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에 현민이 먼저 와 있었다.
점심으로 야채볶은밥을 주문했다.
머릴 잘랐는지..
얼굴이 좀 야위어보였다.
"알바 하느라 친구들 만나기도 쉽지 않겠다.....?"
".....너무 성급했던것 같다고 요즘 후회가 들어...."
".....전에 들었다던 동아린 무슨 동아리야...?"
"사랑의집이라고 미혼모들이 낳은 아이들 돌보는 곳이야...
인터넷에서 보고 알게 되었는데....생각보다 활동이 많아...
보람도 느끼고..."
"좋은일 하네....."
식사가 나와 대화가 잠깐 끊겼다.
싱겁지 않냐며 내게 소금을 건네주었다.
맛이 별루였다.
미펠이 훨씬 잘하는구만....
"넌 ....왜 나한테 전화한번 안하는거야....? 내가 기본 5번 하면
한번 정돈 해줘야 하는거 아냐...?해명좀 해봐..."
"....그건....뭐 특별히 할말도 없고.....뭣보다 넌 굉장히
바쁘다며...."
"내가 바쁜건 어떻게 알아....?"
"....다희가 늘 네얘기를 하거든....둘이 잘되나봐...?둘이 잘되면
내게 한턱 쏜다고 다희가 그랬는데...."
".....내가 주다희하고 잘된데....?이상하네...연락 끊긴지
꽤 되는데....?"
의외였다.
아까도 다흰 현민이에 대해서 얘길 했었는데...
매일 현민이 얘길 해서 난 둘이 사귀는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래서 현민이에게 전화가 와도 사실 ....
친구 남친에게 전화하기가 뭐해서 안한것도 있는데....
"....두어번 다빈이랑 만난것 말고는 없었는데....나랑 이름이
같은 동명이인 만나고 있는것 아냐...?"
자신이 말하고도 우스운지 흘기는 내 시선에 현민은 고갤
돌린체 웃었다.
다흰 그럼 왜 그랬을까...?
그때 미팅 이후로....
윤아를 비롯한 그 맴버가 친하게 지내게 되었다.
학교에서만 이지만...
내가 알바를 해서 모두와 어울리는 시간이 적긴 하지만
가끔씩 집으로도 전화를 주는 다희였다.
실없는 소릴 하는애로는 보이지 않았는데....
"승준이 알지.....?안승준....내가 너랑 연락이 된다고 하니까
한번 만나자고 하던데....알바는 일주일 내내 하는거야...?"
"....지금은 그렇지.....한달 지나면 좀 바꿔 볼까해.."
".....몇시부터지....?"
"...5~10까지..."
"....한번 만날까...?서연이도 함께..."
"그래....서연인 이미 동아리에서 봤다고 하던데...승준이
여전하지..."
"...응...우리 모임에서 승준이하고는 잘 어울렸잖아...갑자기
연락끊겨서 많이 황당해 했었는데.....승준이 좋아하겠다..."
안승준은 정말 부담이 없는 남자애였다.
톰소여 같은 외모에 농담도 잘하고...
같이 있음 배가 아플정도로 재미있는 애였다.
여자애들에게 외모탓에 인기는 없었지만...
모두들 승준이와 있는걸 좋아했다.
그앨 다시 보게 된다니....기쁜 마음이 들었다.
2시쯤 현민이와 헤어져 다시 학교로 들어갔다.
들어가면서 생각했다.
왠지 만날때나 전화를 할때나...
계속 중심에서 벗어난 얘기들만하고
겉도는 느낌....
왜 일까...?
편한느낌이 안드는 이유가 뭘까...?
만날 생각엔 마음이 설레고 기쁘지만...
만나고 나서 돌아서면 왠지....
가슴이 허하고.....쓸씁한지....
아마도 내가 기대하는게 많은가 보다.
남자여자 관계란 꼭 사귀는것 뿐이 없는것 처럼....
내가 현민일 사귀고 싶어하는데...
그 마음을 먼저 내 비치긴 싫고...
현민이 무슨 생각을 하고 내게 전화를 하는건지도 궁굼하고...
복잡한 심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