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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BY 시켜만주이소 2003-02-24

결혼식 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야외촬영을 마치고 신혼여행 장소를 정하고 남은 것은 옷가지를 청담동으로 옮겨놓는 것 뿐이였다

회사에 미리 양해를 구해
3일 당겨 휴가를 받아 놓았다
간만에 늦은 아침에 일어나 혜영은 서랍속에 있는 옷과 장롱속에 있는 옷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철지난 옷들과
계절별로 박스에 매직으로 크게 알아볼수 있게 써 놓고
맞는 옷을 하나 하나 정리해서 담기시작했다

시작한지 30분 가량이 지나자
옷에 붙어 있는 먼지와 세균때문인지
재채기가 나면서 콧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에취~~ 에취~~"
재채기를 할때 마다 콧물이 떨어지려고 한다
벌써 한웅쿰의 구겨진 휴기가 옆에 수북하다

"이씨~~ 알레르기가 있나?"
혜영은 연속해서 코를풀다 보니 귓속이 멍멍해 지기 시작했다

옷을 정리하고 테이프로 붙여서 밖에다 내 놓고
화장품도 작은 박스에 담아냈다
옷.. 화장품... 신발... 악세사리...
혜영의 방은 이내 텅~~ 비어지게 되었다

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려 한다
알수 없는 눈물....
결혼전 신부가 흘리는 눈물 치곤 눈물이 짜다


용달차를 불러서 혜영의 마지막 짐을 태워서 청담동으로 향한다
"엄마~ 내가 정리할테니까 엄마는 그냥 있어"
"엄마 안가도 되겠어?"
"응... 괜찮아... 내가 정리해야 나중에 찾기 쉽지"
"그럼 정리하고 맛싸지 받고 와.."
"그럴께.. 나 오늘 좀 늦겠어"
"그래.. 조심해서 다녀와"
"응 갔다 올께~"

용달차에 타고 있던 기사와 같이 출발을 한다


엄마는 혜영의 자취가 남아 있는 방으로 들어가 본다
텅~ 비어있는 화장대
옷장문을 열어보니... 먼지만 나뒹군다
이불이 고스란히 개어져 있는 침대에 걸터앉아 엄마는 손으로 문질러 본다
딸의 향기가 나는듯 하다
좀전까지 온기가 있던 방인데
왜이리 썰렁하게 느껴지는지.....

눈물이 떨어진다
비어있는 방이 .... 엄마는 이제서야 딸이 시집을 간다는것을 더욱더 실감해 본다
<혜영아~~ 잘 살아야되... 우리 혜영이...>
엄마는 한참을 침대에 엎드려서 울다가 청소기를 갖고 혜영의 방을 청소해 놓았다


청담동에서 옷을 정리하고 화장대에 필요한 화장품을 나열하고 좀전에 방에서 담아왔던 것을 다시 풀어서 정리를 한다
이제 얼추 모든것이 다 들어오고 구색이 맞춰 졌다
침대옆의 전등에 손을 데자
진주모양의 등에 불이 띵~ 소리를 내며 들어온다
한번 더 손을 데자 더 밝은 불이 들어온다
또 한번 손을 데자 형광등 처럼 환한 불빛이 켜 진다
한번 더 손을 데자 불빛은 사라졌다

은주가 선물한 전등...
은주답게 아주 예쁜걸 골라줬다는 생각을 한다

손목에 가리워진 시계를 찾아 흔들어 시계를 본다
벌써 5시가 다 되어 간다
언능 밖으로 나가 피부미용실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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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아침
혜영은 어제 저녁 은주와 선임과 같이 잠을 잤다
아침 일찍 식장에 가려면 서둘를께 많았다
은주와 선임은 같이 자고 싶다면서 어제 이른 저녁에 찾아왔다

"혜영아 부케 어떻했어?"
"응~~ ?乍【?가지고 오기로 했어?"
"빨리 가자... "
"알았어.. 화장실좀 갔다 가자"


부리나케 화장실을 다녀와서 엄마와 아빠에게 인사를 한다
"엄마 아빠~~ 이따 예식장에서 뵈요"
"그래~~ 이따가 이쁜 모습으로 만나자"
아빠는 혜영을 꼭 끌어 앉는다
눈물이 쏟아진다
울면 안되는데... 울지 않기로 ?는데...

은주와 선임이 뒤에서 같이 눈시울을 적신다

"울면 안돼.. 혜영아.. 결혼할 신부가 울면 못써~"
엄마는 아빠의 품에서 울고 있는 혜영을 떼어내면서 눈물을 닦아 준다

"엄마~~ 사랑해..."
"엄마도 우리딸 사랑해.. 이따가 만나자.. 어여 가야지"
"응~~~"

이들셋은 이내 대절한 택시를 타고 미용실로 향한다


부산하게 준비해서 나가는 딸을 아빠는 말없이 바라본다
"증말 우리딸 결혼하네 여보"
"참~~ 당신도..."



미용실에 가자 태훈이 먼저 와 있었다
"오빠 빨리 왔네?"
"응~ 너 데릴러 집에 전화했는데 출발했다고 해서 나두 이리로 왔지"
"오빠 밥 안먹었지?"
"응~~"
"애들 델고 요기라도 하고 와라... 나 먼저 해야하잖아"
"너는?"
"김밥이나 조금 싸와... 하면서 먹지 뭐.."
"그럴래?"
"애들 이따가 ?아 다니려면 밥 먹을 틈도 없을꺼야.. 오빠가 좀 챙겨줘"
"그래.. 그럼 우리 먼저 먹고올께"
"응~~"

태훈과 친구들이 나가자 혜영은 신부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3시간 후면 예쁜 신부의 모습으로 되어 있겠지
가슴이 두근 거리는것이 설렘반 기쁨반...
만감이 교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