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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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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BY 시켜만주이소 2002-12-22

똑같이 시작되는 한주의 시작
오늘은 수영장 가는것을 포기했다
임태훈이란 작자의 얼굴고 꼴보기 싫고
다시 만나서 구차한 변명을 듣고 싶지도 않고
또 그의 연락을 기다린 내 자신도 싫다

오랫만에 늦잠을 자본다
항상 목표를 정하고 최대한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혜영은 자신을 참 야물지게 행동했었다

누가 보는것도 아니지만
나름대로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고 그렇게 행동을 해 왔다

이른 아침에 버스를 타다 러시아워 시간에 탄 버스의 풍경은
정말 낑껴서 희생을 당해보지 않고는 말을 할수가 없다

오랜 정류장을 거쳐 가는것도 아니지만
어찌나 미어터지는지 정말 에어컨을 틀어놓은 버스안이지만
숨이 턱턱 막혀 온다

<아.. 난 언제 오너드라이브가 되어 보나>
<음악을 최대한으로 틀고 차 속에서 빵한조각 먹으면서 그렇게 출근하고 싶다>

버스에 내리고 보니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있다
"우와~~~ 세상에 어떻게 맨날 이러고 출근을 하냐 "
"담부턴 수영안가도 일찍 나와야쥐.."

사물실안은 월요일다운 모습이다
한주의 브리핑준비
또 주말동안 뭘 하다 왔는지 다덜 게슴츠레한 눈에
둔한 행동

여기저기 기지개를 켜느라 바쁘다

<조금만 참자 여름휴가가 날 기다린다>
혜영은 얼마남지 않은 휴가를 하루 이틀 따지면서 책상달력에 있는
휴가날짜를 세어본다

삐삐.. 삐삐.. 삐삐..
<아침부터 왠 호출?>
삐삐를 보니 은주가 날린 번호가 있다

뚜띠또 뽀삐뿌쁘..
신호음이 2번도 울리기 전에 건너편의 은주목소리가 들려온다
"안녕하세요 XXX건축사 사무실 최은주 입니다"
"야 나야"
"야!!! 너 주말에 뭐하는데 연락이 그리 안되냐?"
"그냥 먹고 자고 싸고 그랬어.."
"어디 상황 보고좀 해봐라"
"야야... 나 드뎌 이제 사랑의 결실을 맺으려고 한다"
"프프프프"
"잉? 어째 그 웃음 비웃는거 같다"
"알긴 아냐?"
"너 어디 이번에 100일을 넘나 보자"
"너 친구 맞냐?"
"친구니까 이런 소리 해주는거야 너 항상 만나는 사람 생기면 똑같은 그런말 했었잖아"
"이번엔 아냐 정말 아냐 아주 필이 팍팍 꽃히다 못해 박혔어.."
"어떤 놈팽인데?"
"어 너 말 짧다 놈팽이라니..."
"알았으니까 말해봐 들어줄 준비가 됐다 근데 간단 명료하게 해라 눈치 보이니까"
"야 집안도 좋고 둘째고 부모님이 모두 의사래 "
"거기에다가 호탕하고 매너좋고 나한테 완죤히 꽃혔어..."
"그럼 됐네 잘 사귀면 되겠네 니가 울 애덜 중에 면사포 젤먼저 쓸라나 보다"
"어제 말이지..."
"어제 뭐?"
"우리 키스도 했다..."
"뭐라고라고라..... 주둥이를 박았단 말이쥐 벌써?"
"빠르다 빨라 요즘것들은 정말 빨라"
"야~ 너 내기 비록 7살에 학교 들어갔지만 너하고 같은 레벨이란걸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알았어 하여간 디게 맘에 들었나 보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니가 첫 만남에 키스까정 하다니...."

" 야 자세한건 이따 퇴근해서 듣고 지금은 업무 준비해야겠다 고만 끊자 "

"알았어 그런 신사동에 뮤즈로 와 퇴근하고 바로 "
"그래 글루 갈께"


월요일 오전
버틸만 하다
그럭 저럭 시간을 보내면 금새 밥먹을 시간이 다가오고
밥먹고 나서 1시간 후가 문제다
시간은 절대 안가고
졸음은 밀려 오고
주말을 보내고 온 후유증에
다덜 사지가 뒤틀린다
혜영이라고 피해갈수 없는 사람중에 하나

혜영역시 오늘도 무사히를 외치며
초침 하나하나에 눈을 ?아 본다
5,4,3,2,1,땡.....
정각 6시
혜영은 부리나케 누가 보던 말던 (뭐 다른 사람들도 그렇치만) 책상정리 서랍 정리 옷을 입고 퇴근을 한다

"여러번 저 먼저 갑니다"
"어 혜영씨 잘가"
"그려 오늘도 정확하네"
"그럼여 칼 이잖아요 전..."

