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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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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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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BY 시켜만주이소 2003-03-01

이른 오후에 태훈의 양가 부모님이 병원에 도착을 하셨다
"어떻게 된일 입니까?"
"사돈~ 어서오세요 지금은 괜찮으니까 여기 앉으시지요."
문을 열고 들어오자 마자 혜영의 안부를 묻는 사돈에게 혜영의 엄마는 괜찮다며 진정을 시킨다
"깜짝 놀랬습니다.. 그렇치 않아도 애기가 얼굴빛이 안좋다며 돌아가고 나서도 이 양반이 걱정을 했었는데... 세상에~~~"
"네.. 걱정하셨지요? 지금은 괜찮답니다.. 그냥 안정만 취하면 된다네요"
"아니 얘야~ 괜찮니? 세상에~~ 니가 냄새가 이상하다고 할때 의심을 했어야 하는데.. 어쩜 그리 까막게 아무도 임신인줄 몰랐을까.."

괜찮다는 혜영의 엄마의 말에 일단 두 분이 안심을 하셨는지.. 그제서야 자리에 앉는다

"면목이 없습니다 사돈.. 그런줄도 모르고 늦게 까지 일을 시켰으니.."
태훈의 아버지가 혜영의 엄마에게 머리를 숙여 사죄를 한다
"아휴~ 이러시지 마세요.. 저희도 몰랐습니다"
사돈어른의 행동에 적잖게 당황을 하면서 혜영의 엄마가 같이 허리를 굽힌다

아기도 임산부도 다 이상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는
태훈의 아버지가 한마디 하신다

"얘야~~ 그냥 이 참에 회사를 그만 두는게 어떠니? 임신중엔 직장생활하는데 쉽지 않을텐데... 또 지금같은 일이 두번다시 안일어 난다는 보장도 없고.."

"그래야죠.. 저도 그렇게 말하려고 했던 참입니다."
혜영의 엄마가 사돈어른의 말을 이어받아 지당한 말이라며 동조를 한다


혜영의 뜻하지 않은 임신으로 회사는 그만 두게 되었다
계획대로라면 올 휴가를 보내고 그런 후에 내년쯤에나 임신을 할 계획이였는데.. 어른들의 말씀도 그렇고 또 임신을 하고 보니 잔꾀가 들기 시작했다

여름은 무섭게 다가왔다
올 한해 유독히도 더위는 기승을 부렸고
혜영은 임신을 해서인지 더하기 더하게 여름을 탔다

매달 나오는 전기료에 입을 다물지 못하면서도
혜영은 에어컨을 틀어놓고 살았고
다행이 입덧은 없어서 그나마 쉬운 임신 생활을 보낼수가 있었다

"오빠~ 아들이 좋아? 딸이 좋아?"
"넌?"
"내가 먼저 물었잖아"
"난 상관 없어.. 아들 딸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리 둘 닮아서 인물 하나는 훤할꺼야 "
"그렇겠지?"

임신 초기의 사건으로 인해
태훈은 혜영이 무사히 아길 낳기만을 진심으로 바랬다
본가쪽에서도 임신소식에 기뻐하셨고
아들이던 딸이던 건강하게만 낳아달라고 걱정을 덜어주셨다

임신을 한후로 혜영은 답답했다
친구들은 회사에 다니고 자신들 외모를 꾸미느라 정신 없는 때를 보내는데
혜영은 부른 배를 안고서 외출을 할때마다 땀을 한바가지씩 흘려야 했다
태훈은 진급이 되서 대리가 되고 부터는 늦은 퇴근에
툭~ 하면 출장을 가고
배속의 아기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너무나도 무료했다

물론 집에 들어오면 미안하다고 잘 챙겨주지만
저녁에 얼굴을 보고 출근하는 남편의 손길이 혜영은 항상 모자라고 또 모자랐다


배는 점점 불러오고 태동도 심해졌다
그렇게 해는 바뀌고 혜영의 출산은 코 앞으로 다가왔다

"나 오늘 부산 가면 형님한테 연락하려고"
"큰 오빠?"
"응~ 업무 끝내고 형님댁에 가서 하루 밤 자고 온다고 어제 통화했어"
"좋네.. 오빠네 얼굴도 보고.. 그럼 나도 끼니 걱정안해도 되고"
"근데.. 나 없는 동안 애기 나오는건 아니겠지?"
"아직은 아냐.. 걱정하지 말고.. 뭔일 있으면 엄마한테 연락할께.. 아직 일주일나 남았으니까.."
"그래..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하고.. "
"응~ 잘 다녀와.."
"아빠 갔다 올께.. 엄마 걱정하게 만들지 말고 편하게 있어라 아가야~"
태훈은 불러있는 혜영의 배에 얼굴을 가까이 데고 대화를 한다
혜영은 행복했다
항상 퇴근해서도 동화책 한권을 꼭 읽어주려 하고
태동이 느낄때마다 자신도 느낀다면 손을 올려서 아빠라고 인식시켜주는 태훈의 행동에 마냥 행복했다

태훈이 출근을 하고
혜영은 빌려온 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극장가서 보고 싶었던 영화가 많았는데
부른 배와 그리고 답답한 실내에 앉아서 보는 것이 불편했기에
신작으로 나오는 비디오는 잽싸게 대여를 해가지고 왔다

