가 승준일 궁굼해 했다.
요번에 새로 들어온 애였다.
전에 일하던 애가 너무 불성실해 사장 언니가 내보내고 다시
뽑았는데...수연이도 시간을 잘 지키지 않아 사장언니가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요즘 애들은 너무 생각들이 없이 지멋대로라고 사장언니가
늘 투덜거렸다.
꾸준히 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알바를 마치고 승준이와 근처 소주방으로 갔다.
'애플'이라고 하는덴데...
인테리어가 깨끗하고 모던한 분위기 였다.
여기도 빈자리가 없긴 매한가지였다.
우리가 마지막 자리였다.
승준인 여기에 아는 친구가 있는지 서비스로 마른안주가
많이 나왔다.
매실주를 시키고 마주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