사무실을 빠져나와 엘레베이터 앞을 보니
5층을 막 지나친 6층으로 올라가고 있다
<젠장 타이밍 디게 안맞네>
할수 없이 계단으로 혜영이는 발걸음을 돌린다
투투두둑 소리를 내며
종종걸음으로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2층 휴지통 옆에 누군가가 보인다
발소리를 줄이고 천천히 내려가 보니
지승우와 같은 동기인 맏언니가 있다

"어제 자기 뭐했어?"
"왜 연락이 없어?"
"우리 부모님이 자기 언제 올꺼냐고 기다리시는데 뭐라고 계속 말씀 드려야 해?"
담배만 연신 뻐끔 거리는 지승우의 난감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좀만 기달려 "
"왜 그리 날 못잡아 먹어서 안달이야"
"이번년도 안에는 인사 드릴테니꺼 걱정마"

<헉~~~ 이번년도? 그럼 둘의 사이가 소문이 맞단 소리네 >
<아고 나쁜 자식 그러고 나한텐 뭐라고라....>

한층을 다시 올라간 혜영은 3층에서 엘레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


"혜영아 여기 여기~~~"
몸이 달았겠지 얘기하고파서 입이 근질거렸겠지 은주는 혜영이 보다 먼저 도착해서 벌써 담배를 2대다 피운 상태다

"선임이는?"
"게 오늘 써클 모임있데.."
"아 맞아 월요일에 모임이지.."
"야야... "
"야 나 숨안넘어 간다 천천히 얘기해라 네버엔딩 스토리를 들어줄테니"

첫만남에서 그날 하루 보낸 얘기 또 그들이 나눈 행동
시간별로 초별로 하나도 잊지도 않고 은주는 혜영이한테 줄줄히 상황 보고를 하는 중이다

"에휴 ... 유치 꽃다발들이구만..."
"어찌 그리 꽃혔누?"
"모르겠어 정말 한눈에 뿅~~ 갔다니까"
"ㅎㅎㅎㅎ ,ㅋㅋㅋㅋ"

"어쨋거나 이번엔 잘 해봐라 제발 100일만 넘겨 봐라 그럼 내게 믿어주마"
"아 이번엔 정말 아니라니까 난 게 한테 완젼히 쫑 낼꺼야"
"알았어 믿어주마 믿어줄께"
정말 은주는 그 남자한테 첫눈에 반한 모양이다
한남자와 오래 사귀지 못하고 실증은 내는 타입인데
이번만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저렇게 흥분하고 좋아 죽겠다는 표현은 그간 하지 않았던 애 인데

월요일이라 그런지 항상 북적거리고 손님이 만원이였던
우리의 아지트 뮤즈는 오늘 널널하다

여름분위기를 내려고 하는지
벽에 붙은 특별 음료의 광고가 요란하게 붙어있다


<임태훈 이 작자 뭐하는 놈일까? 내 오늘 수영장을 안갔으면 연락이 올줄 알았는데 연락도 없고....>

혜영은 시작도 하지 않은 상대 남한테
자신을 이렇게 초조하고 기다리게 하는 행동에 화를 풀수가 없다
먼저 연락하자니 그 알짱한 자존심이 허락을 안하고
그렇다고 급한 성격에 마냥 기다리자니 환장할 노릇이고

"은주야~"
"뭐 하나만 묻자"
" 응 뭔데?"
"누군가 나한테 호감을 갖곤 있는데 연락 한번만 하고 딱 끊어버리면 그런 뭔 행동이냐?"
"음.......글쎄?"
"너 누구 사귀는 사람 있었냐?"
"아냐 그런거.."
"나 한테 호감이 있다고 의살 전했는데 만나자고 하곤 급한 일이 있었다면서 늦게 연락을 했거든 근데 미안하다면서 연락 달라고 했는데 내가 연락을 안했쥐 한번은 더 올줄 알았는데 연락이 없네"

"푸하하하하 값들 한다 값들 해"
"그냥 걸어"
"뭘 그리 답답하게 기다리냐"
"나 같으면 그냥 걸겠다"
"또 모르잖아 자기가 약속을 하자고 했는데 늦게 연락하고 기다리겠다고 다시 연락을 했는데 상대방이 연락이 없고"
"그 사람이나 너나 둘다 똑같다 서로 존심 대결하는거 같다"
"그런거야?"
"뻔 하지 뭐..."

"내가 먼저 연락을 할까?"
"그 사람 미안해서 연락 못하고 내가 먼저 연락해주는거 기다리고 있을수도 있겠지?"
"야 그러지 말고 여기서 해봐"
"여기서?"

< 해? 말어?>
내심 마음속으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갈팡질팡 머리 회전이 1초에 백만번씩 돌아가는듯 하다
"야 괜찮아 연락하고 만나자고 해"
"오늘 저녁이나 쏘라 그래"
"내가 어떤 상대인지 점도 봐주고 또 평론까지 해주마..."
"그럴까 그럼?"
카페 테이블에 있는 전화를 들어
012-000-0000
호출을 해 본다
테이블 번호를 누구고 연락이 얼마나 빨리 올까 은주와 혜영은 기라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