과자를 먹으면서 비디오를 보던 혜영은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일어나서 화장실로 가려 하는데..
갑자기 속옷이 흥건이 젖는것이 소변이 나와버렸다
"엄마야~~ 이게 왠일이냐.. 급하지도 않았는데 왜 소변이 나오지?"
혜영은 화장실로 들어가서 젖어버린 옷을 벗으려다가 옷에 느껴지는 미끈덩 거리는 느낌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젖은 옷을 입은 채로 엄마한테 전화를 건다
"엄마?"
"응 왜그래?"
"나 이상해.. 소변이 흘러서 옷 갈아 입으려고 했는데 소변이 아닌거 같아?"
"그럼 뭔데?"
"모르겠어.. 그냥 옷이 미끌 거리는게 이상해.. 냄새도 비리고?"
"얘~ 혹시 양수터진거 아니니?"
"양수?"
"너 짐 다 챙겼어?"
"응 예전에 챙겼는데..."
"엄마 언능 갈테니까 임서방 한테 전화하고 병원으로 갈 준비해라"
"왜? 큰 일나는 거야?"
"양수가 터진 모양이다.. 너때 엄마도 양수가 먼저 터졌는데.. 뭐 그런걸 닮니?"
"엄마도 그랬어?"
"응~ 배는 안아파?"
"응~ 전혀..."
"하여간 빨리 갈테니까 병원에 전화해라"
"알았어..."

혜영은 병원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얘기하니 양수가 터진거 같다고 한다
언능 감염이 되기 전에 오라는 얘길 듣고
태훈에게 핸드폰으로 전활 건다
"네~ 임태훈 입니다?"
"오빠~ 난데... 나 지금 병원에 가?"
"병원? 왜?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다면서?"
"그렇긴 한데.. 양수가 터진거 같애?"
"양수? 터지면 어떻게 되는건데?"
"나두 잘 모르는데.. 병원에서 빨리 오래.. 아기 낳아야 한데?"
"정말이야? 지금?"
"응~~"
"알았어.. 어머님 한테 전화는 했어?"
"응.. 엄마 온데"
"그래.. 조심해서 가고..오빠 지금 갈께"
"지금? 올수 있어?"
"야~ 일이 중요하냐 지금?"
"알았어.. 그럼 언능 와?"
"응.. 비행기 타고 갈테니까.. 그동안 잘 하고 있어"


엄마가 도착을 하고 혜영은 엄마가 타고온 택시로 다시 병원으로 이동을 한다
"진통은 없니?"
"없는데.. 아무렇치도 않아?"
"하여간.. 별나다.. 하긴 지 애미 애비 닮았으니 급하기도 하겠지.."

엄마와 혜영은 웃으면서 얘길 하고는 병원으로 움직인다

병원에 도착하자 혜영은 치마인 입원복으로 갈아 입고
링겔을 꼽는다
의사가 내진을 하고는 분만을 유도해야 한다고 얘길 한다
"그게 뭔데요?"
"네.. 양수는 파수가 됐는데.. 진통이 없어요.. 이럴경우 아기를 유도분만해서 출산을 이끌어 줘야 해요"
"네에.. "
링겔을 따라 흘러들어오는 물줄기 같은 곳에 간호사가 사이드로 무슨 주사를 투여한다
"당장은 아니지만.. 혈관으로 유도하는 거라 진통이 빨리 올껍니다"
"네.. 근데 물좀 먹으면 안될까요?"
"안돼요.. 지금부터 아무것도 드실수 없습니다"
"왜요?"
"만일을 대비해서 수술을 할지도 모르거든요"
"수술요?"
"네.. 진행되는거 봐서요"

엄마가 입원수속을 하고 아빠한테 연락을 하고서야 분만실로 들어오신다
"엄마.. 나 유도분만 중이래"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아프지 애기 날때.."
"그럼.. 그냥 애가 저절로 나오는줄 알았어?"

혜영은 아직까지 진통이 없는지 그럭저럭 엄마와 두런 두런 얘길 한다

한편 태훈은 혜영의 연락을 받고는 회사측에 얘길 하고 바로 김해 공항으로 가서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혀가 바싹 타는것이 생각지 않은 이른 출산에
태훈의 마음은 벌서 혜영이에게로 가 있었다

김포공항에 도착을 하고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이동을 한다
병원 입구에서 부터 태훈은 계단을 뛰어서 올라간다
분만실 입구에 다다르자
비명 소리가 들린다

"저 왔어요 어머니~~"
"오~ 자네 왔나?"
"혜영인요?"
"진통이 아까 부터 왔네.. 죽는다고 저 난리네"
"들어갈수 있나요?"
"의사가 좀전에 들어가서 나도 나왔네.."

태훈은 애 간장이 탄다
안절 부절 못하면서 언능 혜영이에게 가고 싶었다
의사가 분만실에서 나오자 태훈은 잽싸게 의사에게 다가간다
"환잔 어떻습니까?"
"환자요? 임산부는 환자가 아닙니다"
여유있는 의사의 대답이다
"아네~~ 들어가도 될까요?"
"네.. 옆에서 힘이 되주시구요.. 진행은 50%입니다"
"예~ 감사합니다"
의사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분만실도 들어간다

땀으로 번벅이 된 혜영은 죽는다고 난리다
"혜영아~ 오빠야.."
"오빠.. 너무 아파서 죽을꺼 같아.. 엉~~ 엉~~ 엉~~"
태훈은 울고 있는 혜영의 손을 잡아줄뿐 아무것도 해줄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