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안은 화려한 싸이키 조명과 옆사람의 말소리도 고성을 질러야만 들릴까 한 음악에 쌓여있다
혜영은 그렇게 임태훈이라고 이름을 밝힌 남자의 뒷모습을 주시하며
계단으로 올라가는 그 남자의 뒷모습을 계속해서 주시하고 있다
뭘 보냐?
언제 왔는지 선임이가 혜영의 등을 내리치면서 물어본다
어?
어~~...
별거 아냐
누구 아는 사람인듯 해서...
좀전의 별일 아닌 일을 혜영은 그냥 아무말 하고 싶지 않은듯 얼머부리고 만다
선임은 혜영이에게 말을 한다
오늘 남탕이라고 하더니 뭐 남탕도 아니네
괜시 손님 없으니까 돈쓰라고 부른거 아냐?
돼지엄마 어딨어
혼좀 내야지 안되겠어
선임은 투덜거리면서 테이블 위에 빨간 등을 올리며 웨이터를 찾는다
돼지엄마라고 명찰을 단 웨이터가 저 멀리 뛰어오더니
선임씨 왜그래?
뭐 필요한거 있어?
오빠 뭐야?
오늘 남탕이라더니 괜히 온거 같네
오빠 영... 써비스가 꽝이야
돼지엄마는 선임의 옆에 다가앉더니
술한잔을 따라준다
에이~~~ 왜그래?
좀만 기둘려봐 피크는 12시 부터잖아
내 오늘 확실히 붙여줄께
혜영은 그들의 대화를 그냥 바라보고만 있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혜영과 선임 은주는 이제 슬슬 취기가 올라오기 시작한다
시끄럽던 음악소리도 이젠 익숙하게 들리고
언제 마셨는지 모르는 빈 양주 한병이 테이블 위에 덩그런히 올려있고
새로나온 양주는 벌써 3/2가 없어진 상태다
나 먼저 갈란다
혜영이 집에 가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은주가 묻는다
너 오늘 이상하다
먼저 주선한 사람은 넌데
오늘 와서 계속 시무룩하고 뭔생각하고 있고?
뭐야 도대체?
무슨일 있는거야?
그리고 이제 막 12시 넘었는데 벌써 간다구?
선임도 이에 질세가 끼어들면서 말을 받아친다
야야!!!!
오늘 뭐 안풀린거 있냐?
계속해서 분위기만 잡고 너??문에 놀고 싶어도 놀지 못하겠다
너 눈치 보여서 어디 놀겄냐?
선임은 일찌감치 눈치를 챘는지
혜영의 행동에 불만가득 한소리를 내뱉는다
그런건 아니구 ....
니네들 기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하다
오늘 올때까진 이러지 않았는데 이상하네....
정말 미안해 나 먼저 일어나야 겠다
계산은 내가 먼저 할테니까
팁만 챙겨주라
일어서는 혜영에게 은주가 같이 따라일어난다
정말 갈꺼야?
우리 둘만 놀라구?
갈꺼면 같이 일어나자....
선임은 더 있고싶은 눈치인지 은주의 말에 동의를 하지 않는다
아냐 아냐
나 먼저 일어날께
괜히 나때문에 너희들까지 망치지 말고 그냥 더 놀다 와
그리고 미안하다 오늘 괜히 오자고 해서...
혜영은 돼지엄마한테 맡겨놓은 겉옷과 핸드백을 찾아
그렇게 먼저 나이트를 빠져나온다
금요일 밤이여서 그런지
12시가 넘은 대로엔 아직도 차가 많아 보인다
무리를 지어다니는 남자들..
쌍쌍이 몰려있는 커플들..
바쁜 발걸음을 재촉하며 걸어가는 키가 작은 중년의 신사...
혜영은 택시를 바로 타지 않고 십여미터 거리를 혼자 걸어가고 있다
이른 더위에 오밤중인데도 더위는 기승을 부린다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혜영은 더운기운에 입김을 훅훅~~ 불어본다
술기운이 이제서야 번지기 시작하나 보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두근거리면서 첫사랑의 상댈 만났듯이 몽둥이질 친다
뭐지?
갑자기 내 기분을 이렇게 가라앉은 이 이유가 뭘까?
혜영도 내심 자신의 알지 못하는 기분을 이해할수 없다는 듯이
머리가 지끈 거린다
임...
태...
훈...
그 남자의 삐삐가 적힌 메모를 주머니에서 찾아낸다
012-000-0000
문득 이사람은 아직 나이트에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지금 연락하면 나올까?
아냐 아냐
음악소리에 소리도 듣지 못할꺼야
그렇게 매정하게 관심없듯이 행동해놓고
건데준지 몇시간도 안되서 연락을 하면
난 뭐야....
혜영은 그렇게 다시 그 메모지를 핸드백속에 넣고
택시를 잡을려고 손을 흔든다