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거의 다 다르자
태훈은 오래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건네며 혜영과 인사를 나눈다
"엄마 나 왔어..."
"그래... 잘 놀았니?"
"응...아빤?"
"아빠 친구분들이랑 낚시 가셨어.. 어제.. "
"낚시 갔어?"
"그래~~ 저녁은?"
"응~~~ 들어오기 전에 간단히 먹었어.."
"잘 놀았어?"
"응... "
"피부가 장난 아니네?"
"응..."
"혜영아?"
"응?"
"놀러가서 무슨일 있었어? 기분이 별루인거 같아?"
"아니야... 피곤해서 그래.. 나 그냥 잘깨.. 깨우지마.."
"그래.. 가서 언능자.. 그럼~~"
한보따리 되는 짐은 한구텡이에 던져놓고 침대에 몸을 눕힌다
<어떻게 해야할까?..... 그럼 ..... 난 뭐였단 거지?........>
알수 없는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미주라는 얼굴도 모르는 여자의 대타용의 사랑이였다는 생각이 들고
아직도 잊지 못하는
친구들 사이에선 현재까지도 들먹이며 나와야 할 정도의 여자의 존재...
과거는 과거일뿐 아무렇치도 않다고 느껴왔었는데
본인역시 여러명의 남자도 사귀어 보고
개중엔 깊게 사귄 사람도 있었고
혜영도 본인의 과거에 대해선 그리 떳떳한 상태가 아니라
지난 옜감정을 갖고 들먹인다는것이
탐탁지 않으면서도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사랑
이란 방정식으로 연결을 시켜보려고 한다
갑자기 침대에서 일어난 혜영은 은주한테 전화를 걸어 본다
"여보세요?"
"네....."
"어~~ 은주야 나야"
"그래.... 갔다 왔어?"
"응....."
"뭐하고 놀았어? 어땠어? 잼있었어? 별일 없었어?"
"은주야... 나중에 얘기 해줄께 ...."
"왜그래? 무슨일 있어?"
"응......."
"뭔데? 무슨일인데?"
시무룩한 혜영의 목소리에 은주는 다급하게 재촉을 하면서 질문은 던진다
휴가동안 있었던 일은 짧게 얘기해주고
태훈의 친구들과 만났던 얘기 그렇게 해서 미주라는 인물에 대한 얘기도 은주에게 털어놓았다
"은주야~~ 어떻게 해야되니? 나 정말 머리가 너무 복잡하다... 너라면 어떻게 하겠니?
"글쎄~~~~"
"가슴이 아파.... 가슴한켠이 묵직한게.... 그냥 ... 답답~~~ 해.."
"그래... 그 맘 이해한다...."
"은주야?"
"그래...."
"나... 태훈오빠 사랑해... 그래서 가슴이 아파..."
"알아... 네맘......"
어떤 해결도 해답도 들을수가 없었고 해줄수도 없었다
혜영의 고통을 해결해 줄수 없는 은주도 답답했고
누군가 해결해 줄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안.. 혜영도 슬프긴 마찬가지였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그렇다고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혜영은 그렇게 멀뚱하게 침대에 누워있다가 잠이 들고 말았다
"상훈아... 이거 듣고나면 연락좀 주라...되도록 빨리.."
태훈은 들어가는 길에 상훈한테 음성을 남기고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괜시리 얘기해준거 같다.. 좀더 좀더 있다가 얘기해도 됐을텐데...>
섣부르게 너무 이르게 미주에 대한 사실을 전해주게 되어서
태훈은 마음이 여간 불편 한게 아니였다
물론 숨길려고 한건 아니지만...
생각지 않게 얘기해주어야 하는 상황이였기에... 할수 없이 얘기해주긴 했지만...
너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알려주게 되어버린
이 시점이 안타까울 뿐이였다
어린 혜영이 감당하기엔 벅찬 자신의 문제가...
태훈은 ... 그래서 안타까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