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끄고 차의 시동도 껐다.
"간단하게 저녁이나 먹자....일단 내려..."
어정쩡하게 앉아 있던 난...
아무말 못하고 서현민을 따라 내렸다.
한강변이 내려다 보이는 예쁜 카페테리아로 향했다.
4월 이여서 인지 강바람이 아직은 조금 찼다.
남방에 얇은 가디건만 걸치고 나왔는데...
바람이 서늘하게 느껴졌다.
벌써 시간은 7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시장기가 없는건 아니지만...
웬지 같이 저녁먹기는 좀 그런것 같았다.
라이브 음악을 하는 카페테리아 '오르페우스'는
고전 음악다방 같은 분위기도 있었다.
식사를 주문하고......잠시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정말 오랜만이지....수능때 보구.....좀 의외였어....네가
미팅을 다하구..."
".....너두 하는데 뭐.....나도 아까 너보구 좀 놀랐어...."
"...강서연도 같은 학교야....?"
"....아니...서연인 유성대 불문과야...."
"열심히 하더니.....잘됐네....."
시켰던 식사가 나왔다.
얇게 저민 연어 훈제구이가 모양 만큼이나 맛이있었다.
붉은 포도와인도 .....
"너네집 이사갔냐.....? 전화번호가 바뀌었던데....."
"...수능 끝나고 이사했어....."
"....크리스 마스날 모두 모이기로 했는데....연락이 안된다고
하더라구...다들 왔는데 빠진건 너하고 서연이 뿐이였거든..
우린 시험성적이 않좋아서 그런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재미있게 잘 보냈다구 하던데....다들 합격한거야..?"
".....못한친구들도 있지.....암튼 늦었지만 축하 하구....다시
만나서 좋구....이번에도 피하는 것 아니지..."
".....그렇지....뭐...."
핸드폰 번호를 주고 받고 그날은 그렇게 헤어졌다.
사실 폰 번호 주고 받으면서 설마 서현민이 전활할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냥 헤어지기 뭐하니까....예의상 물어본걸 수도 있다는
생각.....웬지...기분이 가라앉는 느낌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