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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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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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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BY 카모마일 2003-02-06

일교시 강의후 다희와 해연이가 옆으로 왔다.
구찌의 무광택 핸드백을 내 책상위로 올리며 날 보고 싱긋 웃었다.

"너 그 서현민하고 잘 아는 사이라며...?"
".......?"
"너네 고딩때 독서동아리 같은것 같이 했다면서.....그러면서
어쩜 첨 보는 사람들 마냥.....나만 괜히 우스운 애 됐잖아....나
사실 어제 자존심 얼마나 상했는지알아.....정말 똥 밟은 기분
이였다구...알아...?"
새침해지는 얼굴로 날 곱게 흘기는 다희였다.
아침에 들은 윤아 얘기로는 카페에서 나와서 바로 파트너였던
남자애 차버리고 해연일 따라 안다빈과 함께 갔다고 하던데...
똥밟은 기분은 그 남자애가 느낀 기분이 아니였을까...?

"나 그 서현민인가 하는애 맘에 들거든.....폰 번호 알지...?
갈켜줘....다시 만나고 싶으니까..."
다희의 적극적인 면에 난 잠시 황당했다.
빨리 안가르켜주고 뭐하냐는 둘의 눈빛도 그렇고....
대놓고 맘에 든다며 핸드폰 번호를 묻는 둘의 태도에 난
할수없지 하는 심정으로 서현민의 번호를 불러줬다.
나중에 잘되며 내게 거하게 한턱 쏜다는 둘의 말에 난 실소했다.
둘이 사라지고 나자 옆에서 다 보고 있던 숙희가 기막힌 얼굴을했다.

"대단들 하다 정말....쟤들 여기 어떻게 들어온거야...?혹시
기부금 입학 아냐....?"
".....둘다 공분 잘했다구 들었는데......"
"노는것도 공부도 .....요즘엔 그런 애들 많잖아......."
과친구들의 얘기에 숙흰 입을 삐죽했다.

저녁에 엄마가 하는 십자수 가게에 잠시 들렀다.
알바하는 윤지언니만 있고 엄만 보이지 않았다.

"엄마 좀전에 자영이 이모 만난다고 나갔거든....전화하고 오지.."
"그냥 이근처 왔다가 들른거야...들어갈 시간도 됐고해서....."
"학굔 어때...?재밌니...?"
"....그렇지 뭐.....엄마랑 같이 들어갈려구 했더니....나 갈께.."
"그래...."

가게에서 나와 서연이에게 폰을 날렸다.
자영이모 만나면 또 새벽에나 들어올텐데....
아무도 없는 집에 들어가긴 싫었다.
저녁도 먹지 않아서 인지 .....시장기도 있었다.
벌써 9시를 넘어서고 있는데 .....서연이가 나와 줄지....

"야...전화하려면 좀 일찍하지.....나 화장 다지웠단 말야...
머리도 핸드타월 묶었던 자리가 찍혀있고.....나갈 분위기가
못된다는 말이지.....그냥 집에가....내일 놀아줄께..."
"....나 어제 미팅했다....."
"..벌써.....?킹카 만났어.....?"
"킹카는 킹칸데....내가 아는 애였어.."
"네가 아는애라면 나도 아는애 일텐데.....누군데...?"
"서현민....걔 성화대 경영학과래..."
"정말이야...?정말 서현민이 미팅에 나왔다 말야...?"
"응....."
"야...넌 그런일 있었으면 진작에 폰 때렸어야지.....그래서
어떻게 됐어....?"
".....그냥 폰 번호만 주고 받았지.....뭐..."
"에...?그게 다야...? 따로 만나자는 약속은 없었구...?"
"....응....그냥 그러구 말았어...그래서 너한테 연락안한거구..."
".....기분이 좀 그렇다....근데 정말 우연이다. 미팅에서 만난것두
우연인데....파트너 까지 되구...."
"....우연이긴 했지...야 전화 끊어야 겠다...이젠.."
"왜....?"
"버스왔거든....잘자구 내일 전화할께..."
"야 ...한세련 너 내가 이런짓 하지 말라구 했지...?"
"ㅋㅋㅋㅋ"

서연이 꼬셔서 미펠에서 알바를 하기로 했다.
자긴 학교도 멀고 별로 생각없다고 했는데 나혼자 하기 싫어서
우격다짐으로 끌여 들었다.
사장언닌 정말 반갑다며...원래 친구끼린 잘 안쓰는데 특별이라고
했다.
서연인 일주일에 3번만 나오기로 했다.
월요일과 수요일만....
5시부터 10시까지 하기로 했다.

"어머니가 너 알바하는것 아셔...?"
미펠에서 나서며 서연이 물었다.
".....알아도 뭐....어차피 엄마도 매일 늦는데뭐...."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
"네....세련이 전환데요...."
장난스레 말하는 날 보며 서연이 웃었다.
늘 이시간에 전화하는건 엄마였다.

"나 서현민인데....기억하고 있지...?"
정말 뜻밖이였다.
그때 미팅 이후 근 한달여가 지났는데....
"지금 밖이야...?"
".....응...."
"누구 같이있어...?아님 혼자야....?"
"....서연이 하고 있어...."
"다른약속은 ...? 약속있음 취소하고 나랑 좀 만나자...?"
'뭐..?'
기막혔다.
갑자기 전화해서 만나자는 것도 황당한데...
있는 약속 취소하고 자기랑 만나자니.....
기막혔다....정말 기가막혔다.
아무말 않고 있는 날 보며 서연이 궁굼해 했다.

"거기 어디야....내가 갈께.....전에 봤지...? 다빈이랑 같이있어..
같이 갈께 어디야...?"
".....너 좀 황당하다....뭐야 이게....?"
"....갑자기 전화한게...?아님...만나자고 한거...?"
"둘다 .....우리 잘 아는 사이도 아니잖아....?..매너라는 건
전혀 모르는 사람이야..?"
".....만나서 얘기하자...거기 어딘데...?"
"...신촌 미펠앞....아니....."
얼결에 장소를 말해버린 나였다.
"여기 홍대앞이니까....10분만 기다려...."
".....야.....서현민....."
내가 미처 부르기도 전에 전환 끈겼다.
정말 황당했다.
내 마지막 말을 들었는지 서연이 놀란 토끼눈을 하고 있었다.
내 기억속에 있는 서현민은 이런애가 아니였는데......
내가 서현민의 껍데기만 알고 있는 기분이였다.
하긴 그때 모임에서만 만났을 뿐이니까....
아마 서현민이라는 실체보다 내가 만들어낸 허상이 더 많았을
거구...내가 많이 미화시켜서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희가 연락한후....둘이 만난다는 얘길 들었는데....
그래서 둘이 사귀는줄로만 알고 있었다.
다희에게 아직까지 한턱을 받진 못했지만....

서현민이 만나러 온다는 말에 서연인 뭐냐며 황당해 했다.
화장이 너무 진하지 않냐며.....
상황이 우스웠다.
어찌 .....이런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